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일)

“조직 기증하는 분은 혜택 받아가세요”… 은행·쇼핑몰도 나섰다

인체조직 기증 동참하는 기업들

스킨푸드에서 화상환자를 위해 개발한 수분크림 '로열허니 착한 수분크림'. 고가의 해외제품에 의존해야 했던 화상환자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스킨푸드에서 화상환자를 위해 개발한 수분크림 ‘로열허니 착한 수분크림’. 고가의 해외제품에 의존해야 했던 화상환자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지선아 사랑해’의 저자 이지선(36)씨는 14년 전 교통사고로 전신 55%에 3도 중화상을 입고 40번이 넘는 대수술과 재활치료를 거쳤다. 지난달 28일 SBS ‘힐링캠프’에 출연한 이씨는 “지금도 시간이 지나면 줄어드는 이식된 피부 때문에 방학 때마다 수술을 받는다”고 했다. 이씨와 같은 화상 환자 수는 국내에 47만명이다. 이 중 19%가 어린이다.

‘화상 환자를 위한 수분크림은 없을까.’ 화장품 업체 스킨푸드는 지난해 말 국내 최초로 화상 환자를 위한 수분크림을 개발했다.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와 업무 협약을 맺고, 화상 환자들의 자문과 테스트를 거쳐 ‘로열허니 착한 수분크림’을 출시한 것. 인체조직기증본부 관계자는 “화상 환자의 특성상 피부 당김과 건조증이 심해 고보습 수분크림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고가의 해외 제품뿐이었다”며 “저소득층도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고, 1개 판매될 때마다 같은 제품 1개가 화상 환자 돕기 캠페인에 자동 기부된다”고 말했다. 순한 성분이다 보니, 영유아를 둔 엄마, 아토피 환자들에게도 인기가 높아 생산된 물량이 몇 차례씩 동나기도 했다고 한다. 올해는 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를 통해 선정된 전국 화상 환자들에게 수분크림을 무상으로 선물하는 캠페인도 시행 중이다.

이뿐 아니다. 인체조직 기증을 통한 ‘생명나눔’을 직·간접적으로 실천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옥션과 지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2012년 10월 기업 중에서는 최초로 단체 희망 서약을 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자체적으로 사내 캠페인을 통해 인체조직 기증 서약을 받는다. 그해 12월부터 2013년 2월까지 택배 상자에 ‘천사의 선물’이라는 문구를 인쇄해 후원 약정서와 구매 상품을 함께 배송하기도 했다. 왜 화상 환자에게 피부 이식이나 후원이 필요한지에 대한 안내문이었다. ‘천사의 선물’은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가 화상 환자와 골육종(희귀 뼈암) 환자 등 인체조직 기증이 필요한 저소득층 환자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다양한 기업에서 '인체조직 기증'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NH농협은 지난해 인체조직 기증 희망서약자에게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금융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 제공
다양한 기업에서 ‘인체조직 기증’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NH농협은 지난해 인체조직 기증 희망서약자에게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금융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 제공

‘인체조직 기증 서약자’를 우대하는 기업도 있다. NH농협은 인체조직 기증 희망 서약자에게 예·적금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이미 기증한 등록증을 가져올 수도 있고, 전국 1200개 지점에 희망 서약서를 배포해 그 자리에서 직접 서약에 참여할 수 있다. 롯데월드는 올해 4월부터 매달 ‘희망 나눔’ 우대 프로그램을 시작, 장기나 인체조직 기증 서약자에게 자유이용권을 50% 할인해주는 혜택을 제공한다.

지자체에서도 조례 개정을 통해 기증 희망자에게 의료시설이나 공공시설 비용을 면제하거나 감면해주고 있다. 전남 순천에서는 인체조직 기증 유가족이나 서약자에게 순천만 정원박람회 등에 무료로 들어갈 수 있는 패스를 주기도 했고, 동두천시에서는 유가족이나 기증 희망자에게 서류 발급 비용을 받지 않는다.

대국민 캠페인 활동에 힘을 보탠 기업도 있다. 지난해 다음 온라인 모금 포털 ‘희망해’에선 인체조직 기증 캠페인을 3개월간 실시한 결과, 네티즌 8721명이 “조직을 기증하겠다”는 희망 서약을 했다. 서약 네티즌 한 명당 기부금 1000원씩을 적립, 이를 인체조직을 이식받아야 하는 저소득층 환자의 후원금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네이버의 온라인 모금 포털 ‘해피빈’ 또한 2회에 걸쳐 홍보 캠페인을 진행, 3000명이 넘는 네티즌이 인체조직 기증 관련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인체조직 기증 관련 문의하려면…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는 국내 유일의 인체조직 기증 전문 홍보·교육 기관으로, 2008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다. 인체조직 기증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과 교육 활동을 비롯, 관련법이나 조례 등 인체조직 관련 법 개정 활동 또한 적극적으로 펼쳐나가고 있다.

문의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

(www.kost.or.kr, 1544-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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