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일)

인권위 “국내 거주 외국인 아동에 정부가 학비 지원해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 국적의 이주아동에게 유아학비를 지원하지 않는 것은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18일 이 같은 내용의 결정문을 공개하고 “교육부장관에게 교육부 등 정부 관계자, 전문가로 이뤄진 협의체를 구성해 이주 아동에 대한 지원 확대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고 밝혔다.

유치원에서 수업을 듣는 어린이들. /조선DB
유치원에서 수업을 듣는 어린이들. /조선DB

앞서 이주민을 지원하는 한 시민단체 소장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지 않은 유아’는 학비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이주 아동의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 건강하게 성장할 권리가 제한되고 있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법률적 근거가 부족해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기본법 제1조에서 교육에 관한 권리주체를 ‘국민’으로 규정하고 있고, 유아교육법에서도 유아학비 지원대상을 ‘국민’으로 전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외국 국적 유아를 유아학비 지원 대상에 포함할지는 다른 사회복지 서비스 제도와의 형평성, 정부 재정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문제”라며 “사회적 합의와 법률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교육부 주장에 대해 인권위 아동권리위원회는 ▲유아학비 사업은 ‘생애 출발선에서의 균등한 교육기회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데, 이주 아동 또한 생애 출발선에서 균등한 교육기회가 필요하다는 점 ▲ ‘유엔 아동권리협약’의 비차별 원칙을 실제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는 점 ▲ ‘다른 사회복지 서비스 제도와의 형평성과 정부 재정 여건 등’은 관계기관 협의를 통하여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이지 이주아동을 배제하는 논거로는 적절치 않은 점 등을 이유로 교육부의 주장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했다.

인권위는 “이주아동이 적절한 보육을 받지 못하면 아동의 생존·발달권이 보장되지 못해 결국 아동빈곤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 된다”며 “사회 전체에 부담이 전가될 수 있으며 이주민의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최지은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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