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키워드 브리핑] “해변 입양하고 돌봅니다”… ‘반려해변’ 참여 기관 100곳 넘어

국내 해변을 반려동물처럼 입양해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민간 기관이 100곳을 돌파했다. 해변을 분양하는 주체는 지방자치단체다.

해양수산부는 ‘반려해변’이라는 제도를 통해 해양폐기물 관리에 민간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반려해변 제도는 기업·단체·학교 등이 특정 해변을 맡아 반려동물처럼 주기적으로 가꾸고 돌보는 프로그램이다. 해변을 입양한 기관은 연간 3회 이상 해변 정화활동을 수행하고, 해양 환경 보호를 주제로 한 캠페인도 연 1회 이상 진행해야 한다. 참여 기간은 2년이지만, 활동 기준을 충족하면 연장할 수 있다. 해양환경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3906명이 반려해변 정화활동에 참여해 해양폐기물 6만3593kg을 수거했다.

시작은 제주였다. 지난 2020년 9월 해수부는 제주도와 반려해변 업무협약(MOU)을 맺고 첫 시범사업을 시행했다. 처음에는 제주맥주, 하이트진로, 공무원연금공단 세곳만 참여했다. 약 2년 6개월이 지난 현재는 107개 기관이 해변 73곳을 관리하고 있다. 기관들이 관리하는 반려해변의 길이는 총 81.5km다.

반려해변은 해안가에 위치한 각 지자체와 해양환경공단이 지정한다. 현재 ▲제주 ▲인천 ▲충남 ▲경남 ▲경북 ▲전남 ▲전북 ▲부산 등 8개 지자체가 반려해변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참여 기관이 가장 많은 지역은 전남이다. 전남에서만 24개 기관이 반려해변을 입양해 관리한다. 일례로 SK E&S는 신안 둔장해변,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완도문화원·완도군청년연합회 등은 완도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에서 정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만 경기, 강원, 울산은 연안 지역임에도 반려해변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서울, 대구, 광주 등 내륙 지역은 반려해변 대상 지역에서 제외된다.

해양수산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88개 기업이 반려해변을 입양했다. 특히 KT&G는 충남 서산군 장포리 해변과 경북 포항시 호미곶, 인천시 선녀바위 해변, 부산시 청사포 등 4곳의 반려해변을 입양하면서 해양생태계 살리기에 나섰다. 장유경 해수부 해양보존과 사무관은 “최근 기업·단체들이 ESG 경영의 일환으로 반려해변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하고 있다”며 “반려해변에서 임직원 봉사활동, 워크숍 등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제주 금능해수욕장에 설치된 반려해변 입간판. /해양수산부
제주 금능해수욕장에 설치된 반려해변 입간판. /해양수산부

참여 기관의 해변 정화 활동에 대한 내용, 횟수 등은 전문 코디네이터들이 관리한다. 반려해변을 운영하는 각 지자체는 공모를 통해 코디네이팅을 진행할 민간단체를 선정한다. 선정된 단체에서 활동하는 코디네이터는 정화 활동을 수행하는 기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폐기물을 수거하는데 필요한 마대나 집게 등을 제공한다. 또 수거된 해양 폐기물 처리 관련해서도 지자체와 협의해 위탁업체가 정해진 날짜에 바로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코디네이터들은 기관의 정화활동을 지원하면서 활동 상황이나 성과 등을 기록해 해양환경공단과 해수부에 제출한다. 민간 기관과 정부 부처의 중간다리인 셈이다.

장유경 사무관은 “이달 중으로 코디네이터들을 신규 선정할 계획”이라며 “코디네이터 선정 이후에는 반려해변 운영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수연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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