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3일(월)

“글로벌 기업 되려 이익 1% 무조건 환원”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 그룹
베로즈 부회장이 말하는 사회공헌

미상_사진_사회공헌_베로즈가즈다르_2013

2011년 쌍용차를 인수한 마힌드라&마힌드라 그룹은 인도 재계 10위권에 드는 대기업이다. 세계 1위인 농기계를 비롯하여 65년 된 자동차 제조업은 마힌드라의 주력 산업이다. IT, 우주선, 선박과 호텔업, 부동산 등 사업 분야만도 18개다. 지난해 매출은 총 162억달러(약 18조3000억원), 순이익은 7억5000달러(약 8527억원)에 달한다. 마힌드라는 2005년부터 세후 이익의 1%를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사업비로 써오고 있다. 2007년, 마힌드라 그룹은 그룹 내 ‘CSR위원회’를 설치하고 모든 계열사에 ‘지속 가능성에 기반을 둔 CSR’을 적용하는 데 앞장서왔다. 마힌드라 그룹의 사회적책임활동을 총괄하는 베로즈 가즈다르<사진> 마힌드라 그룹지속가능팀 부사장을 지난달 29일 고려대 경영대학 아시아경영센터(센터장 이재혁 교수)와 국제지속가능성학회(ABIS)에서 주최한 제2회 글로벌 CSR 콘퍼런스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CEO의 의지가 있다고 해도 18개나 되는 계열사에 CSR을 녹아들게 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룹 차원에서 CSR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글로벌 그룹’으로 거듭나려면 전 세계적인 CSR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 계열사 각각에서 알아서 적용하도록 하기엔 한계가 있다. 계열사별로 사업의 종류나 성숙도도, CSR에 대한 인지도·민감도도 다르다. 가령 자동차 생산업은 글로벌 산업이고 65년이나 되어 CSR이 자연스럽지만, 부동산 사업은 이제야 5년 정도 됐다.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가는지’ 확인하는 게 꼭 필요했다.”

―각 분야 계열사들을 어떻게 설득했나.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시키기는 쉬웠다. 문제는 ‘어떻게’다. 우리는 사회적 이슈와 경제적 이슈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CSV(Creating Shared Value·공유 가치 창출)를 강조한다. 각 계열사 비즈니스에 왜 좋고 어떤 기회가 있는지 납득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다. 지난 6년간 위로부터의 방식(Top-down)과 아래로부터의 방식(Bottom-up)을 함께 사용했다. 창립기념일, 워크숍, 사내 잡지 등을 이용해서 기후변화나 여성의 낮은 문맹률과 같은 ‘사회적 문제’가 비즈니스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왜 행동 변화가 필요한지 전반적인 사내 임직원 인식 개선 교육을 지속했다. 동시에 계열사 사장단이나 각 계열사의 인사·구매·회계팀장 등 중간 관리자급을 대상으로 특화된 세션을 진행해 마힌드라의 기본 CSR 방향을 공감시켰다. 초기 2년간은 데이터를 모으는 것에 집중했다. 이를 바탕으로 각 사업 단위에서 직면한 핵심 문제를 찾고 그에 따른 ‘지속 가능성에 기반을 둔 비즈니스 모델’을 짜도록 했다.”

―잘 적용한 사례가 있다면.

“마힌드라 금융이 좋은 사례다. 인도에서 집은 단순히 주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집이 없는 대다수의 시골 농민들은 기존 금융권에서 받아주지 않는다. 그들은 고리대금업 등에서 터무니없는 이자에 돈을 빌려 빚의 굴레에 빠지고 있다. 마힌드라 금융은 2007년 마힌드라 농촌주택 금융(Mahindra Rural Housing Finance·MRHF)을 시작했다. 기존 금융권에서 돈을 빌릴 수 없던 이들에게 저리로 대출하고 있다. 빌린 돈은 재무 상황에 맞게 나눠 상환하도록 돕는다. 마힌드라 금융은 지난 11월 초에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이머징 마켓 지수에 편입되기도 했다.(DJSI는 기업의 재무 성과 외에도 환경적, 사회적 측면을 포괄해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는 글로벌 평가 지수다) 마힌드라 농기구 사업은 작은 땅을 경작하는 가난한 농민들을 위해 기존 트랙터보다 작은 트랙터를 훨씬 싼 가격에 판매한다. ‘농업정보센터’를 운영, 경작하는 방법도 조언한다. 이를 통해 가난한 농민들이 스스로 소득 증대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CSV가 결국 ‘허울 좋은 마케팅’에 불과하지 않으냐는 회의적 시각도 존재한다.

“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혁신을 통해 어떻게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봐야 한다. 많은 사람이 직면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면서 기업에도 좋다면 윈윈(win-win)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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