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월)

[Cover Story] “100년 후 위해 씨앗 뿌리는 선진형 사회공헌 많아져야”

공익인재 지원 사업혜택받은 3인 인터뷰

국내 비영리단체 1만5000개 시대다. 예산 또한 2조원 규모이고, 근무하는 종사자만 해도 2만명이 넘는다. 사회문제를 비즈니스를 통해 풀어나가는 사회적경제(사회적기업·협동조합)에서 일하는 사람도 2만명이 넘는다. 하지만 정부기관이나 영리기업에 비해, 공익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은 월급도 적고 역량과 전문성을 키울 기회도 적다. 공익 분야를 자원봉사로 보거나 당연히 헌신해야 하는 직업으로 보는 인식 때문이다. 선진국에선 일찌감치 공익 분야의 전문성 있는 인재를 발굴하고 키워내는 ‘사람 투자’에 공을 들여왔다. 우리나라에서도 몇몇 기업과 재단이 공익 분야 인재와 전문성을 키우는 지원 사업을 해오고 있다. ‘더나은미래’는 사람을 키우는 사회공헌 특집을 기획, ‘100년 후를 위해 씨앗을 뿌리는’ 선진형 사회공헌이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지원 사업의 혜택을 받은 공익 분야 3인 인터뷰와 더불어 국내에서 공익 분야 인재 육성 프로그램도 정리했다. 편집자 주


유덕수 열정대학 대표(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
유덕수 열정대학 대표(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

“획일화된 청년, 자아 찾도록 돕고 싶어”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 ‘열정대학’ 유덕수씨

정해진 과목도, 정해진 전공도 없는 대학이 있다. 배우고 싶은 과목을 직접 만들면 된다. 입학생 등록금은 3개월에 20만원, 이 대학의 이름은 ‘열정대학’. 단, ‘버킷리스트 100개 작성하기’는 필수 입학 코스다. 버킷리스트를 바탕으로 각자가 하고 싶었던 일이 ‘선택과목’이 된다. 예를 들어 무전 여행하기, 호랑이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가기(배우의 꿈을 미루지 말고 6개월간 최소 10번 오디션 보기) 등 자신만의 과목을 개설하는 것. 덕분에 과목명도 개성이 넘친다. 하고 싶은 일을 한다고 ‘그저 논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3개월 동안 관련 분야 책을 최소 3권 이상 읽고, 전문가 3명을 직접 만나야만 전공 이수가 가능하다. 강연, 플래시몹 등 어떤 형태로든 주제와 관련된 프로젝트 진행도 필수다. 2박3일에 거친 워크숍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과 봉사활동 또한 열정대학에 입학하면 이수해야 할 학사 체계다.

이 독특한 대학의 총장은 어떤 사람일까. 사실 열정대학 총장인 유덕수(32)씨는 잘나가던 청년 CEO였다. 20대엔 강남 100억짜리 빌딩 사진을 책상에 붙여놓을 정도로 ‘돈 벌기’가 인생 최대 목표였던 인물이었다. 3년간 공들였던 필리핀 어학원 사업이 방송도 타면서, 사업은 승승장구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보다 수입도 좋았지만, 마음은 채워지지 않았다. 나이 서른, 유씨는 인생의 목표를 잃어버린 심정이었다. “소위 ‘멘붕(멘털 붕괴)’이었죠. 그때부턴 일도 별로 안 하고, 매일 술만 마셨어요.” 갈 곳을 잃고 방황하던 차에, 자기계발 전문가이자 변화경영연구소장이었던 고(故) 구본형씨가 진행하는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인생의 방향을 찾았다.

