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월)

[Cover Story] ‘빨리’ 대신 ‘함께’… 올해 이들이 세상을 달렸습니다

cover story 더나은미래가 만난 사람들, 그 후

올 한 해 더나은미래팀은 국내외 수많은 현장을 누볐다. ‘빨리’ 달리기보단 ‘함께’ 달리는 트랙 위에서 만난 사람들. 연말을 맞아 2013년 더나은미래가 만난 사람들, 그 후 이야기를 들어봤다.

왼쪽부터 마이크로크레딧으로 재기에 성공한 김윤상씨, 조규환 엔젤스헤이븐 전 회장, 김희정 디자인플러스 대표, 방장혁 소울수프 대표, 김현수‘들꽃청소년세상’공동대표, 쪽방촌 할머니들은 송주현(사진왼쪽)씨의 또 다른 가족이다, 장애인 수영 선수 이인국군, 골목콘서트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가수 나들(위 사진)씨. 라오스의 한남꽁 아이들이‘발론티어 KIC’를 통해 처음 접한 미술교육 현장(아래 사진).
왼쪽부터 마이크로크레딧으로 재기에 성공한 김윤상씨, 조규환 엔젤스헤이븐 전 회장, 김희정 디자인플러스 대표, 방장혁 소울수프 대표, 김현수‘들꽃청소년세상’공동대표, 쪽방촌 할머니들은 송주현(사진왼쪽)씨의 또 다른 가족이다, 장애인 수영 선수 이인국군, 골목콘서트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가수 나들(위 사진)씨. 라오스의 한남꽁 아이들이‘발론티어 KIC’를 통해 처음 접한 미술교육 현장(아래 사진).

◇커진 무대, 확산되는 가치

‘마이크로크레딧’으로 재기에 성공한 창업자로 소개됐던 김윤상(49·스시생)씨<3월 26일자 D1면>는 지난 8월, 점포 확장 공사를 통해 좌석 수를 두 배(현재 30석)까지 늘렸다. 일본 방사능 등으로 초밥 업계가 고전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꾸준한 매출 증가세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 “투자할 테니 같은 모델로 점포를 늘려보자”는 제안도 심심찮게 받고 있다. 최근에는 소자본 부부 창업자들에게 전수할 메뉴 개발에 한창이다.

탈북 청소년을 돕는 탈북자 부부, 겨레얼 대안학교의 최동현·순영옥 부부<6월 11일자 D8면>는 기사 이후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최동현 대표는 “기존 아동 수가 28명이었는데, 기사 후 입소하고 싶다는 아이들이 대거 몰렸다”며 “현재 42명의 아이가 들어와 있고, 여건상 함께 할 수 없는 대기자들도 많은 상황”이라고 했다.

장애인 수영 선수 이인국(17·안산 단원고2·9월 24일자 E1면)군에겐 낭보가 잇따랐다. 기사 게재 이후, 생애 처음으로 출전했던 국제대회인 ‘2013 쿠알라룸푸르 아시아 장애청소년 경기대회’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국제적인 선수로 거듭났고, 지난 18일에는 ‘2013 대한민국 인재상’까지 받았다. 손연재(2011 수상), 양학선(2012 수상) 등 국내를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작년 연말 ‘솔로대첩’에 맞서 ‘나눔대첩’을 기획했던 송주현(26)씨<2월 26일자 E7면>는 기사가 나간 이후 “강의 기회가 배로 늘고, 후원을 원하는 분들도 많아져 이를 나눔 운동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7월에 출간한 책(‘스물다섯 미친 나눔으로 세상을 바꾸다’)은 5000부 이상 팔렸다. 현재 청년들을 위한 ‘나눔 커뮤니티’ 개설을 준비 중이다. 올해 성탄절 역시 ‘나눔대첩’은 이어진다고 한다.

