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5일(일)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가 말하는 ‘함께 일하고픈 NGO’

설득력 있는 기획안… 선호도 1위
좋은 기획력 지닌 NGO 현장서도 훌륭하게 실행 신뢰 관계 생기게 돼
소신 있는 곳과도 오랫동안 함께 하고파

지난해 (주)한국리서치가 실시한 ‘기업사회공헌 실태조사’에 따르면 매출액 상위 1800대 기업 중 ‘공익단체(NGO, 시민단체, 사회복지시설 등 포함)에 대한 지원을 중단, 변경한 적이 있다’고 답한 곳이 절반이 넘었다(50.5%). 이는 특히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48.4%)과 사회공헌활동 담당자가 있는 기업(33.5%)일수록 더 높게 나타났다. 그렇다면 기업이 함께 일하고 싶은 파트너 NGO는 어떤 곳일까.

2010년 인도네시아에서 긴급구호 키트를 제작한 포스코 임직원들과 기아대책 실무자들의 모습. /기아대책 제공
2010년 인도네시아에서 긴급구호 키트를 제작한 포스코 임직원들과 기아대책 실무자들의 모습. /기아대책 제공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들은 “좋은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NGO에게 가장 먼저 눈길이 간다”고 답했다. 지역사회의 니즈와 기업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설득력 있는 기획안을 보면, 해당 NGO의 전문성이 파악되기 때문이다. 박필규 GS칼텍스 사회공헌팀 차장은 “A라는 대상이 기업에서 필요하지만, 사회적으로 B라는 대상이 필요하면 해당 NGO에서 사회공헌 담당자를 설득하는 노력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좋은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NGO는 현장에서도 훌륭하게 실행하더라”고 전했다. 지금 당장 함께 진행하지 못하더라도, 해당 NGO의 제안서를 모아뒀다가 여건이 될 때 다시 연락해보는 담당자들도 많다고 한다.

NGO와 기업 간의 원활한 파트너십을 위해서는 ‘신뢰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나영훈 포스코 사회공헌실 차장은 “얼마 전 파트너 NGO기관이 타 기업으로부터 ‘포스코보다 5배 많은 사업비를 지원할 테니 포스코와 하는 프로그램을 우리와 함께 하자’는 제안을 받았는데, 망설임 없이 거절했다고 하더라”면서 “당장의 비즈니스보다 파트너십을 먼저 고려하는 NGO와는 오랫동안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철학과 소신을 가진 NGO에게 끌린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경운 LG디스플레이 사회공헌팀 팀장은 “과거 파트너였던 NGO에게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함께 하자고 제안했는데, 이 NGO의 정체성에 배치되는 사업은 함께 하기 어렵다면서 거절을 했다”면서 “소신을 가지고 일하는 모습을 보고 오히려 더 함께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귀띔했다.

기업들 간의 협력이 가능하도록 완충 역할을 한 NGO를 언급하는 담당자도 있었다. 방대욱 다음세대재단 상임이사는 다음세대재단과 네이버 해피빈재단이 함께 진행했던 ‘2011 소셜 이노베이션 캠프36’를 언급하면서 “경쟁 기업끼리 함께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희망제작소가 중간에서 조율을 잘해준 덕분에 성공적인 프로그램이 됐다”면서 “이러한 모범 사례들이 앞으로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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