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3일(월)

사회복지사 튼튼해야 복지사업도 든든

사회복지전달자 지원 CSR

지난 19일, 울산의 사회복지사 안모(36)씨가 자살했다. 사회복지공무원의 자살은 용인, 성남에 이어 올해만 벌써 세 번째다. 2010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회복지사의 약 42%가 이직을 고려 중이며, 43%는 이직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복지 경력 기간도 2000년도에는 평균 9.6년이었지만 2008년에는 4.6년으로 줄었다. ‘더나은미래’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 비영리단체 종사자를 위한 기업 사회공헌(CSR) 프로그램을 찾아봤다.

“사회복지사분들이 우스갯소리로 ‘복지사 부부는 기초생활수급자’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신이 비참함을 느낀다고 하더군요. 저희는 사회복지사들의 기를 살려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시원공익재단 고영수 부장이 ‘시원사회복지사상’을 만든 이유를 밝혔다. 시원공익재단은 부산의 주류 제조업체인 대선주조가 2005년에 설립한 복지재단이다. 다음 해에 사회복지사 지원사업을 결정하고 사회복지사협회, 사회복지협의회, 부산광역시 복지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2007년부터 부산·울산·경남지역의 우수 사회복지사를 선정해 매년 국내외 여행을 지원하고 포상금을 지원했다. 지금까지 수상자는 총 334명의 사회복지사이며 시상금 규모는 5억4000만원 정도다. 고영수 부장은 “수상자들 대부분이 업무에 시달려 힘들 때였는데,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고맙다는 반응”이라며 “지난해 초에는 수상자 중 한 분이 87대1의 경쟁률을 뚫고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정책 담당 사무관으로 선발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여성공익단체 활동가의 ‘쉼과 재충전’을 위한 사업도 있다. 한국여성재단과 교보생명은 2004년부터 상대적으로 열악한 여성공익단체 활동가들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여행기회를 제공하는 ‘짧은 여행, 긴 호흡’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총 189개 연수팀, 2382명의 활동가가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은 2개 이상의 다른 단체가 한 팀을 이뤄 여행계획을 짜야 한다. 한국여성재단 지원사업팀 김수현 과장은 “보통 다른 기관의 활동가와는 일로만 만나는 경우가 많은데 여행을 함께 하면서 사적인 관계망도 촘촘하게 만들어진다”며 “비영리단체의 활동은 각 기관끼리 협력이 필요한 사업이 많아 일을 수월하게 진행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삼성은 2001년부터 사회복지사의 소진을 예방하고 사회복지 지도자와 사회복지사들이 선진국의 복지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해외연수를 지원하고 있다. 지도자 해외연수에는 대학교수, 사회복지기관장 등이 참여하며 2012년까지 총 122개팀, 945명이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태백산재병원에 근무하는 김경미 사회복지사는 2010년에 8박 9일 동안 재활서비스 체계가 발달한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방문했다. 김씨는 “매너리즘과 일에 지쳐 허덕이던 상황이었는데, 홀로 일하고 있는 산재병원 사회복지사들과 팀을 꾸려 연수에 참가하면서 사회복지사로서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전했다.

중부재단은 특별히 사회복지실무자의 지원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경력 3년 이상 실무자를 대상으로 사회복지실무사의 안식월을 지원하는 ‘내일을 위한 휴’가 대표적이다. 사회복지사 개인이 1개월의 쉼을 원할 경우, 이 기간에 해당하는 급여상당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올해에는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와 교보생명의 지원으로 7일간의 가족휴가를 지원하거나, 동료들과 팀을 꾸려 안식휴가를 떠나는 등 프로그램이 보다 세부화됐다(2013년 사업은 4월 9일까지 신청받을 예정).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정무성 교수는 “우리나라는 기업이나 재단이 사업을 지원할 때 인력에 대한 지원은 고려하지 않는다”며 “기업들의 CSR 활동이 늘고, 재단이 만들어지는 것도 좋지만 사회복지 전달자인 실무자 지원에 대한 시스템 마련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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