‘골목콘서트’로 골목 상권 살리기에 나섰던 그룹 ‘일기예보’의 나들(44)씨<3월 26일자 D7면>는 지난 5월, 창조예술인 협동조합 ‘캔쿱’을 설립했다. 인디 뮤지션 5명이 50만원의 조합비를 내고 참여했다. 11월에는 솔로 음반도 발표했다. 나들씨는 “지면에 소개된 이후 더 많은 분이 ‘골목콘서트’에 관심과 응원을 보내줬다”며 “잊힐 뻔했던 가수 열정에 불을 지펴준 셈”이라고 했다.

‘스펙 쌓기’가 아닌 ‘진짜 봉사’의 모습을 보여줬던 경희대 학생 자원봉사단 ‘발론티어 KIC’<5월 28일자 E8면>는 “기사 이후 내·외부의 크고 작은 변화를 경험했다”고 한다. 학교로부터의 지원 금액이 50% 늘고 일부는 장학금도 받았다. 지난 11월에는 대한민국 교육기부대상 동아리부문에서 교육부장관상을 받았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지면을 통해 대중의 힘을 확인했다. ‘예술, 사회를 바꾸다’ 지면<9월 24일자 E4면>이 나가면서 당시 진행하던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웹 등을 통해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방식)이 급물살을 탄 것이다. 10월 31일까지 ‘제2회 민들레예술문학상’ 대회의 시상금을 모금했는데, 목표 금액(1500만원)의 260%에 달하는 돈이 모였다고 한다.

◇1막은 내리고… 새 막은 올리고

지난 10월, 아산미래포럼 기획시리즈<10월 22일자 D3면>로 소개됐던 김현수 ‘들꽃청소년세상’ 공동대표는 최근 지방의 한 교도소를 방문했다. 김 대표가 운영하던 그룹홈에서 15년 전 함께 살던 아이가 성인이 돼 수감됐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 “고아에,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아이였어요. 18세가 돼 그룹홈을 나가야 했고, 어떻게든 살아보려 발버둥 치다가 다시 교도소에 가게 됐죠. 우리 품을 나간 후에도 자식처럼 돌봤다면 어땠을까요.” 지난 10월, 19년 동안 몸담았던 그룹홈을 내려놓고 새 길을 모색하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김 대표는 “그룹홈에 남아있는 혈기왕성한 아이들과 씨름하다 보면 어느새 나간 아이는 잊힌다”며 “지금껏 같이 살다 나간 200여명의 아이를 찾아내 만나보고 대책을 간구해보려 한다”고 했다.

천막에서 시작한 보육원을 한 해 예산 300억원이 넘는 대단위 종합사회복지시설로 변모시킨 조규환 엔젤스헤이븐 전(前) 회장<2월 26일자 E4면> 역시 54년 나눔 인생의 1막을 내렸다. 올해 초부터 회장직을 내려놓고 명예회장으로서 교류나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조 회장은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지난 5월 개소한 ‘역사관’은 조 회장의 ‘마지막 선물’이다. 조규환 회장은 “1959년부터 보관된 이사회 회의록을 비롯, 국내 사회복지사(史)의 보물이 모여 있다”며 “국내 복지의 발전 단계를 들여다보는 것은 이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더나은미래 지면을 통해 나눔의 서막을 올린 이들도 있다. 디자인 전문업체 ‘디자인플러스’와 ‘소울수프’가 그 주인공. 지난 6월부터 총 13회 동안 진행된 ‘청년, 기업 사회공헌을 만나다’ 시리즈를 통해서다. 김희정 디자인플러스 대표는 “최재호 현대차 차장님(사회문화팀)의 얘기를 듣고 큰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김 대표는 강연을 들은 지 일주일 후에 동네 리서치를 시작했고, 두달 만인 10월에 지역 잡지를 표방한 ‘오! 성수’의 창간 준비호를 냈다. 반응은 뜨거웠다. 김 대표의 목표는 잡지를 통해 ‘살고 싶은 동네를 만드는 것’. 방장혁 소울수프 대표 역시 ‘디자인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만 있었다. “대기업 CSR은 마케팅의 수단일 뿐이라고 여겼지만 12번의 강연을 모두 들으며 진정성을 크게 느꼈다”고 했다. 방 대표는 현재 성수동을 대안문화의 메카로 만드는 작업에 한창이다. “‘젠니클로젯’이라는 에코디자인 회사가 이곳에 사무실을 오픈했는데, 우리가 로고와 명함을 만들어줬죠. ‘더 페어 스토리’라는 예비 사회적기업도 올 예정이고요. 이런 활동들을 모아서 성수동을 좀 더 생동감 있고 밝은 곳으로 변화시켜보려고요.”

