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토)

카메라 든 청소년 “학폭·은따 없는 안전한 사회 꿈꿔요”

SK브로드밴드 ‘블로썸 청소년 영상단’

지난 13일 ‘블로썸 청소년 영상단’ 프로그램에 참가한 ‘덩-쿵’팀 학생들이 강성묵 경찰청 피해자보호담당관(맨 왼쪽), 정은주 서울금천경찰서 피해자보호담당관(오른쪽에서 두 번째), 대학생 멘토 장하영(왼쪽에서 두 번째)씨와 영상 기획안을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최항석 C영상미디어 객원기자

함께 밥 먹고 이야기를 하고~ 평범한 것 하나씩 용기 내서 시작해보자~ 쉽지 않단 걸 알고 있지만~ 내가 옆에서 도와줄게 함께 가자~”

지난 13일 서울 금천경찰서 2층 소회의실.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영상 제작 프로젝트팀의 최유경(19)양이은따당하는 친구를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노래했다. 멜로디와 가사 모두 최양이 팀 리더인 송송이(19)양과 함께 지은 것이다. 한창 준비 중인 뮤직 드라마에 삽입하기 위해서다.

은 지난 5월부터 ‘B’lossom(블로썸) 청소년 영상단프로그램에 참여해 스토킹, 은따를 주제로 삼은 짧은 영상을 제작해왔다. 송양은 “은따를 당하는 친구의 마음이 어떨지 생각하며 가사를 다듬고 있는데, 막히는 부분이 많다며 작게 한숨 쉬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정은주 서울금천경찰서 피해자보호담당관은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을 보면 2차 피해가 두려워서 피해 사실을 부모님, 선생님께도 말할 수 없고 경찰에 신고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불안감을 가사에 담는 것도 좋겠다고 조언했다.

살기 좋은 지역사회 만들기를 목표로 올해 처음 창단된 블로썸 청소년 영상단은 ‘SK브로드밴드가 기획하고 직접 파트너를 모아 추진하는 사업이다. 현재 경찰청과 연세대학교가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서울과 인천 지역 중·고등학생 600여명으로 꾸려진 74개 팀이 지역사회 안전’ ‘범죄 피해자 보호등을 주제로 영상을 만들고 있다. 연세대·인하대 학생 30여명이 멘토로 참여해 영상 기획, 편집, 촬영을 돕는다. 경찰도 발벗고 나섰다. 서울과 인천 지역 담당 25곳 경찰서의 피해자보호담당관들은 영상단 학생들에게 범죄 사례를 제공하고 경찰 업무에 관한 학생들의 질문에 답해주고 있다. SK브로드밴드 측은 “재치 있고 참신한 청소년들의 영상 작품으로 지역사회 안전, 범죄 피해자의 고통과 같은 심각한 사회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내고자 청소년 영상단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상단 학생들은 지난 8월 첫 번째 작품을 끝냈고 이달 말까지 두 번째 작품을 완성할 예정이다.

영상단이 카메라에 담는 것은 주로 일상 속 위기 상황과 폭력 현장에 놓인 사람들이다. 정체불명의 침입자 때문에 공포에 떠는 자취생, 어두운 골목길에서 봉변을 당할 뻔한 여학생, ‘몰카사진으로 사이버 폭력을 당하는 피해자, 학교폭력 가해 학생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자 좌절하는 피해 학생 등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진지한 드라마로, 혹은 유머 있는 상황극으로 연출했다.

범죄 사건이 알려지고 나서 피해자가 겪는 2차 피해도 학생들의 관심 소재다. ‘팀도 뮤직 드라마를 완성하고 나면 범죄 사건 보도에서 피해자의 신분이 노출되는 문제를 지적하는 영상을 제작할 계획이다. 송양은 “2차 피해를 예방하려면 피해자 신분이 철저히 보호되어야 하는데 TV 뉴스를 보다 보면 간혹 피해자 실명과 소속이 그대로 나오더라면서 “이 문제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드라마 형식으로 영상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강성묵 경찰청 피해자보호담당관은 “피해자 신분 노출 문제는 경찰도 심각하게 고민하는 과제라며 “블로썸 청소년 영상단의 작품이 피해자의 보호받을 권리를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개월 동안 영상단이 만든 150여개 영상은 다음 달 본선과 예선 심사를 거치게 된다. 우수작으로 꼽힌 영상들은 올해 말 SK브로드밴드의 IPTV 서비스 B tv와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옥수수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승희 더나은미래 기자 hee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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