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화)

“기업 사회공헌, 발전하고 있지만 보여주기式도 많아”

‘SK 사회적기업’ ‘교보 다솜이’는 사회문제 해결하고 지속성 갖춘 우수 프로그램 꼽혔는데…
전문가 기업 사회공헌 인식조사

SK 사회적기업, 유한킴벌리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삼성 드림클래스, 교보 다솜이, 현대자동차 기프트카…. 국내 사회공헌 전문가 100명이 꼽은, 1~5위 우수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전문가들은 우수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요건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실제로 기여하는 것'(72.7%)과 ‘지속성'(66.7%)을 꼽았다. SK 사회적기업(22%), 삼성 드림클래스(8%), 현대자동차 기프트카(7%)는 모두 ‘사회 양극화 해소’라는 목표로 각 기업이 핵심적으로 추진한 사업들이다. SK는 2005년부터 ‘행복도시락’ 사회적기업을 만들어 지금까지 전국 29개소에서 380명을 고용했고, 2011년에는 그룹 내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업체(MRO사업)인 ‘행복나래’를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했다. 삼성의 드림클래스는 저소득층 중학생을 대상으로 방과 후에 영어, 수학 등 주요 교과목에 대한 학습을 무료로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강사로 참여하는 대학생에게는 활동비를 지급해 등록금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0년부터 ‘기프트카 캠페인’을 열어 저소득층 창업에 필요한 차량을 지원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꼽은 지속적인 사회공헌의 대표사례는 유한킴벌리의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로 올해 29주년을 맞았다. 저소득층 환자에게 무료 간병 서비스를 제공하는 ‘교보 다솜이’도 11년째 진행 중이다. 그 외 전문가들은 우수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요건으로 ‘업의 특성에 부합'(35.4%) ‘실행파트너 역량 강화 기여'(10.1%) ‘타기업과의 차별화'(9.1%) ‘외부 커뮤니케이션 원활'(3%) 등을 꼽았다. 플랜엠 김기룡 대표는 “SK의 사회적기업 지원 사업과 ‘우리강산 푸르게푸르게’를 제외하면 10명 이상이 공통적으로 응답한 대표 프로그램이 없었다”며 “많은 기업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나 특정 프로그램을 각인시키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회문제 해결’과 ‘지속성’, 우수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키워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평가 부문에서 전문가들의 긍정적 응답(60%)이 일반인의 긍정률(31%)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최근 몇 년간 사회공헌 활동 수준 변화에 대해서도 ‘매우 좋아졌다'(8%) ‘다소 좋아졌다'(59%) 등의 응답도 67%에 달했다. 긍정적 평가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업에 필수적 요소로 인식'(19.4%), ‘프로그램 다양화'(14.9%) 등으로 답했다. 반면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로는 ‘경기침체로 위축됐다'(20%) ‘기업 이익이나 비리 등에 비해 불충분하다'(20%) ‘사회공헌에 대한 인식 부족'(20%) 등을 꼽았다.

‘기업 사회공헌에 대해 일반인들이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전문가들은 ‘단편적이다'(34.1%) ‘기업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23.5%) ‘질적 부족'(11.8%) 등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기업들이 2~3년 프로그램을 운영한 뒤 성과가 나지 않는다고 평가해 종료하는 단편적인 모습이 부정적 인식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 기타로는 “보여주기식 활동이나 기업 총수들의 잦은 비리연루” 혹은 “생산활동 자체의 윤리성이 확보되지 않아 면피성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등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기업 사회공헌 프로그램 운영 방식에 대해서 ‘NPO에 기부하여 공동 운영'(45%) ‘기업은 예산 집행, NPO는 사업 실행'(35%)이 바람직하다고 응답해 ‘파트너십’을 중요하게 평가했다. 향후 사회공헌 활동에서 집중해야 할 영역은 저소득층 경제적 지원(48%), 교육 불평등 해소(45%), 장애인·여성·다문화 등 소수자 인권보호(43%) 순으로 고르게 나타났다.

미상_그래픽_기업사회공헌_전문가기업사회공헌인식조사_2013

◇’문화예술’과 ‘복지’ 결합된 사회공헌 프로그램 필요해

정부의 문화융성 정책이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을 묻는 항목에서, 전문가의 45%가 ‘창의인재 육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답했다. ‘소외계층 정서 지원'(38%) ‘창조산업 활성화'(36%)가 뒤를 이었다. 최근 문화예술 사회공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이유로는 ‘문화예술의 높은 사회적 효용'(42%)과 ‘대중의 관심 증가'(38%)가 반영된 결과로 인식했다.

문화예술 사회공헌의 필요성에 대해 전문가들의 98%가 ‘필요하다'(72%) 혹은 ‘반드시 필요하다'(26%)로 응답했다. 분야별 필요성을 10점 만점으로 평가한 결과, 소외계층 문화예술 지원(7.8점), 소외계층 관람 및 향유 지원(7.2점) 등이 높은 점수를 얻어 문화예술과 복지가 결합된 지원을 강조했다.

문화예술 사회공헌 활성화의 장애요인으로는 ‘우선순위가 낮아 예산 편성이 어렵다'(36%) ‘전문성 부족으로 기획이 어렵다'(18%) ‘기업 내부의 관심 부족'(15%) ‘문화예술 기부금 집행과정의 투명성 부족'(10%) 등이 꼽혔다. 한편 문화예술 사회공헌의 효과에 대해서는 ‘기업 홍보 및 명성 제고'(34%) ‘조직만족도 및 기업문화 향상'(31%) 등의 응답이 많았다. 이번 설문조사 분석을 진행한 플랜엠의 김기룡 대표는 “문화예술 사회공헌은 홍보 효과 외에 조직만족도 등 기업 내부로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높은 편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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