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9일(목)

“CSR에도 국제 표준 도입… 세계 1만개 단체가 ISO 26000 지침 적용”

CSR 전문가 한스 크뢰더
개별기업 CSR 평가는 좋은 정책·전략보다 “어떻게 실행하나”에 달려
亞, 국제표준 도입 저조, 유럽은 정부가 나서 독려

미상_사진_CSR_한스크뢰더_2013한스 크뢰더(Hans Kröder·사진)씨는 사회적 책임의 국제표준인 ISO 26000 제작 과정에 실제 참여했던 저명한 CSR 전문가다. 그는 ISO 26000 기초 작업을 맡은 국제 태스크포스 위원 26명 중 한 명이다. 그는 오는 4월 10일 ‘더나은미래’가 주최하는 콘퍼런스에 참석, 국내 기업의 CSR 활동이 ISO 26000 원칙을 충족하는지에 대한 평가 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방한을 앞둔 그와 이메일 인터뷰했다.

―ISO 26000을 만든 이유는 무엇이며 현재 각 기업의 ISO 26000 적용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나.

“CSR에 대한 국제표준을 만든 이유는 ‘한 가지 언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환경, 인권, 복지 등을 위해 서로 협력해야 했다. 준비 기간 4년(2001~2004)과 개발 기간 6년(2005~2010)을 거쳤다. 현재 세계적으로 1만개가 넘는 단체가 ISO 26000 지침을 사용한다.”

―나라마다 사정도 다르고 규모도 다른 개별 기업에서 이런 표준 적용이 가능한가.

“ISO 26000은 CSR에 관한 중요한 유일한 국가 간 협정이자 국제표준이다. ISO 26000은 유엔글로벌콤팩트(UN Global Compact), 국제노동기구(ILO), OECD 가이드라인 등과 연결된다. 이 기구들은 글로벌 기업에 매우 중요하다. 소규모 기업에는 ISO 26000의 단순 버전이 필요하다. 나는 네덜란드에서 이런 핸드북을 만들었는데, 소기업에 많은 도움이 됐다.”

―아시아와 한국 기업은 ISO 26000 채택률이 저조하다. 유럽 기업은 어떤가.

“프랑스, 스웨덴, 네덜란드가 앞서 나가고 있다. ISO 26000으로 기업의 CSR 정책을 강화한 기업으로는 프랑스의 에어프랑스와 카르푸, 스웨덴의 아틀라스 콥코(Atlas Copco) 등이 대표적이다.”

―기업의 CSR이 각 기업의 특성별로 매우 다양하다. 이를 어떻게 평가하나.

“개별 기업의 평가 핵심은 ‘CSR을 핵심 사업에 적용하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좋은 정책이나 전략보다 더 중요한 CSR을 어떻게 실행하는지다. 둘째는 종업원, 소비자, 하도급업체, 주주 등 이해관계자와 어떻게 결합돼있는지를 본다. 기업은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원재료 공급자, 유통업자, 최종 소비자 등과 항상 소통한다. ISO 26000은 제품 생산과 직접 맞닿아있는 이해관계자들뿐 아니라 그 밖의 이해관계자들, 즉 지역사회나 정부·지자체, NGO 등에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많은 기업이 ISO 26000의 일부나 전체를 따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역할은 무엇일까.

“EU는 CSR 정책에 ISO 26000을 포함해왔다. 네덜란드 정부는 산업계를 독려하고 국가 표준 기구를 지원한다. 앞으로 많은 정부는 보조를 받는 기업에 ISO 26000에 따른 통합 CSR 보고서 제출을 요구할 것이다. 정부에서 법이나 규제에 ISO 26000을 포함할지는 미지수다.”

―CEO에게 CSR이 비용이 아닌 투자라는 걸 어떻게 확신시킬 수 있나.

“네덜란드의 유니레버나 정밀 화학 전문 업체 DSM 등 혁신적인 회사들은 CSR과 성장이 함께 이뤄진다. CSR은 소비자와 소통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내고, 종업원이나 지역사회와 소통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등 사회적 이익을 내고, 재활용을 통해 제품 생산비를 절약하는 등 환경적 이익을 낸다.”

―ISO 26000 지침에 따른 CSR 평가는 얼마나 중요하다고 보는가.

“다우존스 지속가능지수(DJSI)의 한 부문에서 1등을 한 기업이 환경이나 사회에 해를 끼치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ISO 26000도 완벽할 순 없지만, 적어도 기업의 CSR에 관한 통합적인 측정이 가능하다. 2012년에 120개 나라에서 ‘ISO 26000에 따른 자체 평가’ 방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네덜란드는 2년 반 전부터 이 평가 방법을 개발해왔고, 50개 기업에서 자체 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와 스웨덴은 네덜란드와 협력, 국제적으로 ‘ISO 26000에 근거한 CSR 자체 평가’를 실시할 수 있도록 제안서를 제출할 것이다.”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

제261호 2024.3.19.

저출생은 '우리 아이가 행복하지 않다'는 마지막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