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토)

캐릭터 그리기·풍선 장식… 제 취미가 이 아이들에게 행복이 됐네요

롯데홈쇼핑 나눔릴레이

“더바이 남께호?(이름이 뭐예요?)”

최성준(30·롯데홈쇼핑 경영기획팀)씨의 말에 구릿빛 피부의 소녀가 수줍은 듯 “메로남 무미까(제 이름은 무미까예요)”라고 답했다. 최씨가 하얀 티셔츠 위에 소녀의 이름을 쓰고 기린 한 마리를 그려 넣자, 이를 함께 지켜보던 소녀들이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최성준씨는 “대학 시절 방학마다 장애인 아동기관에서 봉사활동을 했는데, 재밌는 그림이나 캐릭터를 그려 주면 아이들이 참 좋아하더라”며 “산속에 사는 친구들이라 자연친화적인 동물 그림을 준비했다”고 했다. 미술을 전공한 송진섭(33·그래픽아트팀)씨는 캐리커처를, 평소 글씨에 자신 있었던 배현정(27·식품주방팀)씨는 ‘캘리그래피(글을 아름답고 개성 있게 표현하는 손글씨 기술)’ 솜씨가 새겨진 티셔츠를 선물했다. 네팔의 동쪽 산간마을 푸룸부의 ‘쓰리머얌’ 학교 건물 앞에 모여앉은 10명의 직원 모두, 길게 줄지어 선 100여명의 아이를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이 학교의 사파나(14)양은 “산행을 위해 지나가는 외국인은 종종 봤는데, 직접 학교까지 찾아와 주신 분들은 처음”이라며 “낯선 이방인이지만, 언니·오빠처럼 살갑게 대해줘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쓰리머얌 학교 학생들이 특별한 등굣길을 맞았다. 롯데홈쇼핑 직원 20명이 산속 깊은 곳까지 찾아와 이들과의 즐거운 하루를 마련해 놓은 것. 학생들은 수업 대신 ‘페이스 페인팅’ ‘즉석사진 찍기’ ‘풍선 장식 만들기”미니 운동회’ 등 조별 활동을 진행했다. 마지막엔 다 함께 모여 흰 셔츠에 이름을 써서 선물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롯데홈쇼핑 직원 20명이 네팔 푸룸부 산간 지역에 위치한 쓰리머얌 학교를 방문해 100여명의 학생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했다.
지난달 30일, 롯데홈쇼핑 직원 20명이 네팔 푸룸부 산간 지역에 위치한 쓰리머얌 학교를 방문해 100여명의 학생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했다.

이날 행사는 롯데홈쇼핑의 ‘나눔릴레이’ 활동의 일환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9월부터 매달 한 곳의 NGO 단체를 선정, 기부 모금 방송을 진행하여 수익금을 전달하고, 이를 임직원 자원봉사로도 연결하고 있다. 임삼진 롯데홈쇼핑 CSR동반성장위원장은 “가장 홈쇼핑스러운 나눔을 고민하다 기부 방송과 자원봉사를 통해 고객과 임직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나눔릴레이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미 지난해 11월 말, 4번째 나눔릴레이 단체인 엄홍길휴먼재단에 학교 짓기 후원금 1억원을 전달했으며, 이날 네팔 산악지대에 새로 지어질 학교를 직접 찾아 해외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번 활동에 동참했던 서용운 롯데홈쇼핑 상무(EC부문)는 “네팔에 사는 아이를 8년째 정기 후원하고 있는데, 회사 차원에서 이런 기회까지 갖게 됐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라고 했다. 쓰리머얌 학교의 초등부 담임교사를 맡고 있는 보따라이(51)씨는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산골 마을에 이렇게 많은 분이 찾아주셔서 많이 놀랐다”며 “학생들 마음속에 오랫동안 간직될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라고 했다.

롯데홈쇼핑 나눔릴레이는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한다. 사내 인트라넷에 직원들이 돕고 싶은 NGO 단체를 자유롭게 추천하면, CSR팀에서 이를 한데 모으고, 전 직원 투표(온·오프라인, 모바일)를 진행한다. 작년 하반기에 함께했던 월드비전, 유니세프, 해비타트 등은 모두 그렇게 선정된 것. 봉사 내용 역시 참여하는 임직원들의 논의에 의해 만들어진다. 이번 네팔 봉사에 참여했던 황수진(27·롯데홈쇼핑 EC패션잡화팀)씨는 “취미 생활로 풍선 장식을 했었는데, 이번에 재료를 준비해와 아이들에게 직접 만들어줬다”며 “걱정을 많이 했는데, 아이들이 생각보다 너무 반겨주고 좋아해 줘서 즐거운 마음으로 활동할 수 있었다”고 했다. 각각의 봉사활동 후에는 사내 인트라넷, 블로그, SNS 등을 통해 활동 내용을 공유하고 격려하기도 한다.

이동규 롯데홈쇼핑 대외협력 부문 홍보·CSR 팀장은 “나눔릴레이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많은 직원의 호응으로 안정적인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다음 릴레이 기관과 일시, 봉사활동의 종류를 문의하는 직원도 점점 늘고 있다”고 했다. 이 팀장은 이어 “한번 인연을 맺은 NGO 단체와는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향후에도 우리와 성격이 맞는 프로젝트가 생긴다면 계속 공유하고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상반기에 ‘한국SOS어린이마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한사회복지회’ ‘홀트아동복지회’ 동물보호 시민단체 ‘카라’ 등 5개 단체와 나눔릴레이를 이어갈 예정이다.

푸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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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호 2024.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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