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금)

협동조합, 이제 중소기업 대접… 지원 혜택 확대된다

개정된 중소기업기본법 Q&A

오는 4월 15일부터 협동조합이 중소기업의 지위를 갖는다. 지난 1월 14일 발표된 ‘중소기업기본법’ 일부 개정안을 통해서다. 개정안은 “협동조합이 다른 법인과 공정한 경쟁을 통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현행법의 중소기업자 범위에 협동조합과 협동조합연합회를 포함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이 실제 협동조합에 어떤 도움이 될지 ‘Q&A’ 형태로 풀어봤다.

협동조합이 중소기업 지위를 갖게됨으로써 경영 개선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는 평이다. 전문가들은 "업종과 성격, 규모에 맞춰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해피브릿지 제공
협동조합이 중소기업 지위를 갖게됨으로써 경영 개선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는 평이다. 전문가들은 “업종과 성격, 규모에 맞춰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해피브릿지 제공

-소규모 협동조합들이 활용 가능한 지원은 무엇이 있나.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여러 지원 정책과 사업이 있지만, 공모·선정 형태로 진행되는 지원이 많아 당장 도움이 되지는 못한다. 대부분 자본금 규모와 업력(業歷), 성과 등을 심사하기 때문에 아직 경영 성과가 부족한 협동조합이 선정되긴 어렵다. 법인·소득세 감면 혜택 같은 것도 시기상조다. 하지만 기존 중소기업 대상 교육과 컨설팅, 청년인턴제 지원 등은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다. 고용부에서는 한국생산성본부, 한국능률협회, 한국표준협회 등 외부기관을 통해 중소기업 직무자 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중소기업인재개발원에서도 21개의 재직자 환급교육을 한다. 아직 개정안 시행 전이라 협동조합에 특화된 교육은 없지만, 기본 직무기능인 회계, 법무, 컴퓨터 활용, 소기업 브랜드 전략 등의 교육은 들을 수 있다. 올해 시범사업이 시작된 중소기업청의 ‘소상공인 협동조합 활성화 지원사업'(설립된 협동조합들이 공동브랜드개발·공동마케팅·공동장비구매 등을 진행할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하는 것)에 참여하는 것도 소규모 협동조합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길이다.”

-자본 조달이 시급한데, 이에 대한 지원은 없나.

“현재 일반 금융기관에서는 조합원들의 출자금을 자본이 아닌, (추후 조합원이 탈퇴할 때 돌려줘야 하는) 대출금으로 책정한다. 중소기업 지위를 가졌다 해도 이 같은 금융 관행이 풀리지 않고선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다. 작년 말 협동조합기본법이 개정되면서, ‘협동조합의 자본금을 조합원들의 납입출자금 총액으로 규정한다’는 내용이 신설됐지만, 실제로 어떻게 적용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 때문에 사업계획서나 고유 기술, 지역사회 관계 및 신뢰성으로 대출 기준을 평가하는 별도의 신용평가 기준이 있어야 하며, 농협·신협 등 특별법으로 만들어진 협동조합형 금융기관이 자금 문제를 해소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은 상태다.”

-사회적 협동조합도 중소기업에 포함되나.

“사회적 협동조합의 경우, 개별법상 비영리 협동조합(농협·수협·신협·산림협·소비자생협 등)과의 형평성 문제로 이번 개정안에선 중소기업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사회적 협동조합 공공구매 제도'(2014년 7월 시행)가 신설됐다.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공기관의 장은 구매하려는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이 있을 경우 해당 재화나 서비스의 우선 구매를 촉진해야 하며, 구매 계획과 전년도 구매 실적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통보해야 한다.”

-이번 개정안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국내에 3500개나 되는 협동조합이 단기간에 설립됐지만 법적 지위가 다소 애매했다. 이번 조치로 협동조합이 ‘운동단체’나 ‘복지기구’가 아닌 ‘기업’으로서 공평하게 인식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중소기업 관련 예산이 매년 9조원 가까이 책정될 만큼, 국가가 중소기업 진흥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참여와 기회의 평등이 이뤄졌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도움주신 분들=김의택 기획재정부 협동조합정책과 사무관, 김종길 중소기업청 주무관,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장, 김성오 한국협동조합연구소창업경영지원센터 이사장, 김제선 ㈔풀뿌리사람들 이사장, 송인창 ‘해피브릿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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