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4일(토)

“음악적 열정에 놀라… 한계 아닌 가능성 봤다”

전북대 사회복지학과 김미옥 교수

전북대 사회복지학과 김미옥 교수
전북대 사회복지학과 김미옥 교수

“사진을 가져오게 했어요. ‘오케스트라’와 ‘음악’에 대해서 말이죠. 한 친구는 아름다운 풍경을 찍어 왔는데 ‘왜 이걸 찍었느냐’고 물었더니 ‘이런 느낌을 주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지난해 4월부터 약 1년간 ‘하트하트오케스트라 효과성 평가 연구’를 주도했던 김미옥(48·사진) 전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말이다. 김 교수는 한국장애인복지학회의 발달장애 분과위원장으로 이 분야를 꾸준히 연구해왔고, 장애인 복지관에서 5년여 동안 근무하면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접한 경험도 많았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좀 더 특별한 경험이었다. 김 교수는 “반성한 것도, 깨달은 것도 많았다”고 했다. ‘포토보이스’를 진행하며 얻은 교훈이다. 미국에서 개발된 포토보이스는 사진을 이용해 마음을 들여다보는 연구 기법인데, 주로 언어 표현이 서툰 아동이나 장애인을 위해 사용한다. 국내 발달장애인에게 활용한 케이스는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우려도 많았다고 한다. “도전이라고 생각했어요. 자신을 닫는 데 익숙한 친구들이잖아요.” 하지만 우려는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단원들은 자신을 드러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적극적인 단원들 덕분에 1회로 예정돼 있었던 인터뷰가 세 번이나 진행됐다.

포토보이스 인터뷰에서 선물 사진을 선택한 단원은 “관객들의 박수와 칭찬이 큰 선물 같다”고 했다.
포토보이스 인터뷰에서 선물 사진을 선택한 단원은 “관객들의 박수와 칭찬이 큰 선물 같다”고 했다.

“바위를 찍어온 아이는 자신이 ‘목석 같다’며 안타까워했어요. 한 친구는 울고 있는 얼굴을 가져왔는데 자기 속마음이래요. 겉으론 울지 못하지만, 마음은 울고 있다는 거죠. 이태석 신부님 사진을 가지고 온 친구는 신부님처럼 남을 행복하게 만드는 음악을 하고 싶다더라고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발달장애인 청년들이 그렇게 자신을 드러낸다는 것에서 한 번 놀랐고, 그들의 음악적 열정과 고민의 깊이에 또 한 번 놀랐죠.”

한편 김 교수는 “이번 연구가 의미를 더하기 위해선 후속 연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패 사례를 집중 분석해 문턱을 낮추고, 이들이 전문 연주자로 성장하기 위한 생태계 조성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음악을 전공한 발달장애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하기 위해선 어떤 사회적 지지가 필요한지 분석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 주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

제261호 2024.3.19.

저출생은 '우리 아이가 행복하지 않다'는 마지막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