“어떤 기업 CEO 이런 타이틀은 껍데기더라고요. 나는 그대로 나인데, 지금껏 ‘내가 누구인지’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할 기회를 가진 적이 없던 거죠. 기존 공교육에 화도 났습니다. 아, 내가 ‘20대 자기계발 전문가’가 돼서, 청년들에게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도록 도우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지난 2009년, 유학원 사업 홍보 차원에서 만들었던 청년 커뮤니티 블로그 ‘열정대학’이 플랫폼이 됐다. 청년들과 ‘점심 데이트’를 하며 밥도 사주고, 조언도 들려줬다.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일, 너에게 맞는 일을 찾아라’고 조언하면서, 유씨도 청년 자아탐색 교육을 제공하는 사회적기업가로 인생을 180도 틀었다. 필리핀 어학원 사업도 그만뒀다. 50명 남짓 되던 학생들이 삼삼오오 들르던 ‘유학원 진로교육 블로그’로 시작한 지 3년, 이제는 등록금을 내고 입학하는 학생만도 180명이다. 17개 전공에 86개 선택과목이 개설된 명실상부 ‘자아성찰 학교’다.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 2기에 선정된 유덕수씨가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열정대학'은 청년들에게 '내가 누구인지'를 알게 해주는 자아성찰 학교다. /열린대학 제공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 2기에 선정된 유덕수씨가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열정대학’은 청년들에게 ‘내가 누구인지’를 알게 해주는 자아성찰 학교다. /열린대학 제공

유씨가 굳건히 사회적기업가로 길을 걸어갈 수 있었던 데에는 ‘아름다운가게’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다. 그가 2012년 ‘아름다운가게’에서 사회혁신가들을 지원하는 ‘뷰티풀펠로우’ 2기로 선발됐기 때문이다. 매달 150만원, 3년 동안 지원받는 생활비만도 5400만원에 달하지만, 조건은 없다. 사용 내역을 일일이 보고할 필요도, 사업비로만 써야 한다는 제약도 없다. 수익 구조가 아직 탄탄치 않은 사회적기업가에게 반가운 지원이다. 해외 선진 사례 탐방비도 지원한다.

“교육이라는 업종 특성상, 콘텐츠 개발이나 체계를 확립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뷰티풀펠로우는 그 기간 제가 버틸 수 있게 해주는 힘이죠. 그 돈으로 직원들 밥값도 주고, 프로젝트를 하나씩 시도도 해보고요.” 유씨는 “뷰티풀펠로우의 핵심은 금전적 지원이라기보다 유덕수라는 사람을 믿고 응원하는 신뢰 자본”이라고 했다.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

월 150만원, 3년간 생활비 지원. 아름다운가게의 ‘뷰티풀펠로우’로 선정됐을 경우 받는 혜택이다. 해외 연수·교육 기회도 제공한다. 지원받은 금액을 ‘사업비로만 써야 한다’는 등의 용도 제한도 없다. 사회혁신기업가(사회적기업가·공익활동가 등)에게 조건 없는 월급을 3년간 지급하는 것. 단, 무려 5차례에 걸쳐 ‘사람’을 검증한다. 사업 계획 프레젠테이션(PT) 심사에서부터 기업가 면접 심사, 합숙 심사, 최종 면접에 이르기까지 3개월이 걸린다. 2011년 선발된 1기 펠로우 3명(공신 강성태 펠로우, 협동조합 희망가게 유호근 펠로우, 이르미 협동조합 진재선 펠로우)을 시작으로 3기까지 총 9명이 ‘뷰티풀펠로우’로 선정됐다. 지난 7월로 ‘뷰티풀펠로우’ 1기 지원은 종결됐다.

이세형 따뜻한동행 사회복지사(중부재단 '비전장학생')
이세형 따뜻한동행 사회복지사(중부재단 ‘비전장학생’)

“스마트한 사회복지사로 사회 문제도 탁월하게 풀고 싶어”

중부재단 ‘비전장학생’… 사회복지법인 ‘따뜻한 동행’ 이세형씨

“내가 필요한 곳에서 후회 없이 일을 하고, 나도 기관도 성장한 후에는, 또 나의 전문성이 필요한 다른 곳에 가서 지식을 이식하는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

