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금)

“올 추석엔 이웃을 행복하게 만드는 ‘착한 선물’ 하세요”

#Case 1.

근로복지공단은 추석을 앞두고 고마운 사람들에게 ‘착한 선물’을 준비했다. 연해주 현지에서 재배한 유기농 콩으로 만든 청국장 환 ‘청시’ 세트다. 청시 세트를 만드는 ‘바리의 꿈’은 소련 붕괴 후 연해주로 귀환한 고려인 동포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고 국내 소비자에게 건강한 상품을 제공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사회적 기업이다. 근로복지공단 총무부 백세현(44) 차장은 “어려운 이웃을 돕고 이익을 환원하는 사회적 기업의 취지가 좋아 늘 돕고 싶었는데, 마침 추석용 선물로 적합한 제품이 있어 구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공정무역 제품으로 '착한' 추석선물을 마련해보는 것은 어떨까? 아름다운 가게 안국점
공정무역 제품으로 ‘착한’ 추석선물을 마련해보는 것은 어떨까? 아름다운 가게 안국점

#Case 2.

리조트그룹 PIC코리아도 ‘아름다운 가게’에서 구입한 공정무역 커피와 머그잔을 VIP 고객과 협력사에 선물할 계획이다. PIC코리아 이혜령(29) 이사는 “PIC 창립자인 척피니는 20년 동안 40억달러(약 4조8000억원)를 기부한 나눔 실천가”라며 “이런 뜻을 바탕으로 착한 제품을 선물하면 받는 사람의 부담도 적고 기분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착한 선물’은 사는 사람의 기분만 바꾸는 것이 아니다. 받는 사람, 만들고 유통하는 사람 모두를 풍요롭게 만든다. 제품 하나가 팔릴 때마다 어려운 이웃들의 삶이 조금씩 나아지기 때문이다. 착한 소비 또는 윤리적 소비는 당장의 경제적 이득보다 장기적으로 이웃과 환경, 사회를 고려하는 소비를 말한다. 친환경 제품, 사회적 기업 제품, 공정무역 제품, 기부 연계 제품 소비를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생협연대 신복수(53) 대표는 “추석에 착한 선물을 받으면 우리 주변뿐만 아니라 지구촌 이웃에 대한 생각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나은미래’팀은 이번 추석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 ‘착한 상품’을 찾아봤다.

행복한 나눔 서울극장
행복한 나눔 서울극장

추석에 가장 많이 팔리는 선물은 제수용품으로 쓰이는 농산물이다. 친환경 농산물, 친환경 축산물 마크를 확인하면 된다. ‘아이쿱 생협’은 무농약 무비료로 생산되는 우리 밀 선물세트와 우리 밀로 만든 자연드림 프리미엄 과자세트 등을 준비했다. 우리 밀 소비가 늘어나면 생산 농가도 늘어나 농촌 경제에 도움을 준다. 또 우리 밀은 3.3㎡(1평)당 2.5㎏의 산소를 배출하고 3kg의 탄산가스를 흡수하는 지구 환경 지킴이다.

사회적 기업은 이윤뿐 아니라 취약계층 일자리나 사회 서비스 제공 등 사회적 목적을 함께 추구하는 기업이다. 사회적 기업 ‘위캔’의 우리 밀 쿠키 6종 선물세트를 사면 쿠키를 만드는 지적 장애인에게 꿈과 희망을 함께 선물하는 셈이다. 장애인 재활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평화의 마을’의 수제 햄·스테이크 세트, 취약계층 급식사업과 지역 노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나눔푸드’의 한과세트, 홍삼세트도 추석 선물로 적당하다.

미상_사진_착한상품_추석선물_2010저개발국 생산자들에게 정당한 가치를 지급하는 공정무역을 통한 제품으로는 커피가 대표적이다. 네팔, 페루, 우간다에서 온 공정무역 커피를 판매하는 ‘아름다운 커피’는 한가위 선물세트를 판매한다. 사회적 기업 ‘행복한 나눔’은 치아파스 커피와 드라이 마이스터 초콜릿 등을 판매하고 있다. 페어트레이드코리아 그루는 아시아 여성 생산자들이 손으로 만든 의류와 패션제품을 판매한다. 박창순(63) 한국공정무역연합대표는 “공정무역 제품을 선물함으로써 가난한 어린이들이 농장이나 공장에서 일하지 않고 학교에서 공부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기부 연계 제품을 구매하면 일정 금액이 공익 목적 기금으로 기부된다. AK플라자는 굿네이버스와 손을 잡고 착한 소비(GOOD_BUY) 로고가 부착된 제품을 구입하면 수익금 중 일부를 빈곤 퇴치기금으로 적립한다. ‘행복한 나눔’이 자투리 천으로 디자인한 ‘한뼘 티셔츠’의 판매 수익 역시 빈곤 아동 지원사업에 전달된다. 친환경적 재활용 제품에 예쁜 디자인과 좋은 의미까지 입힌 것이다.

미상_그래픽_착한소비_윤리적제품_2010착한 소비, 윤리적 소비가 차츰 알려지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아름다운 가게 이혜옥(55) 상임이사는 “착한 상품의 종류를 늘리고 소비자들이 윤리적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경로를 넓히는 숙제가 있다”고 말했다. 페어트레이드코리아 그루의 이미영(43) 대표는 “도시 전체가 공정무역을 선언하는 런던처럼 우리도 착한 소비에 대해 정부와 소비자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장 이번 추석부터 착한 소비자들이 움직인다면 기업과 우리 사회, 제3세계 국가들에도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오혜정 기자

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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