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일)

소셜커머스·스마트폰 배경화면… 네티즌 만나기 위한 비영리단체의 실험

IT 플랫폼 활용한 NGO 홍보·모금 활동

지난 4월 25일, 소셜커머스 업체 티켓몬스터(www.ticketmonster.co.kr)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한 아이의 사진이 게시됐다. 사진을 클릭하면 안구가 없이 세상에 태어난 동건(2·가명)군의 사연이 등장했다. 동건군의 인공안구삽입 수술·재활치료를 돕기 위해 밀알복지재단에 1000원을 기부해달라는 코너도 있었다.

“온라인 모금은 ‘콘텐츠를 얼마나 알리는가’가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인 만큼, 2~3년 사이에 이용자가 급속도로 증가한 소셜커머스 시장은 중요한 홍보의 장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이희성 밀알복지재단 온라인나눔팀 대리)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한 달여간 ‘동건이의 소원을 들어주세요’ 캠페인을 티켓몬스터와 함께 진행한 결과, 8955명의 네티즌이 모금에 참여해 5322만원을 모을 수 있었다. 이 대리는 “소셜커머스라는 플랫폼에 소액기부 방식을 접목함으로써 온라인 쇼핑을 하러 온 대중의 기부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

티켓몬스터 홈페이지에 올라온 밀알복지재단의‘동건이의 소원을 들어주세요’캠페인. /밀알복지재단 제공
티켓몬스터 홈페이지에 올라온 밀알복지재단의‘동건이의 소원을 들어주세요’캠페인. /밀알복지재단 제공

최근 다양한 IT 플랫폼을 활용해 홍보나 모금을 시도하는 비영리단체들의 움직임이 늘고 있다. 특히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나 온라인·모바일 업체와의 협업을 시도하는 점이 두드러진다. 굿네이버스는 지난달 11일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자회사 ‘버즈피아’와 사회공헌협약을 체결하고 가난 속에서도 미래의 축구선수를 꿈꾸는 아프리카 아동을 응원하는 ‘원 골, 원 드림(One Goal, One Dream)’ 홈팩(스마트폰 바탕화면)을 제작했다. 김충경 굿네이버스 e-나눔팀 팀장은 “발매 열흘 만에 다운로드 수가 5000건을 넘었으며, 최대 800만명의 스마트폰 유저들에게 굿네이버스의 나눔 활동을 소개할 기회를 얻게 된 점이 큰 수확”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굿피플, 아름다운재단 등에서는 교보문고에서 진행하는 ‘엔젤북’ 캠페인에 함께하고 있다. 제휴를 맺은 기업 및 단체 임직원들이 온라인으로 책을 구매하면 결제금액의 1~3%를 비영리단체들이 기부받는 형태로, 현재까지 4000만원 이상이 모금됐다. 김민경 굿피플 IT팀 대리는 “급변하는 온라인 트렌드에 발맞춰 단체 맞춤형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전문성을 갖춘 기업들과의 연계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NGO 담당자들은 IT 플랫폼 기반의 홍보·모금 활동이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부작용을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김충경 팀장은 “잘못된 온라인 활동으로 인해 단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한번 확산되면 그것을 바로잡기가 쉽지 않다”면서 “서비스 개발에 앞서 대상자들에 대한 이해 및 시장 분석 과정을 거치고, 기업과 협업할 경우 서로 니즈(needs)에 관해 사전에 충분히 커뮤니케이션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희성 대리는 “온라인 모금은 익명으로 활동하는 가상의 공간에서 이뤄지는 만큼, 투명하고 윤리적인 후원금 운영 보고가 필수적”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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