①코이카, 민관 협력 국제 개발 사업 자금 확대하기로

한국형 공적 개발원조의 현실과 문제점을 지적한 기사<2월 12일자 D1·D3면>가 나간 이후,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하 코이카)이 시민 단체에 대한 민관 협력 자금 지원을 확대하기로 결정, 발표했다.

②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붕괴 긴급지원 모금 캠페인 성공

더나은미래는 ‘아름다운가게’와 함께 지난 5월 28일부터 4차례에 걸쳐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라나플라자 붕괴 사고 현장을 둘러보고 긴급 지원 모금 캠페인을 진행했다. 7월 4일까지의 누적 모금액은 6277만원으로 초기 모금 목표액인 5000만원을 훌쩍 넘겼다. 모금을 통해 모인 돈은 의류공장 사고 피해자를 대상으로 일자리 및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기획하는데 지원됐다.

③미혼모 학습권 보장, ‘비보호 청소년’ 학력 인정 등의 제도적 기반 마련

미혼모 청소년 학습권에 대한 기사<9월 10일자 E3면> 보도 후, 교육부는 전국 시·도 교육청에 ‘학교에서 미혼모인 학생 등의 학습권을 침해할 수 있는 학교 규칙을 개정할 수 있도록 지도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따라 일선 학교에서는 임신·출산을 한 ‘학생 미혼모’에게 퇴학·전학·자퇴 권고 등의 징계를 내리도록 한 학칙을 수정해야 한다. <10월 8일자 D3면> 또한 중국, 태국 등 제3국에서 출생한 탈북자인 ‘비보호 청소년’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기사<9월 24일자 E3면> 보도 후, 비보호 청소년들의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학력심의 인정 지침’이 생겼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96조, 97조, 98조에 따르면 이전에는 북한이탈 주민에 대해서만 학력 심의 규정이 적용됐으나, 시행령 개정(10월 30일) 후에는 비보호 청소년도 포함되도록 했다.

④장애인 연계 고용 관련 규정 변경 이끌어냈다

지난 10월 14일, ‘장애인 연계 고용 제도’ 관련 고시가 개정돼 기업들이 장애인고용부담금을 감면받는 한도가 전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 이에 더나은미래는 ‘장애인 연계고용 제도’에 대한 기사<11월 28일자 D5면>를 보도했다. 한편 장애인고용공단은 지난 12월, 발달장애인 70명을 고용하는 표준사업장 베어베터에게 ‘연계 고용을 방해했던 ‘도급’ 관련 규정을 변경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베어베터는 생산하는 커피, 쿠키 등을 베어베터만의 고유한 상품으로 인정받게 됐고(도급 인정), 장애인 연계고용 범위가 확대되는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⑤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긴급 구호 자금 배분 대상, 외국 단체에서 한국 NGO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모금회)의 필리핀 타클로반 긴급구호 지원 뒷이야기를 다룬 본지 기사<12월 10일 D3면> 보도 후, 모금회의 배분 기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WFP(세계식량계획)와 IOM(국제이주기구) 등 외국 단체에만 1차 자금을 지원했던 모금회는 “2차 자금을 국내 국제 구호단체에게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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