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21일(수)

“언어재활 대상자들의 일상과 사회 복귀를 꿈꿉니다”

[인터뷰] 윤슬기 언어발전소 대표

윤슬기 언어발전소 대표는 “언어 영역에 있어서는 보호자 분들이 걱정하지 않고 맡길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했다. /언어발전소 제공

“국내 19세 이상 성인 뇌졸중 환자가 70만명 정도예요. 이 가운데 60%가 의사소통에 불편함이 있다고 해요. 성인의 언어장애는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이고, 사회적 손실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적절한 언어치료가 필요해요. 그런데 국내 언어치료는 아동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죠. 언어발전소는 성인 언어치료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전통적인 대면치료 방식이 아닌 비대면으로 전환해 뇌손상으로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는 대상자와 성인 전문 언어재활사를 원격으로 연결합니다.”

윤슬기 대표가 이끄는 언어발전소는 1대1 원격 언어재활 플랫폼을 운영하는 소셜벤처다. 언어발전소가 주목한 문제점은 국내 언어치료기관이 아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국내 언어치료기관의 90% 이상이 아동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점차 증가하는 성인 언어치료의 수요를 뒷받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는 성인 전문 언어재활사의 부족으로 이어진다. 아동 대상 언어치료기관이 대부분이어서 성인 전문 언어재활사가 양성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높은 치료비용도 언어치료에 대한 성인 대상자의 접근성을 떨어뜨린다.

윤 대표는 “누구에게나 뇌졸중이 올 수 있지만 개인의 소득수준, 직업, 나이 등에 따라 재활의 빈도나 강도가 천차만별”이라며 “언어재활사가 상주하는 병원은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물리적인 제약으로 연속적인 언어치료를 받기 어려운 분들도 계시다”고 설명했다. 이에 언어발전소는 성인 언어재활 대상자들이 합리적인 비용으로 꾸준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원격 언어재활을 진행하고 있다.

“법인 설립 이후 1년 반 동안 집중적으로 치료해 보았더니 효과가 대면치료에 비해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는 게 검증됐어요. 사실상 대상자 분들에게는 발병 후 골든 타임 기간에 얼마나 자주, 얼마나 강도 높게 치료를 받는 지가 중요한 부분이었던 거죠. 대면·비대면 여부는 문제가 아니었어요.”

1대1 화상 언어치료는 화상 언어치료와의 적합성을 판단하기 위한 상담, 정확한 진단을 위한 언어검사,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수업, 그리고 복습 순으로 진행된다. 복습 단계에서는 수업 영상을 대상자에게 공유함으로써 반복적인 연습이 이루어지도록 돕는다. 일정 수업 횟수가 쌓인 대상자는 진전검사를 진행해 초기 검사결과와 비교하고 이후의 치료 목표를 조정한다.

“처음에는 환자 가족들이 노트북을 세팅하는 것부터 재활 치료를 위한 화상프로그램을 켜기까지 모든 수업 준비를 대신해줬어요. 하지만 1년 동안 이 과정들이 매일 반복되면서 환자가 플랫폼에 접속, 로그인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죠. 어느 순간 본인의 노트북을 갖게 되는 거예요. 아프고 나서는 혼자서 못하셨던 분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많아지면서 자기효능감을 느끼게 되는 거죠.”

언어발전소 탄생에는 성인 언어치료 현실에 대한 윤사라 이사의 고민이 있었다. 윤슬기 대표의 동생인 윤사라 이사는 종합병원 재활의학과 언어재활사로 재직하면서 뇌졸중 후유증으로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가진 성인들과 일상적으로 마주했다. “동생으로부터 꾸준한 언어연습이 필요한데도 현실적으로 훈련을 받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는 이야길 들었어요. 그렇게 여러 번 이야기를 나누다 이것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문제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함께 창업하게 됐죠.”

언어발전소의 궁극적인 목표는 언어재활 대상자들의 일상생활과 사회생활로의 복귀이다. 이를 위해 2020년 2월 법인 설립 이후 현재까지 약 4000회의 상담과 치료를 진행했다. 재활병원 2개에서 진행한 상담치료와 맞먹는 수치다. 윤 대표는 “오프라인으로 병원을 세우지 않고도 화상 언어치료를 통해 병원 2개의 역할을 한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 10배 이상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며 “언어발전소의 임팩트가 훨씬 커질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치료의 내실을 공고히 하기 위해 플랫폼 고도화, 자가훈련 툴 개발 등을 진행 중이다.

“언어발전소 플랫폼을 통해서 재활을 시작하신 분이 재활을 끝내고 사회에 복귀하시기까지 그 의사소통 여정을 설계해 드리고 싶어요. 이를 위해 플랫폼에 누적된 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뇌 손상 부위에 따라 언어치료 횟수, 강도, 커리큘럼을 달리해 단기간에 많은 진전을 보일 수 있는 데이터를 만들어 나가고 있어요. 이를 통해 최적의 재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언어재활 대상자들의 사회 복귀를 돕고 싶습니다.”

서승연 청년기자(청세담1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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