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목)

더나은미래-메이크어위시재단이 함께하는 ‘소원찾기’ 캠페인 ② 난치병 아동 찾아 방방곡곡… 6년간 138명에게 꿈 심어주다

더나은미래·메이크어위시재단이 함께하는 소원찾기 캠페인 <2>현대차 국내영업본부
소원별 글·그림 공모전 병으로 포기한 꿈 찾아줘
백혈병 투병 12살 소녀” 공모전 통해 자신감 얻어”
현대차 영업본부 직원들 발로 뛰며 난치병 아동 발굴
헬기 섭외·공장 견학 등 아이들 찾아가 소원 이뤄줘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그리는 장면이에요. 머리카락을 예쁘게 그려 넣었어요. 병이 다 나아서 이 그림처럼 머리가 자라면 병실에 있는 아이들이 저를 더 이상 ‘오빠’ ‘형’이라 부르지 않겠죠?”

제6회 소원별 글·그림 공모전에서 유초등부 그림 부문 1등을 차지한 이한별(12)양의 그림이다. /메이크어위시재단 제공
제6회 소원별 글·그림 공모전에서 유초등부 그림 부문 1등을 차지한 이한별(12)양의 그림이다. /메이크어위시재단 제공

이한별(12)양이 등 뒤에 놓인 작품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집트에서 태어나 자란 이양은 지난해 11월,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목에 생긴 혹이 점점 커지면서 호흡이 어려워졌기 때문. 이집트 병원에 다녀봤지만 항생제만 처방할 뿐 원인을 찾지 못했다. 한국에 와서야 백혈병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 어렵사리 골수 이식을 받았지만, 완치를 위해선 앞으로 5년간 치료를 이어가야 한다. 낯선 병원 생활 속에서 한별양은 “그림을 통해 희망을 찾았다”고 했다. 계기는 병원 게시판에 붙은 ‘소원별 글·그림 공모전’ 포스터였다. ‘소원별 글·그림 공모전’은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Make a Wish)’과 현대차 국내영업본부가 희귀 난치병 환아들의 글·그림을 공모해 우수 작품을 시상하는 프로젝트다. 한별양은 치료 과정 중에 틈틈이 그림을 그렸다. 캔버스 속엔 이집트로 돌아가 가족, 친구들과 함께하는 소원을 담았다. 간절함이 통한 것일까. 한별양의 그림은 제6회 공모전에서 유·초등부 그림 부문 1등(소원상)을 차지했다. “화가의 꿈을 포기해야 할지 고민했는데, 나도 할 수 있단 자신감이 생겼어요.” 한별양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아이들의 소원, 글·그림에 담았다

지난 17일 오전 11시, 제6회 ‘소원별 글·그림 공모전’ 시상식이 열린 서울 대치동 오토웨이타워 7층에 작은 갤러리가 마련됐다. 커다란 캔버스 속엔 마스크를 쓴 아이가 붓을 들고 있기도 했고, 가족들과 손을 잡고 캠핑을 떠나기도 했다. 희망을 주제로 써 내려간 한 편의 시(詩)도 액자 안에 담겨 있었다. 각양각색의 작품들이 일렬로 늘어선 공간은 이내 사람들의 발길로 북적였다. 유·초등부(글·그림), 중·고등부(글·그림), 환아가족(글) 등 총 5개 부문으로 모집한 이번 공모전에선 총 80개 작품이 응모됐다. 그중 심사위원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5개 작품의 주인공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중·고등부 1등을 차지한 이현주(15)양은 “병실 유리 안에 갇힌 아이가, 병을 이겨내 소원을 이루는 모습을 그렸다”면서 “나도 디자이너가 되겠단 꿈을 이루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현대차 국내영업본부는 지난 6년간 총 6억원의 기부금을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에 전달, 희귀난치병 아동 138명의 소원을 이뤄줬다. /메이크어위시재단 제공
현대차 국내영업본부는 지난 6년간 총 6억원의 기부금을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에 전달, 희귀난치병 아동 138명의 소원을 이뤄줬다. /메이크어위시재단 제공

◇6년간 난치병 아동 발로 뛰며 찾아낸 임직원들

지난 2009년, 현대차 국내 영업사원들에게 특별한 임무가 부여됐다. 지역별로 도움이 필요한 희귀 난치병 아동을 발굴하자는 것. 현대차 영업사원 한 명당 관리하는 고객 수는 수천명. 이들은 주변 지인들로부터 난치병 환아들의 경제 사정과 소원을 취합, 메이크어위시재단에 전달하기 시작했다. 전국 436개 지점, 1만여명의 영업사원들이 비영리단체 직원을 자처한 것. 신혜진 메이크어위시재단 소원사업팀 대리는 “재단의 규모가 크지 않아 전국 단위의 난치병 환아들의 정보와 소원을 취합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현대차 직원분들이 자발적으로 전국 각 지역을 다니며 난치병 아동들을 찾고, 홍보를 해준 덕분에 재단의 후원자 숫자도 함께 늘었다”고 설명했다. 직접 발로 뛰며 난치병 아동의 소원도 이뤄준다. ‘헬기 조종사가 되어 하늘을 날고 싶다’는 아동을 위해 ‘현대가(家)’ 전용 헬기를 섭외했고, ‘현대차 직원이 되고 싶다’는 아동을 위해선 현대차 공장 견학 후 명예사원증, 아이 몸에 꼭 맞는 직원 점퍼를 따로 제작해 선물했다. 자동차 디자이너의 꿈을 가진 아동은 현대차 디자이너를 직접 만나기도 했다. 이렇게 소원을 이룬 아동 수만 총 138명. 2009년 메이크어위시재단과 난치병 아동을 지원하는 캠페인 ‘드라이브 포 위시스(Drive for Wishes)’를 시작한 현대차는 6년간 메이크어위시재단에 6억원을 지원, 파트너십을 이어왔다. 이재권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영업지원사업부장(상무)은 “소원을 이룬 아이가 완치 후 다른 난치병 아동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에 감동했다”면서 “더 많은 아이가 자신의 소원과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애정 어린 관심과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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