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일)

유럽인권재판소, 유럽 32국 대상 ‘기후소송’ 최종 심리 진행

유럽인권재판소(ECHR)가 포르투갈 지역 출신 청소년 6명이 지난 2020년 9월 유럽 32개국 정부를 상대로 한 기후소송의 최종 심리를 진행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6명의 청소년이 제기한 기후소송에 대한 유럽인권재판소(ECHR)의 심리가 오는 27일(현지 시각)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2017년 포르투갈 레이히아주에서 이상기후로 발생한 산불로 120명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제기됐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과 영국·스위스·노르웨이·러시아·터키 정부를 변호하기 위한 80명 이상의 변호사가 법정에 설 예정이다.

포르투갈 청소년 6명이 32개 유럽 정부를 상대로 기후 소송을 제기했다. /글랜

이번 소송은 영국의 비영리조직 글랜(GLAN·Global Legal Action Network)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글랜은 11~24세 포르투갈 청소년들이 국가가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소송 과정 전반을 도왔다.

소송을 제기한 청소년들은 기후 변화가 청소년의 생명을 위협하고,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살아갈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소송인 중 한 명인 안드레 올리베이라(Andre Oliveira)는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 온실가스를 줄여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도 아래로 억제하기 위한 전 지구적 합의안인 파리 협정(Paris Climate Agreement)이 체결됐음에도 현재 속도 대로라면 달성하기 어렵다”며 “이번 소송은 정부가 약속한 대로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강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번 소송 사건에 대한 판결은 내년 상반기에 나올 예정이다. 항의가 받아들여질 경우 32개 유럽 정부는 기후 변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계획을 현재보다 더욱 빠르게 줄일 수 있도록 법원의 명령을 받게 된다.

한편 이번 기후 소송과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정부를 상대로 한 기후 소송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미 법원은 몬태나 주가 석탄 채굴, 천연가스 추출과 화석 연료 프로젝트를 승인해 청년의 건강권 등 권리를 침해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관련기사 “미국 청소년들은 어떻게 기후소송에서 승소했을까?”> 또 ECHR 대재판소에 계류 중인 기후 소송 건수는 이번 사건을 포함해 총 3건이다.

황원규 기자 wonq@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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