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화)

월드비전 “대지진으로 의료품 부족한 시리아에 보건위기 확산 우려”

규모 7.8의 강진이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지 일주일째 접어들면서 시리아 북서부 지역의 의료품 고갈이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13일 월드비전은 “대지진이 발생한 지 3일이 지난 후에야 유엔 인도적지원 경로(Cross-border)를 통해 구호품이 수송되는 등 시리아 북서부 지역에 대한 인도적지원은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며 “시리아 내 비축물품은 빠르게 소진되고 있고, 특히 의료품의 고갈이 심하다”고 우려했다.

지진 현장을 방문한 시리아월드비전 직원. /월드비전
지진 현장을 방문한 시리아월드비전 직원. /월드비전

시리아월드비전 대응사무소에 따르면, 북서부 지역의 보건의료 시설은 매우 제한돼 있으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부상자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의료기관 수가 적어 부상자들은 며칠 동안 응급실에 줄을 서고 있다. 건물 잔해에 깔렸다가 구조되는 생존자는 위독한 경우가 많아 보건의료 서비스에 대한 필요는 급증하고 있다.

현지 의료진들은 지진으로 파괴된 거주지와 식수 시설로 인해 아동의 저체온증과 더불어 콜레라, A형 간염과 같은 수인성 질병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대지진 이전인 지난해 9월, 아동 수백명의 생명을 위협한 콜레라의 발병으로 시리아 북서부 지역의 보건의료 물품은 이미 부족한 상황이었다.

지난 12년 넘게 내전 상태에 있는 복잡한 정세도 상황을 악화시켰다. 지진 피해가 심각하지만, 현지를 장악 중인 저항군은 매몰된 생존자나 이재민을 거둘 만한 행정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 또 시리아는 국제사회 제재를 받고 있어 구호활동가나 구조팀이 조기에 투입되지 못했다. 12일(현지 시각) 기준 시리아에서는 최소 3574명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내전으로 정확한 통계 작성이 어려워 실제 사망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요한 무이 시리아월드비전 대응사무소 총책임자는 “대지진 이후 아동과 주민 수십만명은 추위 속에 고립돼 있지만, 시리아 북서부로 들어오는 원조는 거의 없었다”면서 “깨끗한 식수도 부족한 상황이라 콜레라와 같은 수인성 질병이 확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월드비전은 가장 시급한 필요가 충족될 수 있도록 시리아·튀르키예 피해 지역에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리아월드비전 직원들이 지진 피해를 입은 대피소와 병원 등에 연료와 히터를 지원하고 있다. /월드비전
시리아월드비전 직원들이 지진 피해를 입은 대피소와 병원 등에 연료와 히터를 지원하고 있다. /월드비전

월드비전은 대지진 발생 당일 긴급수요조사를 진행하는 등 재난 발생 지역에서 신속하게 대응을 이어나가고 있다. 부상자들을 보건의료 시설에 이송하고, 병원과 수색구조팀 등에 연료 1만7000ℓ를 제공했다. 강진으로 집을 잃은 1605개 가정에 히터와 연료를 지원하기도 했다. 또 월드비전은 시리아·튀르키예 긴급 활동을 위해 월드비전 홈페이지와 네이버 해피빈, 카카오 같이가치 등에서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다. 월드비전은 총 2500만달러(약 317억원)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김수연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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