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일(수)

[미래 TALK] 의리의 사회적경제, ‘뭉치면 힘이 되으~리’

‘동네빵네협동조합’에 지난 10월은 역사적인 달입니다. “대형 제과점 공격에 함께 맞서보자”며 서울 서대문구·은평구 지역의 동네 빵집 11곳이 작년 7월에 설립한 이곳은 1년 넘게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신흥중 이사장은 “힘 합쳐 좋은 빵만 만들면 될 줄 알았는데… 경영도 마케팅도 어렵기만 하더라”고 했습니다. 창립 후 1년 3개월이 지난 10월 드디어 흑자가 났고, 직원들에겐 밀린 작업수당이 돌아갔습니다. 반전 스토리 뒤엔 연세대 사회적기업 동아리 ‘인액터스(Enactus)’가 있습니다. SNS나 인터넷, 블로그를 통한 적극적인 홍보로 외부 매출을 늘리고, 필요한 서류작업도 도맡았습니다. 신 이사장은 “우리의 부족한 부분을 열정적으로 채워줬다”고 했습니다. 흔히 사회적경제 조직을 ‘호혜(互惠)와 협동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곳’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뚜렷한 성과를 찾긴 쉽지 않습니다. 지역 재생을 위해 모인 청년협동조합 ‘성북신나’의 박동광 상임이사는 “사회적경제 관련 교류회나 네트워크 모임은 많지만 인사만 하고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바리의 꿈 협동조합’ 사례는 아군(我軍)이 생겼을 때 얻을 기회를 잘 보여줍니다. 이 협동조합의 모태는 2005년 설립된 사회적기업 ‘바리의 꿈’입니다. 연해주 고려인들이 생산한 콩으로 된장이나 청국장을 만들어 국내에 판매하고 수익을 생산자에게 돌려 그들의 자립을 돕는 기업입니다. 작년부터 원자재인 콩을 직접 들여온 바리의 꿈은 이를 한국에서 유통할 동지를 모았습니다. 해피브릿지협동조합, (서울형)사회적기업 ‘이로운넷’, 친환경쇼핑몰 ㈜쿠키씨앤씨, ㈜우리밀급식(협동조합 전환예정) 등이 조합원으로 함께했습니다. 유기농 두유시장 판매 1위를 차지한 ‘이로운 아침 유기농 두유’는 모두의 힘이 모인 결과입니다. ‘협동조합’이라는 한 지붕 아래서 바리의 꿈은 콩을 들여오고, 이로운넷·쿠키씨앤씨는 온라인, 해피브릿지는 프랜차이즈 매장, 우리밀급식은 학교에서 판매를 했습니다. 작년 말 유통기한(4개월) 내에 30만팩이 모두 팔렸고, 현재까지도 월 7000만원 정도 매출이 꾸준히 유지됩니다. 바리의 꿈 협동조합은 내년 3월 엄마들로 이뤄진 협동조합 ‘엄마쿱’과 즉석 두부 매장 사업도 펼칠 예정입니다. 일파만파 퍼지는 협동의 힘입니다.

최태욱 기자

안지혜 청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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