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5일(수)

사진 찍다 보니 자살할 생각 사라지고 악몽도 없어져”

시각매체 활용한 MIE 교육

“고등학교 입학 때부터 성적 스트레스로 ‘죽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어요. 육교 위에 혼자 올라가기도 했고요. 그 마음을 사진에 담아봤습니다.”

정민우(가명·16)군이 화면 속 사진을 가리키며 말했다. 다리 난간 위에 파란색 운동화 한 켤레가 놓여 있는 사진이었다. “높은 곳에서 아래를 바라보는 듯한 시각적 효과를 활용했다”면서 한창 자신의 사진을 설명하던 정군이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 “정말 신기하게도 이 사진을 찍은 이후 ‘죽고 싶다’는 생각이 사라졌어요.”

MIE 캠프 2기 유시온 作'마음'.
MIE 캠프 2기 유시온 作’마음’.

지난 6일 오후 1시 경기도 파주에 있는 교하도서관에서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재능 발견 프로젝트 MIE 캠프(이하 MIE 캠프)’ 2기 작품 발표회가 열렸다. ‘MIE(Multimedia In Education)’는 사진·영상 등 멀티미디어를 활용해 자신의 내면을 발견하고 표현하는 프로그램이다. 1991년 듀크대 다큐멘터리연구소와 미국 교육학자 웬디 이월드(Wendy Ewald)가 만든’PIE(사진 활용 교육)’에 영상을 가미한 청소년 대상 시각매체 활용교육이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 한국사진활용교육협회(PIE)가 운영하는 학교 밖 토요일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으로 올해 처음 시도됐다. 지난 4월부터 15주 과정으로 진행된 MIE 캠프에 참여한 학생은 160명. 이들은 ‘내가 몰랐던 직업’을 찾아 일주일간 다큐멘터리를 찍고, ‘나를 가장 괴롭힌 악몽’을 사진으로 표현하는 등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정신적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작품 발표회에 참석한 정경열 협회 이사는 “MIE 캠프의 목적은 촬영을 잘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사진·영상으로 내면세계를 표현해 왕따·성적 스트레스 등 청소년기 다양한 문제를 극복하게 하는 것”이라면서 “한국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자라는지, 제대로 된 시각매체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정유진 기자

정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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