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금)

“새마을운동, 개도국에 전파… 스스로 일어날 의지 심는다”

성하은 제네바 국제협력사무소 대표

미상_사진_빈곤_성하은_2011“지구촌 빈곤 문제 해결의 키워드는 ‘협력’입니다. 각기 다른 전문성을 가진 단체가 하나로 뭉칠 때 그 힘은 배가 됩니다.”

제한된 재화를 가지고 최대한의 원조효과성을 거두는 것, 전 세계 국제구호 NGO가 가진 공통된 비전일 것이다. 한국 국적의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는 UN과의 협력에서 그 해답을 모색하고 있다. 제네바 국제협력사무소 성하은<사진> 대표가 ‘국제협력’을 강조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성 대표는 UNHCR(유엔인권고등판무관), UNEP(유엔환경계획), UNDP(유엔개발계획) 등 UN 기구가 주최하는 회의에 참석해 새롭게 채택되는 국제조약을 모니터링하는 등 국제 동향을 파악한다. UN NGO 자문회의에 참석해 국제구호 NGO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는 것도 그의 역할이다. 그는 “이는 굿네이버스가 UN 공인기구로 인정받았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굿네이버스는 지난 1996년 국내 최초로 UN 경제사회이사회(ECOSOC)로부터 NGO 최상위 지위인 포괄적 협의지위를 부여받았다. 2009년 기준으로 UN에 등록된 3289개의 NGO 중에서 최고 지위를 가지고 있는 단체는 전체의 약 4%(141개)에 불과하다.

굿네이버스와 UN과의 협력이 긴밀해지면서 성 대표의 하루는 더욱 바빠졌다. 굿네이버스가 WFP(세계식량계획)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FFNV(Food-for-New-Village·식량 배분과 지역개발을 결합한 사업형태)의 사업실행 파트너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FFNV는 WFP의 식량 지원 및 안보 강화 사업에 지속가능개발사업 개념을 입힌 것으로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개발도상국에 전파하는 사업이다. 계기는 지난해 11월 개최된 WFP NGO 자문회의였다.

“WFP 부사무총장의 초대로 자문회의에 참석하게 됐습니다. 그때 한국 정부와 WFP, 굿네이버스의 만남이 이뤄졌어요. 외교부는 WFP와 FFNV 관련 MOU를 체결하면서 ‘한국 NGO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항목을 포함시킨 뒤, 굿네이버스를 실행 파트너로 채택했어요. 이번 사업은 한국적 색을 입힌 ‘새마을운동’을 전 세계 개발도상국에 전파한다는 데 큰 의의가 있습니다. 한국이 사업계획부터 실행까지 주도권을 갖는 것도 이례적인 일이고요.”

FFNV는 네팔의 극서부에 위치한 도티 지역과 르완다에서 순차적으로 시행된다. 이미 네팔에서는 농지개간, 취수, 소득증대사업이 시작됐다. 사업구상을 위해 3주 전 네팔을 다녀온 성 대표는 자존감을 잃은 도티 지역 주민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과거 스스로 돈을 모아 학교를 지었던 주민들이 NGO가 지원금을 주기만을 기다리며 증축 공사를 하지 않고 있었어요. 지역개발위원회를 만들고, 여성들의 참여를 의무화했습니다. 기존 한국의 새마을운동이 정부 주도하에 이뤄졌다면 FFNV는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의사소통하며 민주적인 결정 과정을 거치는 점이 다르죠. 네팔과 르완다 사업이 성공하면 나머지 48개 지역에서 이뤄지는 FFNV 사업도 굿네이버스가 협력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입니다.”

굿네이버스는 앞으로 10년 후, 세계 10대 NGO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성 대표는 “국제 사회 속에서 굿네이버스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UN은 물론 전 세계에 굿네이버스의 권리옹호활동을 알리고, 서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굿네이버스와 WFP의 ‘새마을운동’도 기대해주세요.”

홍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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