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9일(목)

[희망 허브]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이제 선택 아닌 필수

더나은미래 콘퍼런스 해외 참석자 5인의 지상강의
국내…現 정부 출범 이후 경제 민주화·동반 성장 상생 경영 등 강조하지만
이미 해외에 뒤처진 상태
해외…지속 가능성, 기회로 전환 스마트 비즈니스 ‘한걸음’
위기관리·신뢰구축으로 CSR의 사회적 인식 개선 향후 기업 DNA로 작용
CSR 촉진의 전략 설정…경제 성장 포괄적 투자

“이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은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10일(수) 서울 중구 밀레니엄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리는 ‘더나은미래’ 콘퍼런스 참석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현 정부 출범 전후로 국내에선 경제 민주화, 동반 성장, 상생 경영 등이 강조되면서 CSR이 강조됐지만, 이미 해외에선 이런 흐름이 생겨난 지 오래다. CSR에 대한 해외 트렌드를 읽어보기 위해, 이번 콘퍼런스 참석자들의 목소리를 지면에 미리 담았다. 편집자 주


미상_사진_CSR_더나은미래콘퍼런스참석자들_2013◇토비 웹(Tobby Web) 영국 에시컬 코퍼레이션 창립자 겸 회장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보이지 않는 비즈니스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지속 가능성이다.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는 전략 없이 불가능하다. 글로벌 기업인 ‘유니레버(Unilever)’와 ‘지멘스(Sie mens)’는 CSR과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잘 연계한 모범 사례다. 유니레버는 지난 10년간 ‘5억명에게 안전한 물 제공’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50% 감소’ 같은 것들을 목표로 삼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진해왔다. ‘녹색 비즈니스 전략’을 채택했던 지멘스는 2011년 매출의 41%(약 51조원)가 환경 관련 분야 매출이다.

지속 가능한 CSR이 어떻게 기업 비즈니스를 개선할까.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제품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이다. 세계적인 선도 기업들은 지속 가능성을 기회로 만든다. 세계 인구 증가는 자원 감소를 의미하고, 이는 혁신의 가치를 높인다. 성공적인 기업들은 CSR이 시스템 변화라는 것을 알고있다. CSR과 지속 가능성이 더 스마트한 비즈니스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CSR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윤리와 지배 구조가 바로 서야 한다. 윤리는 기업 리더로부터 시작된다. 기업 리더들이 모범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기업 지배 구조는 규정을 준수하는 데서 시작된다. 규정 준수는 투명성을 의미하며, 투명성은 신뢰를 말한다. 기관투자가들도 기업 지배 구조를 유심히 살펴 주식 평가에 반영한다. 기업 윤리와 지배 구조를 CSR과 연계하기 위해서는 일상 업무에 이를 반영해,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 직원 참여는 혁신과 아이디어를 창출한다. NGO와의 협력 관계는 경험, 신뢰성을 제공한다. 지역사회는 힘과 영향력을 높인다. 참여를 기반으로 기업 내 혁신이 이뤄지는 것이다.”

◇샘 리(Sam Lee) InnoCSR 설립자

과거 중국 CSR의 목표가 단순히 위기 대응이었다면 현재는 위기 관리 및 신뢰 구축 프로세스로 발전했으며 미래에는 기업의 DNA로서 작용하리라 예상된다. 중국 정부의 12차 5개년 계획안을 살펴보면 CSR과 관계된 내용이 많다. 향후 5년 동안 CSR이 더욱 강조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중국 내 글로벌 기업의 CSR 사례로는 ‘암웨이(Amway)’의 아동, 건강 분야 임직원 참여 프로젝트, ‘피앤지(P&G)’의 여성, 교육 분야 활동이 대표적이며, 중국삼성, 현대자동차, 만도 등의 한국 기업도 다채로운 CSR 활동을 펼치고 있다.

CSR은 글로벌 기업이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비즈니스 전략이다. 전략적인 CSR은 성공적인 현지화뿐만 아니라 정부 관계, PR, 브랜딩, 협력 업체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중국은 고속 성장을 거치는 동안 많은 사회문제를 남겼으며, 이는 역으로 CSR의 기회가 되고 있다.

◇제리 베르나스(Jerry Vernass) 아세안 CSR네트워크 연구위원

지난 2009년 아세안(ASEAN) 10개국 정상은 2015년까지 아세안 커뮤니티를 구축한다는 선언문에 서명했다. 정치 안보와 경제·사회·문화 측면이 반영된 전략적 청사진으로, 더 통합된 아세안 지역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국제 교류 기회가 증가한다는 장점과 좀 더 경쟁적인 비즈니스 환경이 생긴다는 단점이 동시에 생기는 것이다. 통합 아세안 커뮤니티 구성의 핵심은 ‘포괄적이고 지속 가능한 사회경제적 성장’이다. CSR 촉진이 핵심 전략으로 설정돼 있다. 이에 따라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비즈니스 관행에 대한 인식 제고, CSR에 대한 공공 정책 모델 개발, 국제적인 CSR 프레임워크(ISO 26000) 채택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 외에도 중소기업 성장을 위한 공정한 운영 환경, 소비자 권리 보호, 저개발 국가의 글로벌 공급망 연계 등 CSR 관련 원칙이 무수히 언급되어 있다.

◇플로리안 베라넥(Florian Beranek)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 CSR 베트남 총괄

미상_사진_CSR_마이크_2013베트남의 경제 발전은 섬유, 신발, 농업 등 노동집약적 산업의 수출 증가로 이뤄졌다.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풍부한 노동력으로 낮아진 인건비였다. 하지만 과거 몇 년 사이 소비자의 기대치와 국제 수요가 변했다. 환경 영향이나 근무 조건에 관심이 증가했다. 노동 환경과 관련된 엄격한 잣대로 해당 분야에서 많은 개선이 이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관행이 기업 경영에 통합되거나 유지되지는 못했다. 대다수 기업에 CSR은 여전히 기회가 아닌 부담으로 작용하며, 기업 핵심 프로세스에서도 벗어나 있었다. 여전히 ‘대기업 전용’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지금 베트남에서 진행되고 있는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베트남상공회의소(VCCI)’ 프로젝트(EU에서 자금 제공) 등과 같은 프로그램의 목표이자 당면 과제는 ISO 26000을 바탕으로 CSR 활동을 확대하는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ISO 26000의 통합적인 접근법은 베트남 대중이 CSR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했다. 그 한 예가 ’24 CSR 캘린더 포럼’에 기업, 협회, 정부 대표자 등 2200여명이 참가해 열띤 토론을 펼친 것이다.

◇얀티 트리와디안티니(Yanti Triwadiantini) 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링크(IBL) 대표

2000년만 해도, 인도네시아에서 CSR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았다. 하지만 2007년부터 CSR이 규정화되고, 회사법에도 반영되는 등 중요성이 높아졌다. 2011년부터는 기업 생존 방식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인도네시아의 다국적기업, 공기업, 민간 기업들은 CSR을 기업 경영의 일부분으로 반영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다국적기업은 지속 가능성을, 공기업은 지역사회 지원을, 민간 기업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요시했다.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CSR은 다양하게 정의된다. 기업이 어떤 CSR 활동을 하는가는 그 기업이 속한 업계에 따라 달라진다. 자동차 기업들은 공급 업체와 협력하고, 환경 친화적인 업무 수행 등 공급망 관리에 집중한다. 광산업체들은 환경 보호, 재건, 지역사회 발전 등에 참여한다. 주인도네시아 한국 대사관에서도 인도네시아에서 사업하는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CSR 세미나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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