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2일(토)

더 나은 미래 위해, 기자가 해봤다 … 미세 플라스틱 줄이는 세탁용품 사용기

세탁 중 합성섬유 옷에서 나오는 미세 플라스틱 섬유를 잡아내는 세탁 공 ‘코라 볼(Cora ball)’. 바닷속 작은 물질을 걸러내는 산호초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디자인이다. ⓒ한승희 기자

올해 환경 분야의 화두 중 하나는미세 플라스틱이었다. 각종 환경과학 분야 학회지에 발표된 해양 동식물 체내에 미세 플라스틱 축적’ ‘전 세계 바다 소금의 90%에서 미세 플라스틱 검출등의 연구 결과는 전 세계에서 화제가 됐다. 스티로폼, 페트병, 비닐 등 바다로 흘러든 플라스틱 쓰레기가 잘게 부서져 미세 플라스틱이 된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 최근에는 세탁기가 미세 플라스틱을 만들어내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각종 합성섬유가 세탁 과정에서 조각나 미세 플라스틱이 되고, 이 조각들이 배수구를 타고 내려가 바다로 흘러간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일상 곳곳에 합성섬유가 널렸다는 것이다. 100% 면으로 된 줄 알았던 셔츠에는 폴리에스터가, 데님 생지인 줄 알았던 청바지에는 스판덱스가 섞여 있다. 비닐봉지 대신 사용하는 장바구니는 100% 나일론이다. 환경을 위한다면 이런 것들을 죄다 버리고 순천연섬유 제품들만 사용해야 하는 걸까. 웬만하면 옷을 빨지 말아야 하는 걸까. 고민하던 기자에게신기한 물건이 포착됐다. 바로 미세 플라스틱 배출량을 줄여주는 세탁용품이다. 한국에서는 구할 수 없는 제품이라 해외 직구로 직접 사용해봤다.

◇미세 플라스틱 섬유 잡는 세탁 공코라 볼써 보니

기자가 인터넷으로 구매한 제품은 코라 볼(Cora ball)’이다. 뉴저지 바닷가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대학에서 해양 고고학을 전공한 미국 여성이 개발한 제품이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세탁 중 옷에서 나오는 미세 플라스틱 섬유를 잡아내는 세탁 공(laundry ball)’이라는 소개 글이 적혀 있었다.

사진으로 보니 부드러운 플라스틱 재질(100% 재활용 플라스틱이라고 한다)에 표면이 동그랗고 작은 고리들로 덮여 있어 반려동물 장난감처럼 보였다. 바닷속 작은 물질들을 걸러내는 산호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했다는 설명을 읽고 나니 산호초 모양을 닮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제품 하나 가격은 29.99달러( 34000). 주문하려면 이에 맞먹는 배송비(25.68달러)를 내야 했지만, 과감히 구매 버튼을 눌렀다. 일주일 뒤 종이테이프로 마감된 작은 종이 상자가 배달됐다. 상자를 여니 아무 포장 옷 입지 않은 코라 볼 하나와 사용법이 적힌 작은 종이 카드가 들어 있었다.

사용법은 어렵지 않았다. 세탁기에 세탁물과 함께 코라 볼을 넣기만 하면 됐다. 인터넷에서 배운 미세 섬유 배출 줄이는 세탁법을 떠올리며 물 온도는 낮게, 세탁 시간은 되도록 짧게 설정했다. 세제는 미세 플라스틱이 포함되지 않은 친환경 세제를 사용했다. 작동 버튼을 누르자 옷가지들과 함께 코라 볼이 열심히 구르기 시작했다. 이렇게 옷가지와 뒹굴면서 배출되는 미세 섬유들을 고리들로 잡아내는 것이 코라 볼의 원리다.

한 시간 남짓 지나 세탁이 끝났다. 세탁물 속에서 코라 볼을 조심스레 끄집어내 살펴보니 실 두어 가닥이 걸려 있었다. 코라 볼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실오라기에 미세 플라스틱 섬유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을 터였다. 물론 미세 플라스틱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었다. ‘3회의 세탁 실험 결과 코라 볼이 걸러낸 보풀 뭉치에서 가지각색의 미세 섬유가 발견됐다는 홈페이지 설명을 믿는 수밖에.

세탁 망형태의 제품도 있지만 한국에선 구매 어려워

사용한 코라 볼을 청소하는 방법도 간단했다. 홈페이지에는 헤어 브러시 청소하듯눈에 보이는 실이나 보풀 뭉치를 손으로 끄집어내면 된다고 나와 있었다. 설명대로 코라 볼에 붙은 실오라기들을 조심스럽게 떼어내 쓰레기통에 버렸다. 데뷔전을 마친 코라 볼은 조만간 폴리에스터 담요를 빨 때 요긴하게 사용될 것이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코라 볼 말고도 미세 플라스틱의 배출량을 줄이는 세탁 망을 판매하는 곳도 있었다.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려 나선 두 독일 청년이 고안한구피프렌드(Guppyfriend)’라는 제품이다. 특허받은 특수 망으로 만들어져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섬유 조각도 걸러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친환경 스포츠 브랜드파타고니아는 이 제품의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지난 2016년 구피프렌드에 10만유로( 13000만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현재 파타고니아인터내셔널 온라인 몰에서 이 제품이 판매되고 있지만, 배송 가능 지역 30곳 중 한국은 없었다. 파타고니아코리아 측에 문의한 결과추후 한국 소비자들에게도 해당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한승희 더나은미래 기자 hee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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