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목)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콘텐츠의 시대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콘텐츠의 시대는 가고 플랫폼의 시대가 왔다.’

수년 동안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던 말입니다. 국내 언론사 중 톱이라는 조선일보 기자들조차 ‘포털의 뉴스 편집자보다 못한 신세’라고 자조적으로 한탄하기도 했습니다. 모든 IT 비즈니스의 원리는 이랬습니다.

“일단 사람을 많이 모아라. 비즈니스는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 네이버, 카카오톡을 봐라.”

이런 마당에 좋은 콘텐츠를 우직하게 만드는 건 마치 중세시대 성 안에만 머물러 있던 수도승 취급받기 십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상황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네이버, 카카오, 유튜브(구글), 페이스북 등 소위 사람들을 모으는 플랫폼들이 많아지면서 플랫폼 간의 경쟁이 심해져서일까요. 이용자를 오래 붙들 수 있는 좋은 콘텐츠를 찾는 플랫폼 기업도 덩달아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콘텐츠는 많이 부족합니다. 뉴스만 봐도 기존 언론 매체는 비슷비슷한 팩트 보도가 많아 차별점이 부족하고,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인터넷 매체의 경우 보도자료 베끼기 수준을 넘기는 기사를 찾기 힘들지요. 블로그는 순수성을 상실해, 블로거의 글이 진짜인지 마케팅을 위한 것인지 헷갈릴 때가 제법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부 콘텐츠 제작자는 소위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립니다. ‘양띵(YD)’이라는 아프리카TV BJ이자 유튜브 콘텐츠 창작자는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장래 희망’으로 불린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6학년생인 제 딸은 웹툰 ‘조선왕조실톡’의 강력한 팬이기도 합니다. 콘텐츠 하나만 잘 만들어도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온 것 같기도 합니다.

‘더나은미래’ 또한 요즘 여러 곳에서 콘텐츠 제휴 요청을 받고 있습니다. 6년째 공익 콘텐츠만 꾸준히 내고 있으니, 희소성을 인정받는 것일까요.(저희는 ‘프리미엄 콘텐츠라서 그렇다’고 자뻑합니다!) 아니면 이제 뉴스의 ‘팩트’를 넘어 ‘관점’을 찾는 독자군이 생긴 걸까요. 플랫폼을 넘어서는 강력한 공익 콘텐츠가 더 많아져 우리 사회가 좀 더 따뜻하고 밝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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