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토)

산책하고 비눗방울 놀이하며 몸도 마음도 튼튼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개망초다, 개망초!”

지난 13일 오전, 경기도 오산의 ‘여계산(如鷄山)’ 소로를 오르던 아이들이 일제히 소리를 질렀다. “일본이 쳐들어와서 심은 꽃!”이라는 게 아이들의 설명. “여기 버섯은 다 죽었네.” “맛난 쑥떡을 만드는 쑥.” “앗, 대왕나비!” 그냥 걷기도 힘든 산비탈이지만, 오가며 만나는 식물과 곤충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숲을 놀이터 삼고, 자연을 친구 삼는 이들은 오산 생명숲어린이집 아름나무반(만 5세). ‘세르토닌 키즈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숲길 체험 활동을 진행 중이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제공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제공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지난 2012년부터 진행한 ‘어린이집 건립 및 보육사업’에 ‘세르토닌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아이들의 명상과 체조, 체험 활동 등을 통해 건강한 몸과 마음의 습관을 형성하는 것으로, 매일 한 시간씩 진행한다. 송정 오산 생명숲어린이집 원장은 “어린이집에서 한 시간 동안 실외 놀이를 시키는 건 복지부의 권장 사항이기도 하지만, 안전 문제 등으로 지켜지지 않는 곳이 많다”고 했다.

산행이 아직 이른 동생들은 인근 ‘고인돌공원’에서 활개를 친다. ‘비눗방울 놀이’를 하며 뛰기도 하고, 자연보호 띠를 두르고 주변 쓰레기를 줍기도 한다. 흙장난을 하거나 소꿉놀이를 하는 아이들도 있다. 교사들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라 밖에 나간다고 하면 유독 말을 잘 듣는다”며 웃었다. 송정 원장은 “정형화된 일상을 벗어나 변화무쌍한 자연을 접하다 보니 창의력도 쑥쑥 커진다”고 했다.

영·유아들에게 신체 활동은 모든 발달의 시작이다. 강경자 한국영리더십센터 대표는 “아이들이 본능적으로 움직이고 노는 것은 정서·인지 발달에 영향을 준다”고 했다. 하지만 아파트 중심의 주거나 핵가족 제도, 교육 환경의 변화는 아이들의 활동을 제한한다. 강 대표는 “아이들에겐 움직임 자체가 놀이인데, 이런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스트레스, 과잉행동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올 초 복지부가 영유아 정신 건강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3~4명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얼마 전 아이와 산책하는데, 갑자기 ‘방아깨비’를 봤다며, 잡겠다고 뛰더라고요. 선생님한테 배웠대요. 신기하고 기특했죠.” 김광현(43)씨는 아들 승기(4)군을 통해 ‘신체 활동’의 효과를 절감했다. 승기군은 7개월 만에 태어난 ‘미숙아’로, 출생 시 체중이 고작 1.2㎏(신생아 평균 3.4㎏)에 불과했다. 김씨는 “뭐든 조금씩 늦어 걱정이 컸다”며 “어린이집도 잘 안 가고, 친구들과도 어울리지 못했다”고 했다.

여섯 살이 된 김군은 이제 그 누구보다 건강하다. 2년 전 ‘오산 생명숲어린이집’을 다니면서부터 생긴 변화다. “다녀와선 매일 야외 체험 활동 얘기를 해줘요. 부부가 맞벌이라 애 데리고 나갈 시간이 없는데, 대신 해주니 감사하죠.”

유석쟁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전무는 “사람의 기본 틀은 생후 3년 무렵 완성된다고 한다”며 “앞으로도 생명숲어린이집에서는 아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올바른 영유아기 습관교육을 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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