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토)

한 글자 한 글자 마음 담아 장애 친구에 응원 보냈죠

장애·비장애인 초등학생 차별없는 학습 분위기 위해 애니메이션 감상 대회 열어
1012명이 응원 글 쓰면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 없애

“여러분, 시상식을 축하하기 위해 하트미라콜로 앙상블이 라데스키 행진곡을 연주할 예정이랍니다. 큰 박수 부탁드릴게요.”

하트하트재단(이사장 신인숙) 아동사업개발부 김진아 부장의 소개가 끝나자, 일곱 명의 청년이 무대 위에 섰다. 자리에 앉아있던 초등학생들이 갑자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우리 학교에 왔던 성민이 형이다!” “어, 정말이네? 오랜만에 보니까 반갑다.” 아이들을 향해 미소를 보내던 하트미라콜로 앙상블 단원들은 고개를 세 번 끄덕인 후, 연주를 시작했다. “따라딴, 따라단, 따라 딴딴딴~” 경쾌하면서도 힘찬 리듬이 홀 전체에 울려 퍼졌다. 아이들, 학교 선생님, 부모님들은 박자에 맞춰 힘차게 박수를 쳤다.

서울시 교육감상을 수상한 여민(왼쪽 아래)양과 중화초등학교 학생들 /하트하트재단 제공
서울시 교육감상을 수상한 여민(왼쪽 아래)양과 중화초등학교 학생들 /하트하트재단 제공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하트하트재단 하트리사이틀홀에서 ‘제1회 장애인식개선 애니메이션 감상대회’ 시상식이 열렸다. ‘제1회 장애인식개선 애니메이션 감상대회'(9월 16일~10월 25일)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초등학생이 차별 없이 함께 공부하는 통합교육 환경을 확대하기 위해 하트하트재단에서 마련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번 대회는 서울 시내 594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했다. 발달장애를 가졌지만 바이올린을 사랑하는 소녀, 수아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1012명의 아이가 한 글자 한 글자를 꾹꾹 눌러 담아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하트하트재단은 3차에 걸친 자체 평가와 외부 전문가 평가를 거친 뒤, 33명의 학생과 단체상 수상학교 2곳을 최종 선정했다.

“우리도 진정한 마음의 친구가 될 수 있어요”라는 메시지를 쓴 여민(10·중화초4)양은 “발달장애인 친구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이 상을 전해주고 싶다”고 서울시 교육감상 수상 소감을 말했다. 이번 대회에 무려 400여명이 참여한 중화초등학교 권희성 교장선생님은 “하트해피스쿨 교육과 애니메이션 감상대회에 참여하면서 학생들이 서로 배려하는 분위기가 많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일란성 쌍둥이가 나란히 상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고승한(8·신당초2)군이 최우수상을, 고동한(8·신당초2)군이 우수상을 받았다. 어머니 노현(39)씨는 “처음에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숙제를 또 하나 줬구나’ 생각했는데, 아이들이 진지하게 애니메이션을 보고 글을 쓰는 모습을 보며 많이 놀랐다”면서 “부모와 아이들이 평상시에 갖고 있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기자 아저씨, 혹시 이 책 읽어보셨어요?” 노씨 옆에 앉아 있던 승한군이 가방에서 책 2권을 꺼내 들었다. 책 이름은 ‘아름다운 아이 세진이’와 ‘꼴찌를 하더라도 달려 보고 싶어’. 둘 다 장애 아동의 이야기를 다룬 동화책이다. 승한군과 동한군은 얼마 전부터 자기 전 1시간씩 장애인 친구 이야기를 다룬 동화책을 읽고 있다. 동한군은 “앞으로는 장애인 친구들을 무시하지 않고 친절하게 대해줄 것”이라면서 “이다음에 크면 어려운 장애인 친구들을 도와주는 경찰 아저씨가 되고 싶다”고 꿈을 밝혔다.

지난 13일 하트리사이틀홀에서 제1회 장애인식개선 애니메이션 감상대회 시상식이 열렸다.
지난 13일 하트리사이틀홀에서 제1회 장애인식개선 애니메이션 감상대회 시상식이 열렸다.

신인숙 하트하트재단 이사장은 “이번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 학교 현장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앞으로 학교와 가정뿐만이 아니라, 사회 곳곳에 장애 인식 개선 활동이 널리 퍼져 나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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