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금)

“어르신들, 올겨울 난방비 걱정 덜어드릴게요”

포스코에너지 사회공헌
낡은 창호·보일러 교체 시 열효율 40%까지 개선돼
에너지 빈곤층 대상으로 무료 단열공사 진행
임직원들도 팔 걷고 전기·도배·장판 공사와 DIY가구 제작 등 재능기부

“창틈으로 찬 바람이 들어오니 밤에 잠을 못 자겠어. 겨울이 오는 게 무서워.”

지난 4일, 인천 서구 가정2동 D아파트에서 만난 박우철(가명·75) 할아버지는 빛바랜 회색 점퍼에 검정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집 안에 들어서자, 창틈에 수북히 쌓인 먼지가 바람을 타고 4평 남짓한 방 안으로 밀려왔다. 보일러 작동기는 고장나 있었고, 방바닥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30년 전부터 이곳에서 홀로 지낸 박씨는 올해도 난방비가 걱정이다. 별다른 수입원이 없는 터라 최저생계비에 포함된 광열비 지원금까지 생활비로 쓰고 있기 때문. 박씨는 “창문만 교체해도 훨씬 따뜻할 것 같다”며 고개를 떨궜다.

우리나라엔 박씨처럼 에너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이 120만 가구나 된다. 가구 소득의 10% 이상을 난방비로 지출하는 에너지 빈곤층은 전체 가구의 12.4%다(2012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소득층의 30% 이상은 석유류·LPG 등 비싼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데다, 단열이 되지 않는 건물에 산다. 이에 전문가들은 “단열, 창호 시공, 보일러 교체 등 난방시설이나 단열 시공만 해도 가구당 40%까지 열효율이 개선될 수 있다”고 한다.

창틈에 청테이프를 붙여 찬바람을 막았던 노부부의 올겨울이 따뜻해졌다. 포스코에너지가 교체해준 창호 덕분이다. /포스코에너지 제공
창틈에 청테이프를 붙여 찬바람을 막았던 노부부의 올겨울이 따뜻해졌다. 포스코에너지가 교체해준 창호 덕분이다. /포스코에너지 제공

◇노후 주택 난방·단열 공사로 에너지 효율 높이는 포스코에너지

포스코에너지가 에너지 빈곤층을 위한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확대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1969년 국내 최초 민간 발전사인 경인에너지로 시작한 포스코에너지는 2005년 포스코패밀리사로 새롭게 출범, LNG·태양광·풍력·연료전지발전 등으로 전력을 전국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전력 회사의 역량을 살려, 에너지 빈곤층을 대상으로 단열·보일러·LED 전등 교체 등 에너지 효율 시공을 실시하고 있다.

인천 서구 가좌동에 살고 있는 강영숙 할머니(73)는 1년 만에 얼굴이 환해졌다. 지난해 포스코에너지의 지원을 받아 벽면 단열 공사를 하고, 창호와 보일러를 교체한 덕분이다. 그동안 벌어진 알루미늄 창틈을 청테이프로 붙여 간신히 웃바람을 막았던 강씨는 “이제 집 안이 따뜻해졌다”며 미소를 짓는다. 그녀는 파지(破紙)를 주워 정신질환 딸과 남편을 돌보며 근근이 생활해왔다. 기초노령연금, 장애인연금으로 받는 25만원 중 겨울철 난방비 12만원,수도세·관리세·의료보험료 약 8만원을 내고 나면 남는 돈이 없었다. 그러나 이젠 난방·냉방을 포함, 1년간 지불하는 에너지 관련 비용이 25만4000원으로 대폭 줄었다.

이재은 포스코에너지 지속경영그룹 부장은 “알루미늄 창을 PVC 섀시로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한 달 난방요금이 10% 절감되고, 한쪽 벽만 단열 시공을 할 경우는 30%, 전체 벽면 시공을 하면 50%까지 난방비가 줄어든다”면서 “올해부터는 사회공헌 예산을 5억원까지 확대해 형광등을 LED등으로 바꾸고 있는데, 가구당 한 달 전기료가 50% 절약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노후 주택을 개조한 저소득 가구 10곳은 1년간 난방 비용을 총 160만7000원 절감했다. 이를 환산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총 7488㎏으로 낮춰, 연간 나무 1377그루를 심은 효과를 가져왔다. 올해는 에너지 빈곤층 30가구와 복지시설 5곳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지난 4일, 인천 서구 가정2동에서 포스코에너지 오창관 사장 및 임직원들이 대 학생봉사단과 함께 에너지빈곤 가정에 전달할 가구를 제작하는 모습. /포스코에너지 제공
지난 4일, 인천 서구 가정2동에서 포스코에너지 오창관 사장 및 임직원들이 대 학생봉사단과 함께 에너지빈곤 가정에 전달할 가구를 제작하는 모습. /포스코에너지 제공

◇임직원 봉사와 연계한 지역사회공헌활동… 감사·나눔 에너지 전한다

임직원들 역시 전기 공사, 도배·장판 공사, DIY 가구 제작 등 재능기부를 통해 동참하고 있다. 지난 4일 오전 10시, 포스코에너지 임직원은 일찍부터 인천 서구 가정2동에 모여 가구를 제작하고 있었다. 낡은 가구를 교체하고, 도배를 돕기 위해서였다. 손에 사포를 쥐고 옷장의 거친 표면을 밀던 이상수 건설기획그룹 대리는 “국내 발전소 건설을 계획하는 부서에 있다 보니 에너지 복지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렇게 현장에서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찾아 봉사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안희진 포스코에너지 지속경영그룹 대리는 “오래전부터 인천 서구에 거주하는 에너지 빈곤층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왔는데, 장학금을 받았던 대학생이 ‘희망에너지'(포스코에너지 대학생 봉사단)에 참여해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을 위해 매주 한 번씩 학습멘토로 봉사하는 활동을 1년째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작업복을 입고 가구를 제작하며 봉사에 참여한 오창관 포스코에너지 사장은 “올해 5월부터 서로 나누고, 감사하고, 사랑하자는 취지로 ‘나감사운동’을 시작해, 나와 동료에 대한 감사가 외부 지역사회에 대한 사회공헌으로 이어진다는 공감대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에너지 회사라는 특성에 맞춰 겨울철 추위에 고생하는 에너지 빈곤층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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