16년 경력의 사회복지사인 사회복지법인 ‘따뜻한 동행’의 이세형(39)씨는 자신을 ‘복지 유목민(웰페어 노마드·welfare nomade)’이라고 표현했다. 평생 직장이 아닌 ‘평생 직업인으로 살아간다’는 의미다. 그가 사회복지사의 ‘전문성’을 강조한 이유다. 적은 인력과 열악한 환경 속, 사회복지사의 소진(번아웃·burn-out)이 화두지만 이씨에겐 ‘예외’처럼 보였다. 그는 “사회복지사는 정부나 기업이 풀기 어려운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엄청난 권리를 위임받은 것”이라면서 “스마트한 사회복지사가 사회 문제도 탁월하게 풀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15년 동안 자신을 무던히 채찍질하며, 자기 관리에 힘써왔다. 매일 아침 7시면 출근하는 것은 물론, 체력 관리를 위해 주말마다 10㎞를 달린다.

지난 2012년, 이씨는 중부재단을 통해 전문성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8기 ‘비전장학생’으로 선정돼 대학원 학비 일부를 지원받게 된 것이다. 그는 “사회복지사 상당수가 역량을 키우는 데 관심은 많지만, 적은 월급에 대학원까지 간다는 게 쉽진 않은 일”이라면서 “중부재단의 지원은 넘치는 행운이었다”고 했다. ‘사회로부터 기회를 얻은 만큼,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 고민에 빠졌다. 먼저 받은 장학금 일부를 다시 장학금으로 적립하는 ‘만원의 나눔’을 시작했다. 비전장학생 8기의 ‘장’이었던 이씨의 제안에 동료 10명도 마음을 모아, 작은 돈이지만 매월 1만원씩 모았다. 8기의 나눔은 비전장학생들 사이에 소문이 나며, 9기, 10기 장학생에서도 자발적인 나눔 운동이 일어났다. 비전장학생들이 대학원에서 공부하며 2년간 모인 장학금은 지난해 사회복지사 2명에게 전달됐다.

대학원에서 배운 지식은 현장에도 고스란히 적용됐다. 지난해 7월, 사회복지사 5명이 모여 ‘복지경영협동조합(웰쿱ㆍwelcoop)’을 설립한 것. 사회복지대학원의 ‘사회적기업’ 수업이 모티브가 됐다. 이씨는 웰쿱의 행동대장, 일 처리는 퇴근 이후나 주말을 활용한다. 아직 조합원은 20명 정도지만, 성결대학교와 연계해 취업특강을 진행하는 등 조금씩 사업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원래 협동조합 이름은 ‘몰라서 알려주는’ 복지경영협동조합이었어요. 사회복지 현장에 10년 넘게 있다 보면, 성공도, 실패의 경험도 쌓입니다. 그런데 이 지식과 노하우가 후배들한테 잘 이어지지가 않는 거예요. 힘들어서 그만둬버리기도 하고요. 웰쿱은 10년 이상 경력을 가지고 퇴직한 기관장들이 예비 사회복지사 대상으로 멘토링·교육을 하거나, 복지 현장연구를 하는 것이 주된 사업 모델이에요. 혹은 10년 이상 경력에 준하는 자신감이 있어도 됩니다(웃음).”

이씨의 지향점은 무엇일까. 그는 “사람을 살리는 복지를 하려면 먼저 전문적인 사회복지사 그룹이 필요하다”면서 “사회의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사회복지계의 ‘수퍼스타’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했다.

