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8일(수)

‘요람에서 무덤까지’ 개인 맞춤형 사회공헌이 목표

김규복 생보위 위원장
생보위원회 만들어진 이유 – 생명보험은 사회안전망
“보험 계약자·국민 복지 증진 위해 힘써라” 임무 맡아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업 – 고금리 대출 받은 대학생
200억원 들여 2000여명 신용불량자 되는 것 막았죠
앞으로 활동 계획 – 2026년 65세 이상 인구 20% 초고령 사회 진입 대비해
노후 빈곤층 지원사업 준비 “행복한 노년 맞이해야죠”

김규복 생보위 위원장
김규복 생보위 위원장

집무실에 들어서자 ‘生命尊重, 保險福祉'(생명존중, 보험복지) 문구가 쓰인 현판이 눈에 들어왔다. 김규복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공동위원장이 글귀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보험은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돕는 ‘상호 부조’의 성격이 강합니다. 조선시대의 계, 두레 정신과도 이어져 있지요. 더 넓게 보면 사회 구성원 전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추사 김정희 선생의 세한도에 ‘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야(歲寒然後知松栢之後彫也·추운 계절이 되어야 송백이 푸르다는 걸 알게된다)’라는 글귀가 있지요. 사람이 어려운 일을 당한 후에야 보험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는 뜻으로 의역할 수 있습니다. 보험이 가진 공익적 성격이 바로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를 운영하는 기본 철학입니다.”

김규복 위원장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기획관리실장,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을 거쳐 2011년 12월부터 생명보험협회 회장과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지난 1일, 서울 중구 퇴계로에 위치한 집무실에서 김 위원장을 만났다. 1시간여의 인터뷰 동안, 김 위원장은 한 단어 한 단어를 신중히 생각한 뒤 질문에 답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가 만들어진 이유는 뭔가.

“생명보험은 사회안전망 역할을 일부 담당하는 금융 산업이다. 자연스레 보험계약자와 국민 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한 공익 활동을 수행할 것을 요구받았다. 생명보험협회는 1991년 ‘생명보험공익사업추진위원회’를 구성해, 15년간 아동복지시설 지원과 이동목욕차 기증 등 총 35억원 규모의 사업을 진행했다. 이후 2007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자, 생명보험사의 개별 사회공헌사업과 별도로 대규모 재원을 마련해 업계 공동의 사회공헌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과거에 제한적으로나마 공익사업을 함께 진행한 경험이 위원회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미상_그래픽_사회공헌_생보위활동_2013

―지금까지 1900억원이 넘는 엄청난 돈이 모였는데, 어떤 사업을 주로 지원해왔나.

“‘생명에 생명을 더하다’는 모토 하에 소외계층을 보듬어주기 위한 사업이 많다. 대부분의 기업이 사회공헌 활동을 할 때, 재원이 부족해 사업 종류와 시행 기간이 제한되기 때문에 금전적 기부를 통한 단발성 지원에 그치기 쉽다. 반면 위원회는 대규모의 자금을 바탕으로 저출산 미숙아 지원, 국공립 어린이집 건립, 노령층을 위한 활동까지 대규모 사회복지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앞으로는 개인의 생애주기에 맞춰 ‘요람에서 무덤까지’ 맞춤형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복지정책을 펼치는데 재원 마련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위원회가 복지재정 문제 해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업이 있다면 무엇인가.

“대학생 학자금 전환대출 사업이다. 고금리 대출을 받은 대학생이 빚을 다 갚지 못할 경우 졸업과 동시에 채무불이행자로 전락한다. 이를 막기 위해 200억원 규모의 전환대출과 학자금 대출을 지원했다. 그 결과 2000명에 가까운 학생이 약 100억원의 대출 지원 혜택을 받아 안정적으로 학업을 수행하게 됐다. 사업이 사회에 알려지자, 다른 재단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학자금 지원 사업에 참여했다. 누구보다도 앞서 사회공헌 사업을 선도했다는 것이 보람으로 느껴진다.”

―사업 방식에 있어 다른 기관의 사회공헌 활동들과 차별점은 무엇인가.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생명보험사회공헌기금, 생명보험사회공헌지정법인 등 3개의 개별 기관을 둬, 각자 목표에 적합한 사업이나 단체를 발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90여개의 비영리법인을 발굴하고 지원함으로써 다양한 공익사업을 수행하도록 돕고 있다.”

―향후 위원회의 활동 계획은 어떠한가.

“OECD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은퇴자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전체 1위를 차지한다. 2026년이 되면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다고 한다. 노년 빈곤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지만, 국민의 인식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은 아직까지 부족한 편이다. 위원회는 노후 빈곤층을 지원하는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모든 국민이 100세까지 건강한 ‘행복한 노년을 맞이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작은 바람이다.”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

제261호 2024.3.19.

저출생은 '우리 아이가 행복하지 않다'는 마지막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