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8일(수)

봉사로 제2인생 열기, 해외엔 입문파티·수양 조부모가 있다

선진국 베이비부머의 자원봉사

단카이세대(전쟁 직후 1947~1949년생)라 불리는 일본 베이비부머 숫자는 약 800만명. 베이비부머의 은퇴를 우리보다 먼저 맞이한 일본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들의 자원봉사 참여율을 높이고 있다. 도쿄의 무사시노시 마을에선 매년 지역 축제가 열린다. 일명 ‘아버지 돌아오셨어요’ 파티. 이 파티는 일본의 비영리단체들이 마련한 은퇴한 시니어를 위한 자원봉사 입문 파티다. 은퇴 전후 베이비부머와 지역 내 단체가 자연스레 교류할 수 있도록 한다. 2000년 일본 시민사회협의회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 파티를 계기로, 각 비영리단체에서 활동하게 된 시니어들이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다. 자원봉사를 기반으로 베이비부머 학교를 운영하는 대학도 있다. 일본의 수기나미 지역대학은 자원봉사로 자연스럽게 기술을 습득, 향후 일자리로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강좌를 운영한다. 실제로 지적 장애인 외출 지원 가이드, 치매 고령자 가족 지원 요원, 복지 차량 운전자, 고령자 경청 봉사자 등이 이곳에서 양성되고 있다.

미국 '2014 Make a difference day' 자원봉사 활동 /한국자원봉사문화 제공
미국 ‘2014 Make a difference day’ 자원봉사 활동 /한국자원봉사문화 제공

미국에는 55세 이상 은퇴자로 구성된 ‘시니어 봉사단’ 회원 수가 50만명을 넘어섰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1946~1964년생) 태어난 미국의 베이비부머는 약 7600만명. 미국 전체 인구의 28%에 달한다. 이들은 시니어 봉사단을 통해 자신의 기술·재능·경험 등을 지역에 골고루 나누는 데 적극적이다. ‘수양 할아버지·할머니 프로그램’이 미국 시니어 봉사단의 대표적인 활동이다. 은퇴자가 일주일에 40시간씩 도움이 절실한 아이들의 수양 할아버지·할머니가 돼서 글을 읽고 쓰는 법을 가르치고, 정서적 멘토로 함께하는 것이다. 일상생활이 불편한 성인과 일대일 매칭하는 ‘시니어 친구들 프로그램’도 유명하다. 은퇴자는 장애 혹은 질병으로 거동이 불편한 성인들을 병원에 데려다 주거나, 쇼핑, 간단한 집안일을 대신해주면서 그들의 친구로서 시간을 함께 보낸다. 미국 65세 이상 시니어의 자원봉사 참여율은 23.8%로, 한국(5.3%)의 4배에 달한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과 베이비부머의 역량을 면밀히 파악하고 매칭해, 봉사자와 수혜자 모두의 만족도를 높인 덕분이다. 대기업 임원 출신 은퇴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하는 ‘은퇴경영인 봉사단(SCORE)’도 활발하다. 이들은 창업 후 도약을 꾀하는 중소기업 경영자들에게 조언을 해준다. 일대일 무료지도, 온라인 워크숍을 열어 600곳 이상의 중소기업을 컨설팅하고 수백 개의 비즈니스 툴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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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호 2024.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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