※중부재단 ‘비전장학금’ ‘중부비전스쿨’

올해 11주년을 맞이한 중부재단은 ‘사회복지사 지원’이 주요 사업인 재단이다. 사회복지사에게 대학원 학비를 지원하는 ‘비전장학금’ 사업 기간은 올해로 11년째, 중부재단의 역사와 맥을 같이한다. ‘비전장학생’으로 선발된 사람에게는 졸업할 때까지 등록금 일부를 지속적으로 지원하며, 2013년까지 지원받은 사회복지사는 80명. 지원 금액은 3억1805만원에 이른다(등록금 액수에 따라 지원 금액은 다르다). 비전장학금을 원하는 사회복지사는 매년 5월경 홈페이지(www.jbfoundation.or.kr)를 확인하면 된다. 더불어 사회복지사의 자녀가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할 경우, 장학금을 지원하는 ‘드림장학금’ 사업도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시작한 ‘내일을 위한 휴(休) 사업’은 과도한 업무와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회복지사에게 ‘안식월’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한 시설에서 2년 이상, 사회 복지 경력이 총 3년 이상인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한 달간 ‘휴식’을 지원하고, 기관에는 대체 인력비를 지급한다. 2010년부터 운영된 ‘중부비전스쿨’은 사회복지사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사회복지 근무 경력이 5년 이상인 중간관리자를 대상으로 하며, 비영리 조직의 경영·마케팅 등 사회복지기관 맞춤형 커리큘럼으로 구성됐다. 서류 심사를 거쳐 20명 안팎이 선발되며, 매년 2월부터 10주 동안 교육이 진행된다. 10회 이상 출석 시 교육비 전액(30만원), 7회 이상 10회 미만 출석 시 반액(15만원)이 환급된다.

미국 넷임팩트에 파견된 임주리 연구원(아산나눔재단 아산프론티어 펠로우)
미국 넷임팩트에 파견된 임주리 연구원(아산나눔재단 아산프론티어 펠로우)

“아프리카 여성 위한 비영리 리더로 성장할 것”

아산나눔재단 ‘아산 프론티어 펠로우’… 미 비영리기관 ‘넷임팩트’ 파견된 임주리씨

“지난 6년간 전 세계 면 생리대는 거의 다 써봤어요. 장단점도 비교하고, 흡수력도 따져보고요. 그때 경험을 바탕으로, 요새는 지속 가능한 생리대를 개발하기 위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물이 부족한 곳에서도 사용이 가능해야 하고, 여러 번 갈지 않고 흡수력도 좋아야겠죠. 직물 공학 관련 연구도 필요할 거고요.”

지금껏 써봤다는 ‘면 생리대’ 내력을 읊어내려 가는 임주리(32)씨는 “개발도상국 여성 문제를 해결하는 비영리단체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지속 가능한 ‘면 생리대’ 생산을 고민 중이에요. 아프리카에서는 많은 여자아이가 생리 기간에 학교를 안 가거든요. 1년에 78일 정도는 학교를 빠지게 되는 거예요. 생리대를 잘못 사용했다가 질병에 걸리는 경우도 잦고요. 환경에도 좋고, 몸에도 좋은 면 생리대를 만들어 선진국에서 파는 수익으로 개발도상국에 제공하는 방식의 모델을 고민 중이에요.”

임씨는 “고등학교 때 아프리카 소녀들이 제대로 교육도 못 받고 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도 많다는 사실을 알게 돼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아프리카 여성의 삶이 마음에 들어온 지도 10여년. 한층 구체화된 건 작년이다. 아산나눔재단의 ‘아산 프론티어’ 펠로우로 선발돼, 미국 비영리기관 ‘넷임팩트(Net Impact)’로 파견되고서부터. 전 세계 4만여 회원과 300여 지부가 활동 중인 ‘넷임팩트’는 사회와 환경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학생과 전문가, 기업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기관이다. 다양한 기업과 연계해, 사회 변혁을 만들어낼 차세대 리더들과 초기 단계 소셜벤처들을 지원한다. 임씨가 ‘넷임팩트’에서 하는 일은 초기 스타트업 소셜 벤처들이 아이디어를 내면, 그 아이디어를 어떻게 현실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 피드백을 주는 것이다. 사회적기업 지원 조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자원과 소셜 벤처를 어떻게 연계하는지, 네트워크는 어떻게 활용하는지 등 알짜 정보를 습득하는 중이다. 임씨는 “같이 일하는 상사나 동료 모두,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개도국 여성 문제와 관련된 네트워크도 소개해주고 조언도 해주고 있다”며 “비영리단체를 실질적으로 구상하고 모델을 짜는 데도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임주리씨를 비롯해 미국 내 다른 비영리단체로 파견된 펠로우 5명의 비자 발급, 생활비에 이르기까지, 모든 비용은 전액 아산나눔재단에서 부담한다. 한 명당 5000만원 이상, 연간 2억5000여만원이 ‘비영리단체 종사자의 해외 파견’에 들어가는 것이다. ‘비영리 영역’을 키우고 생태계를 만들려는 아산나눔재단의 투자는 어떤 열매를 맺어가는 중일까.

