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2일(일)

[2016 서울숲마켓⑩] 나는 패션 생태계 치유사입니다

윤리적 패션 브랜드 오르그닷

“돈 많이 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같이 가야 하잖아요.”

‘오르그닷’은 윤리적 패션을 지향하는 사회적기업이다. 버려진 빈 페트병과 폐어망을 이용해 실을 뽑아내고, 무표백‧무형광 면으로 만든 옷, 가방, 앞치마 등을 판매한다. 올해로 8년째에 접어든 오르그닷의 목표는 간단하다. 만드는 사람들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것. 오르그닷 김방호 대표(사진)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신념 하나로 굵직한 국내 포털 회사를 뛰쳐나왔다.

그는 조금 생소할 수도 있는 ‘윤리적 패사진_서울숲마켓_오르그닷_김방호_201604 션’이란 단어에 대해 2가지로 정의했다.

“하나는 노동, 다른 하나는 환경이에요.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을 존중하는게 우선이고, 그렇게 만든 물건이 최대한 지구 환경을 파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패션 산업은 전 세계에서 식량 다음으로 큰 산업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종사하지만, 환경 오염과 노동 착취도 심각했다. 그렇다면, 친환경 생산 활동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지 않을까.

오르그닷의 대표 제품은 바로 ‘무가공면’ 티셔츠이다. 탈색, 염색 등을 전혀 하지 않고 100% 면으로 만들었다. 단점이라면 아이보리색 하나밖에 없다는 것. 그러나 일반적으로 우리가 입는 새하얀 옷들은 모두 형광증백제를 사용한 제품이다. 형광증백제는 장기간 인체에 사용될 경우 피부염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고, 심하면 암까지 일으킬 수 있는 화학물질이다. 오르그닷에서만 판매하는 모든 제품은 건강과 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2013년 매출은 14억원. 홈페이지로 단체복 제작 의뢰를 받아 판매하는 것이 주된 사업이다.  

최근에는 좀 더 본질적인 사회적 역할을 위해 ‘디자이너스앤메이커스(Designers & Makers)’라는 사업을 시작했다. 디자이너들과 봉제공장을 연결하는 웹사이트 플랫폼이다. 아직 론칭도 안한 초기 단계지만 벌써 디자이너 4000명, 봉제공장도 400곳 이상 가입했다. 봉제 공장이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다는 단점도 있지만,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생산자 매칭 매니저 시스템을 통해 극복해 나가고 있다.

“단순히 친환경적인 옷 생산을 넘어 제작 환경도 변화시키고 싶어요. 우리만 잘 한다고 되는 게 아니거든요.”

사진_서울숲마켓_오르그닷_201604

 

‘지속 가능한 패션’을 위해 국내 제조물에 대한 자부심의 필요성을 강조한 김 대표는 가장 먼저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친환경 소재를 확산시키고 국내 생산품에 대해 믿고 구매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 땀 흘려 일하는 분들의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 긍정적인 패션 생태계를 꿈꾸는 오르그닷이 앞으로 해나가야 할 과제다.

오은선 더나은미래 청년기자(청세담 5기)

✔ 오는 5월 1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코워킹 스페이스, 카우앤독에서 제2회 ‘서울숲마켓’이 열린다. 소비의 품격을 높여줄 봄날의 축제, 그곳에서 ‘윤리적 패션’을 지향하는 오르그닷의 제품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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