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금)

“기업 사회공헌 평가 제대로 해야 경제 정책 바로 세울 수 있어”

이종천 한국기업공헌평가원 이사장

이종천 한국기업공헌평가원 이사장
이종천 한국기업공헌평가원 이사장

애플이 조세피난처를 이용해 10조원을 탈세했다는 의혹에 대한 미국의 찬반양론이 팽팽하다. 상황은 우리나라도 비슷하다. ‘국가’는 재정이 쪼그라드는 데 반해 초다국적 ‘기업’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면서, 기업과 국가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회계학회장을 역임한 이종천 한국기업공헌평가원 이사장(숭실대 경영학과 교수·사진)이 주목하는 지점은 이 대목이다. ‘기업의 국가·사회 공헌도’를 정확히 평가해야, 효과적인 경제 정책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각 대학의 회계학과 교수 7명이 함께 뭉쳐 3개월에 걸쳐 1800개에 달하는 기업의 공시 회계 자료를 분석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이뤄지는 평가 작업이다. ‘더나은미래’와 한국기업공헌평가원, 한국공인회계사회는 6월 13일, 이번 연구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콘퍼런스에 앞서 이번 작업을 주도한 이종천 교수를 만나 그 취지와 의미를 물었다.

―기업의 국가·사회 공헌도를 어떻게 평가했는가.

“회계는 용어가 어렵다. 매출이란 게 뭔가. 기업이 물건과 서비스를 만들면 시장이 그것을 산 것이다. 그 가치를 인정한 셈이다. 이를 ‘가치창출’이라는 용어로 바꿨다. 수출은 외화를 벌어들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대외 의존형 경제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 두 가지를 첫번째 부문 ‘가치창출과 외화가득’으로 분류했다. 2부문은 총급여와 법인세를 통해 ‘국민소득과 국가재정’에 얼마나 공헌했느냐를 봤다. 급여란 국민이 기업 활동에 참여하여 받게 되는 소득이요, 법인세는 국가 재정의 핵심 요소이고 그 원천은 기업이다. 3부문은 경제 정책의 궁극적 목표가 되는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업의 공헌을 평가하는 것으로, 고용인원 수로 살펴봤다. 4부문은 ‘국가 경쟁력 제고’에 대한 기업의 공헌을 살펴보는 것으로 국제특허건수, 연구개발투자 및 유형자산 투자액이 주요한 평가요소이다. 마지막으로 5부문인 ‘사회·환경기여’는 기부금 및 CO2 절감으로 평가했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 달라진 평가방법은 뭔가.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간 공시된 회계자료를 토대로, 증권거래소·코스닥 등록기업 1800개 정도를 모두 분석했다. 개별 기업 단위로 평가하는 동시에 30개 주요 산업 부문별로 국가·사회 공헌도도 평가했다. 11년간 산업별 국가·사회 공헌도 추이에 대한 분석은 산업 정책에 유익한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일반인 및 전문가 여론조사를 통해 기업의 국가·사회 공헌을 평가하는 5개 부문의 중요도를 파악하여 이를 분석에 적용하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우리나라 국민이 기업에 대해 일자리 창출을 더 원하는지, 수출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걸 더 중시하는지를 안다면, 국민이 원하는 기업의 국가·사회 공헌도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자료를 통해 어떤 시사점을 얻을 수 있는가.

“기업이 국가와 사회에 더 크게 공헌하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정부와 기업·국민이 제대로 알아야 한다. 막연히 기업을 비난만 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청년 실업과 일자리 창출이 핵심 경제 정책이라면, 매출 1억 명당 일자리(고용 인원) 상위권 산업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이들에게 국내 공장 설립 유인 정책을 써야 한다. 기업의 세제 혜택이나 법인세 감면 등도 일자리 창출 기업 데이터를 토대로 세워져야 한다. 또한 이 분석 자료를 통해 기업에 대한 편견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사회 공헌이 별로 없는 기업이라면, 구조 조정을 할 때 정부 재정을 투입해 살려야 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닌가. 반면 대기업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공헌하는지를 정확히 알면, 이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국가 경제가 어느 정도 어려울지 판단할 수 있다.”

2013 한국기업 국가·사회공헌도 콘퍼런스

일시: 2013년 6월 13일(목) 13:30~16:30

장소: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

대상: 기업 CSR·IR·전략기획 담당자,

정부 정책 담당자 및 관계자

주최: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한국기업공헌평가원, 한국공인회계사회

문의: 콘퍼런스 사무국(02-725-5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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