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토)

[사회공헌 특집] 음악·공연 어우러진 명사 강연 수익금은 청각장애인에 보청기 공급

광화문 나눔의 장 _ KT올레스퀘어 드림스테이지

지난 21일 광화문의 ‘올레스퀘어’, 200여명의 관객이 객석과 무대 앞에 놓은 30개의 간이 의자를 가득 메웠다. 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가온건축의 대표 임형남, 노은주 부부. 서울 종로의 통의동 사옥과 효자동 적산가옥 리모델링 등 건축 설계뿐만 아니라 경복궁과 창덕궁을 잇는 ‘북촌길’ 탐방로 설계나 지표조사 등 도시적 풍경에 관련된 프로젝트들도 수행했던 부부는 건축과 인문학을 결합한 ‘이야기로 집을 짓다’, ‘나무처럼 자라는 집’의 작가로도 유명하다.

지난 21일의 강의에서 임형남, 노은주 부부는 다양한 자료를 통해 건축과 건축가에 대해 강의했다. 왼쪽부터 임형남, 노은주, 오종철씨. /KT 제공
지난 21일의 강의에서 임형남, 노은주 부부는 다양한 자료를 통해 건축과 건축가에 대해 강의했다. 왼쪽부터 임형남, 노은주, 오종철씨. /KT 제공

임형남, 노은주 부부는 “건축은 그 안에 사는 사람, 그 주변의 자연과 땅, 건축물을 짓는 사람이 함께 꾸는 꿈”이라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르 코르뷔제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와 그들의 건물을 조망하며 건축가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를 탐색하던 강연은 “하나의 건축 프로젝트가 끝나면 결국 남는 것은 이야기였다”며 이야기에 대한 강연으로 발전했다.

“건축가는 건축주의 이야기를 들어야 해요. 그러다 보면 땅의 이야기도 듣게 되죠. 그런 의미에서 보면 한국의 건축은 이야기 자체의 완결도를 비우고 그 안에서 관객들이 상상할 수 있는 여지들을 남겨두고 있죠. 어떤 의미에선 이야기에 상상을 덧붙이면 그게 건축입니다.”

잠시 후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비롯한 그림들과 땅, 그리고 그 위에 세워진 지금의 건축물들에 대한 이야기로, 강연은 굽이치듯 흘러갔다. 관객들이 강연에 빠져 있는데 어느 순간 비보이 팀 T.I.P CREW가 무대로 올라왔다. 간단한 소개와 함께 시작된 공연을 보는 순간 강연의 한 대목이 떠올랐다. “건축가는 여전히 중력의 법칙을 거스르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비보이의 춤 같은 거지요. 비보이는 몸으로 허공에 건축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유명인사의 강연과 비보이의 춤이 결합된 독특한 강연에 관객은 환호성으로 답했다. 이 강연은 KT의 사회공헌 사업 중 하나인 올레스퀘어의 ‘드림스테이지’다. 유명인사와 문화예술가가 결합된 독특한 강연의 입장료는 1000원, 이 입장료는 전액 청각장애아동의 보청기 보급에 사용된다. 지난 7월 7일엔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 교수의 강연과 재즈트럼펫 김은형과 블루맨, 재즈보컬 김혜미가 무대에 올랐다. 강연자와 공연자는 질 높은 강연과 공연으로 관객을 만날 기회를, 관객은 소액 기부로 강연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청각장애아동에겐 소리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의 기회를 주는 프로젝트다.

강연이 끝난 후 만난 부부는 “딱딱하지 않고 오히려 강연을 즐기려는 분위기의 관객들 덕분에 다른 곳에서 강의할 때와는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며 이런 실험에 흥미를 보였다. 강연을 기획하고 사회를 본 개그맨 오종철은 “요즘 특히 젊은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소통할 공간을 못 찾아 힘들어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는데, 이런 프로그램이 사람들의 숨통을 터주는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 같다”고 의의를 찾았다.

광화문의 올레스퀘어는 지난 2010년 5월에 개관한 이래 52만4000명이 찾아 광화문의 명물이 됐다. 매일 저녁 문화나눔 공연을 펼쳐 그 수익금을 청각장애인의 소리찾기에 활용해 새로운 메세나를 실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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