아산나눔재단의 '제1기 아산 프론티어펠로우'로 선정된 5명은 지난 1월 미국으로 출국해 있다. 임주리씨가 파견된 넷임팩트를 비롯. '해비타트 인터내셔널' '아고라 파트너십' '글로벌 캠페인 포 에듀케이션' '인터액션' 등에 파견돼 있다. /아산나눔재단 제공
아산나눔재단의 ‘제1기 아산 프론티어펠로우’로 선정된 5명은 지난 1월 미국으로 출국해 있다. 임주리씨가 파견된 넷임팩트를 비롯. ‘해비타트 인터내셔널’ ‘아고라 파트너십’ ‘글로벌 캠페인 포 에듀케이션’ ‘인터액션’ 등에 파견돼 있다. /아산나눔재단 제공

“미국 비영리단체에 인력을 파견하는 에이전시에서 만난 친구 7명과 이미 팀을 꾸렸어요. 면 생리대 이름도 생각해뒀고요. 팀원 중에 인도, 우간다, 케냐에서 온 친구들은 현장에서 여성 관련 일을 하던 친구들이에요. 이 중 둘은 지금 나이키재단에서 소녀들을 위한 사업을 담당하고 있고요. 이들이 아는 현장과 제가 가진 아이디어, 한국의 여러 임팩트 투자자들의 자금이 연결되면 큰 영향력을 낼 수 있지 않을까요. 내년 초, 펠로우가 끝나면 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국에서 비영리단체를 설립해, 한국을 기점 삼아 세계 곳곳으로 확장하는 단체를 꾸려나갈 예정입니다. 비영리 영역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돼서, 좋은 방향으로 세상을 바꾸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산나눔재단 ‘아산 프론티어 펠로우십’ ‘아산 프론티어 아카데미’

올해부터 시작한 ‘아산 프론티어 펠로우십’은 현재 비영리단체에서 종사하거나, 향후 비영리단체로 진로를 전환하는 이들이 해외 비영리단체나 소셜벤처, 임팩트투자기관 등에서 ‘펠로우’로 1년간 일할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글로벌 무대에서 얻은 견문을 바탕으로, 향후 국내 비영리 분야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시작한 ‘아산 프론티어 아카데미’는 차세대 비영리 분야를 이끌어갈 리더를 육성하는 프로그램(www.asan-nanum.org/frontier). 경력 7년 이상의 비영리 중간관리자가 교육 대상이다. 전략, 인적 자원, 재무 등과 같은 비영리 조직 경영 전반에 관한 내용에서부터, 리더십과 사회 혁신에 관한 프로그램까지 다룬다. 해외 대학 및 여러 MBA 과정에서 진행하는 사회문제 해결 방안 모색 프로그램 ‘캡스톤 프로젝트’를 통해, 팀을 이뤄 실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도 훈련한다. 6개월 동안 매주 한 번씩, 교육과정(오후 2시 30분부터 10시까지)을 이수해야 한다. 강의 프로그램 이후엔, 1주일간의 해외 비영리기관 방문 연구 조사도 지원된다. 수강생은 서류 전형과 면접을 거쳐 선발되며, 아산나눔재단에서 국내 교육 비용 및 해외 방문 연구 조사에 필요한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

김경하 기자

주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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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호 2024.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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