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6일(화)

해외 재난 긴급구호도 정부·NGO 합동으로… “튀르키예 파견으로 물꼬 텄다”

“정부가 재난 지역에 파견하는 ‘해외긴급구호대(KDRT)’에 NGO 활동가가 참여한 건 튀르키예·시리아 파견이 처음입니다. 인도적지원을 위한 민관협력의 물꼬를 튼 사례로 기록될 겁니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 모인 NGO·정부 관계자 70여명이 입을 모아 말했다. 이날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실, 사회복지법인 고앤두, 굿네이버스,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월드비전 공동 주최로 ‘국회 국제개발협력 포럼’이 열렸다. ‘글로벌 위기에 대한 한국 개발협력 민간단체의 인도적지원 활동과 향후방향’을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는 한국 NGO 단체들의 인도적지원 사례를 공유하고 민관 협력방안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오갔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국회 국제개발협력 포럼'이 진행됐다. (왼쪽부터)김경태 써빙프렌즈 팀장, 이경주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 인도적지원부장, 박명희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남상은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옹호실장, 조대식 KCOC 사무총장, 유원식 KCOC 회장, 이윤재 보좌관(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실), 강민지 세이브더칠드런 국제사업부문장, 이규호 외교부 개발협력국 심의관, 김선 굿네이버스 국제사업본부장. /KCOC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국회 국제개발협력 포럼’이 진행됐다. (왼쪽부터)김경태 써빙프렌즈 팀장, 이경주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 인도적지원부장, 박명희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남상은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옹호실장, 조대식 KCOC 사무총장, 유원식 KCOC 회장, 이윤재 보좌관(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실), 강민지 세이브더칠드런 국제사업부문장, 이규호 외교부 개발협력국 심의관, 김선 굿네이버스 국제사업본부장. /KCOC

지난 2월 한국 정부는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해외긴급구호대(KDRT)’를 파견했다. 파견 인원은 역대 최대 규모인 총 152명. 이 중 10명(2진 4명·3진 6명)은 굿네이버스, 세이브더칠드런 등 NGO 소속 활동가들이었다. 외교부·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소방청·군 등 정부 기관 합동으로 진행돼온 KDRT 활동에 민간단체가 포함된 건 2007년 KDRT 출범 후 이번이 처음이다.

NGO 관계자들은 이를 두고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포럼 토론자로 참석한 남상은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옹호실장은 “관과 민이 현지 수요조사, 사업계획 등 초기단계에서부터 긴밀하게 협력해 현지 피해주민들의 수요를 반영한 현장 중심의 구호활동을 추진할 수 있었다”며 “KDRT 파견에 이어 외교부와 민간단체는 1000만달러(약 131억7600만원) 규모의 기금을 공동으로 조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재민 임시거주촌 조성’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날 포럼에서 이경주 KCOC 인도적지원부장은 한국 국제개발협력 민간단체의 글로벌위기 대응체계와 사례를 공유하는 1부에서 첫 번째 발제를 맡았다. 이경주 부장은 “NGO는 재난 발생 이전 예방 단계부터 재난 발생 직후 긴급구호, 장기적인 복구·재건까지 인도적지원의 모든 단계에서 활동하고 있다”라며 “특히 현장에 오래 머물며 세계 각국의 로컬 네트워크도 구축돼 있기 때문에 장기화한 인도적위기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굿네이버스와 세이브더칠드런은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발생한 지진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협력한 사례를 공유했다. 김선 굿네이버스 국제사업본부장은 “기존의 민관협력이 수직적이었다면, 이번 튀르키예 구호활동에서는 수평적인 사업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며 “정부는 신속하게 구호 물품을 조달하고 보급할 수 있다는 강점이, NGO는 국제기구·현지 민간단체·자체 사업국 등 다양한 층위의 협력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기 때문에 상호보완적으로 인도적지원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강민지 세이브더칠드런 국제사업부문장은 “NGO는 책무성이 강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주체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다양한 민관합동 프로젝트가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17일 '국회 국제개발협력 포럼'에 참가자들이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위해 기도해달라(Pray For Turkey&Syria)’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KCOC
17일 ‘국회 국제개발협력 포럼’에 참가자들이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위해 기도해달라(Pray For Turkey&Syria)’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KCOC

이번 포럼에서는 민관협력 범위를 더욱 확장하기 위해 보완돼야 할 지점도 나왔다. 포럼 2부 토론에 참석한 박명희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민관합동의 인도적지원에 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외교부와 코이카, 개별 민간단체들의 거버넌스 구조에 대한 설명과 평가가 필요하다”며 “해외긴급구호 기관으로 선정된 민간단체가 있다면 선정 기준이나 점검 사항 등을 국민에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남상은 실장은 “민관합동으로 구성된 KDRT를 한 번의 예외적 사례로 끝내서는 안 된다”며 “이번 협력 사례를 교훈 삼아 민관협력 이행체계가 제도화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규호 외교부 개발협력국 심의관은 “외교부는 늘 민관협력을 강조해오고 있으나, 제도적인 한계로 협력 사업을 대폭 늘리지는 못하는 실정”이라며 “민간단체와 개발협력 사업을 추진할 때 계약을 맺는데, 그렇게 되면 해당 민간단체는 공개경쟁 입찰에 묶여 활동하는 데 제한을 겪는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외교부는 공모 방식이라던지, 파트너십 범위를 넓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연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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