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5일(일)

“아프면 병원 가는 것처럼 부모 마음도 치료받아야”

부산 부모교육센터 ‘공감과성장’

부산 동래구 온천동 한 주택가 골목. 빼곡히 들어선 다세대주택 사이로 널찍한 마당이 눈에 들어왔다. 미끄럼틀과 시소가 있는 놀이터, 나무와 연못으로 둘러싸인 잔디마당 옆 빨간 지붕. 그곳 카페에는 삼삼오오 엄마들이 모여앉아 있었다. 카페와 연결된 4층짜리 공간 곳곳에는 영화관·상담실·놀이실 등이 있었다. 언뜻 보면 평범한 동네 카페 같은 이곳은 부모 교육, 아동 상담 및 프로그램 등을 전담하는 부모 교육 전문기업 ‘공감과성장’. 이 공간을 만든 양아영(36) 센터장과 김경미(41) 실장은 모두 부산종합사회복지관과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사회복지사들이다.

부산의 ‘공감과성장’ 외관.
부산의 ‘공감과성장’ 외관.

“현장에서 마음이 아픈 아이들을 만나보면, 그 뒤에는 결국 마음이 더 아픈 부모들이 있었어요. 아이 100명 만나는 것보다, 부모 한두 명이 변화하는 게 가족과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훨씬 크더라고요. 그런데 현장의 부모교육은 대부분 ‘진학’이나 ‘양육 스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더라고요. 부모 마음을 위로해주고 부모와 가족의 성장을 돕는 교육을 제대로 해보고 싶었어요. 뜻에 공감하는 분들을 만나 무작정 시작하게 됐습니다.”(양아영 센터장)

‘아프면 동네 병원을 찾듯, 가족이 어려움을 겪을 때, 쉽게 찾는 공간을 만들면 어떨까.’ 머리로만 그리던 ‘부모와 아이를 위한 복합공간’이 후원자를 만나 구체화됐다. 부산의 중소기업 경성산업 신윤은 대표가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겠노라’ 선뜻 나섰기 때문이다.

“부모의 성장을 돕는 ‘자람부모학교’ ‘부모교육이나 부부상담 프로그램, ‘사춘기성장 프로그램’이나, 초·중생을 위한 ‘아이 성장 프로그램’ 등 가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어요. 꼭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언제든 편하게 와서 차도 마시고 즐겁게 놀면서, 엄마와 아빠, 아이 모두가 조금씩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공간이에요. 가족이 행복할 수 있도록 돕는 거죠.”

지난 6월 시범 운영을 시작해 9월 30일에 정식 오픈한 ‘공감과성장’. 입소문을 타면서, 현재 등록 회원만도 150여명에 이른다. 부모 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한 부산시에서도 ‘바우처’ 사업을 통해 힘을 싣고 있다. 부모와 가족을 위한 첫 ‘랜드마크’와도 같은 공감과성장.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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