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4일(화)

대형트럭 개조한 과학 교실… 소외지역 어린이 7900명에게 달려가다

BMW 미래재단 사회공헌 프로그램
국내 수입차 업체 최초로 재단 설립
청소년 대상 진로 멘토링·해외 업체 견학
체험시설 늘린 드라이빙센터도 개장 예정

11.5톤 하늘색 대형트럭을 개조한 차량 내부는 ‘움직이는 실험실’이다. 전문강사 2명의 안내로 차량에 오르면, 영상을 통해 캐릭터인 ‘미래’와 ‘하늘이’가 캠퍼스 내부와 자동차의 기본구조를 소개한다. 아이들은 차 안을 가득 채운 6가지 시설물을 체험해본다. 자동차가 움직이는 원리를 통해 기초과학을 이해하고, 3명이 모둠을 이뤄 직접 소형 친환경 자동차를 만들어본다. 독일 뮌헨에 있는 BMW 벨트(Welt, 영어로 World) 내에서 운영 중인 어린이 프로그램을 국내에 도입한 ‘주니어 캠퍼스(Junior Campus)’다. 2012년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BMW코리아 미래재단의 대표적인 사회공헌이다. 이동식 교실은 상대적으로 교육 기회가 소외된 산간벽지 곳곳을 누빈다. 지난해에만 297회가 운영되면서 1만8778㎞를 누볐다. 주6일 내내 쉴 새 없이 교육이 이뤄진 셈이다. 그 덕분에 전국 110개 초등학교, 분교, 아동복지시설에서 7900명의 아이가 이색적인 창의 교육을 처음 접하게 됐다.

(왼쪽부터)① 11.5톤 트럭을 개조한 주니어 캠퍼스는 자동차를 활용한 6가지 체험시설물과 교육영상 등을 통해 기초과학의 원리를 배울 수 있도록 꾸며졌다. ② 오는 14일 개장을 앞두고 있는 bMW드라이빙 센터의 조감도. ③ 동력전달장치를 통해 엔진의 원리를 배우고 있는 아이들. /BMW코리아 미래재단 제공
(왼쪽부터)① 11.5톤 트럭을 개조한 주니어 캠퍼스는 자동차를 활용한 6가지 체험시설물과 교육영상 등을 통해 기초과학의 원리를 배울 수 있도록 꾸며졌다. ② 오는 14일 개장을 앞두고 있는 bMW드라이빙 센터의 조감도. ③ 동력전달장치를 통해 엔진의 원리를 배우고 있는 아이들. /BMW코리아 미래재단 제공

◇국내 수입차 업체 최초의 재단, BMW코리아 미래재단

수입 명품 자동차 회사들의 사회공헌이 진화하고 있다. 지난 2011년 7월 공식 출범한 BMW코리아 미래재단은 BMW 해외지사 중 유일하게 설립된 사회공헌 재단인 동시에 국내 수입차 업체 최초의 재단이다. 박혜영 미래재단 사무국장은 “그동안 기업이 만들어 놓은 가치를 사회와 함께 나눌 필요가 있다는 판단과 ‘하려면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의지가 모여 만들어진 것”이라고 했다. 고객과 기업이 함께 만드는 재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BMW와 MINI를 구매하는 고객이 기부하고, 여기에 BMW그룹 코리아, BMW 파이낸셜서비스 코리아, 해당 딜러사가 매칭(matching) 기부를 해 사회공헌 기금을 조성한다. 지난해 BMW그룹 코리아는 32억원의 기부금 중 BMW코리아 미래재단에만 20억원을 기부했다.

가장 핵심적인 사업은 바로 ‘인재양성’이다.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는 “우리 활동의 핵심은 BMW그룹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미래의 글로벌 인재양성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3~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학 창의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주니어 캠퍼스’는 재단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활동이다. 천세리 재단 대외협력팀 팀장은 “처음엔 학교에 일일이 소개 자료를 보내면서 힘들게 찾아다녔는데, 6개월 만에 소문이 나서 신청이 줄을 이었다”며 “올해는 벌써 12월까지 신청이 마감된 상태”라고 했다.

이제 14일이면 인천 영종도에 개장하는 BMW드라이빙센터에서 한 차원 높아진 ‘주니어 캠퍼스’를 만나볼 수 있다. BMW드라이빙센터는 BMW코리아가 만든 자동차 문화·체험공간으로, 자동차 경주로와 안전교육 시설, 가족 체험 공간 등으로 이뤄져 있다. 축구장 33개 크기(24만㎡)에 이르는 대단위 복합시설이다.

BMW코리아는 기존 주니어 캠퍼스가 공간제약 때문에 실험 기자재를 충분히 갖출 수 없다는 것을 감안, 드라이빙센터의 핵심 구역 일부를 BMW코리아 미래재단에 열어줬다. 덕분에 6개였던 체험 시설물이 10개로 늘었고, 디지털 미디어가 충분히 활용돼 더 입체적인 교육도 가능해졌다. 드라이빙센터 주니어 캠퍼스가 개장하면 8~13세의 초등학생이 매일(월요일 휴무) 70분짜리 체험교육을 받을 수 있다. 재단 측은 “드라이빙센터 주니어캠퍼스의 등장으로 기존의 이동 캠퍼스는 조금 더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갈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향후 서울·경기 지역 초등학교는 드라이빙센터의 현장체험을 유도하고, 기존 이동차량은 지방의 더 외딴곳으로 파견한다는 계획이다.

◇미래를 이끌어갈 책임 있는 인재 양성

지난해 11월 출범한 ‘영 엔지니어 드림 프로젝트’에 대한 반응도 좋다. BMW코리아의 협력사 직원들이 공업고등학교 및 마이스터학교 자동차학과에 다니는 청소년들에게 전공 지식을 전수하거나 진로에 대한 상담을 진행한다. 전문가 12명이 각각 고등학생 2명씩을 맡아 돌본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24명의 청소년은 멘토가 속해있는 BMW 서비스센터를 견학하고, 올 10월에는 중국 심양의 BMW 공장과 인근의 대표 협력업체를 방문할 계획이다. 이뿐 아니다. 더 구체적인 진로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독일에서 온 BMW 마이스터와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현재 이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신진자동차고등학교(서울 은평구)의 박동수(42) 교사는 “자동차 업계에서 일하는 멘토들을 만나면서 공부에 더 열중하는 학생도 있고, 차근차근 자동차 관련 자격증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있다”고 했다. 이 밖에도 ‘굿네이버스’와 함께 3년째 진행하는 ‘희망나눔학교 겨울방학교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한양대학교 글로벌기업가센터와 함께 하는 대학생 창업경진대회 ‘From Idea to Start-Up’ 등의 사업 등도 모두 인재양성을 목표로 한 사회공헌 캠페인이다.

BMW그룹 코리아 김효준 대표는 “이제는 고객에게 자동차 이상의 브랜드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사회에 환원해야 하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지속 가능할 수 없다”고 했다. 사회공헌이야말로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국내 신차 판매량이 20~30%씩 떨어질 때도 꿋꿋이 성장세를 지키며 지난 20년간 국내 수입차 시장을 이끈 BMW코리아만의 성장 비결이라는 것이다. 2008년 4898억원이었던 매출은 5년 새 3배 이상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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