2024년 4월 27일(토)

세이브더칠드런, 파키스탄서 추방된 아프간 난민 아동에 10만달러 지원

세이브더칠드런이 파키스탄에서 추방된 아프가니스탄 난민 아동과 그 가족을 위해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 규모의 지원을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 10월부터 자국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불법체류자 추방정책을 펼치면서 미등록 외국인을 내쫓고 있다. 이에 지금까지 28만6000여명의 아프간인이 파키스탄에서 추방돼 귀국한 것으로 집계된다. 이 중 80%는 여성과 아동이며, 아동 4명 가운데 1명은 5세 미만으로 추정된다.

파키스탄에서 추방돼 아프간으로 돌아온 아동과 그 가족들. /세이브더칠드런
파키스탄에서 추방돼 아프간으로 돌아온 아동과 그 가족들. /세이브더칠드런

고국으로 돌아온 아프간인 대부분은 식료품이나 지낼 곳을 구하지 못해 아프간 토르캄 국경 인근의 난민 캠프에 머물고 있다. 문제는 난민 캠프에 화장실 등 기본적인 위생 시설이 없어 난민캠프 밖 야외에서 배변 활동을 하다 보니 설사병이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난민들이 트럭에서 먼지 폭풍을 맞으며 귀환한 탓에 아프간인들 사이에서 급성 호흡기 질환이 퍼지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한 달 간 국경 인근에서 보건 시설을 운영했는데, 이곳에서 진료를 받은 아동 중 급성 호흡기 질환을 앓는 아동은 3000명에 달했다. 설사 증상으로 인한 진료 건수도 1200건이었다. 추운 겨울 날씨도 여기에 보태 아프간 아동과 가족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에서 근무하는 의사 파히마씨는 “아동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고 대부분 복통을 겪고 있다”며 “깨끗한 물과 화장실이 부족해 손도 제대로 씻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아이들에게는 따뜻한 옷을, 여성들에게는 생리대와 속옷을 긴급하게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샤드 말릭 세이브더칠드런 아프간 사무소장은 “대규모 유입으로 인한 잠재적 보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종합적이고 지속가능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특히 겨울이 다가오면서 즉각적인 인도적 지원의 시급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프간에 돌아온 가족들 대부분이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암울한 현실에 직면해있지만, 현재 아프간 정부는 갑작스러운 인구 유입에 대응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프간 국경에 이동식보건팀을 파견해 보건, 영양, 심리·사회적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야외 배변을 줄이고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화장실 10곳과 식수대 20곳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가족들의 귀환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아이들이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도록 아동친화공간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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