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4일(토)

ESG 불붙인 래리 핑크 “ESG 용어 사용 전면 중단”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CEO 래리 핑크(Larry Fink)가 기업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비재무적 요소를 다루는 ESG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20년 연례 서한에서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에 따라 투자 방침을 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ESG에 불을 붙였다.

래리 핑크 블랙록 CEO. /조선DB
래리 핑크 블랙록 CEO. /조선DB

26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래리 핑크는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아스펜 아이디어 페스티벌(Aspen Ideas Festival)에서 “앞으로 정치화된 ESG 용어 사용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월 핑크는 블룸버그TV를 통해 “ESG 담론이 기업이 아닌 개인의 정치에 이용되면서 사회가 양극화되는데 일조했다며 ESG개념이 추해졌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공화당은 지난해 6월 블랙록이 ‘오크 자본주의(Woke Capitalism)’를 부추긴다며 비판했고, 민주당이 이를 옹호하면서 정치적 논쟁으로 번졌다. 오크 자본주의는 기업이 온실가스 배출과 인종, 젠더 등 ESG 관련 이슈와 정치 현안에 관여해 진보적 사회정의를 추구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이로 인해 정치적 압박 속에서 반(反) ESG 움직임이 가속화됐다. 이달 2일 넷제로 보험 연합(NZIA)의 회원사 중 악사, 알리안츠, 뮌헨 등 15곳이 탈퇴하면서 보험사들이 ESG를 철회한 바 있다. 특히 블랙록은 공화당의 지지세가 강한 텍사스 지역에서 투자 보이콧을 당하기도 했다.

래리 핑크는 “ESG에 대한 블랙록의 입장은 바꾸지 않을 계획”이라며 “탈탄소화, 기업의 지배구조, 해결해야 할 사회적 문제에 대해 이해관계가 있는 회사와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원규 기자 wonq@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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