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2일(일)

최근 부쩍 달라진 KT…무슨 일이?

[미래 TALK]

최근 KT가 이사회 내에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신설했습니다. 이는 중장기 전략, 리스크 관리, 사회적책임, 환경경영 등을 총괄하는 상설위원회입니다. 박대근 사외이사를 지속가능경영 위원장으로 KT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4명이 선임됐고, 그 밑으로 기존 환경경영위원회·동반성장위원회·윤리경영위원회·자문위원회(구 사회공헌위원회) 등 4개의 실무위원회가 꾸려졌습니다. 지속가능경영위원회는 상법상 설치 의무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KT는 이를 위해 이사회 관련 규정을 개정, 지난 4월 28일 이사회 의결로 확정했습니다. 지속가능경영을 키워드로 지배구조부터 ‘새 판 짜기’에 돌입한 것입니다.

픽사베이 제공_일러스트_기업_160524

KT의 사내이사는 황창규 회장, 임헌문 사장, 구현모 부사장 등 총 3명으로, 이들 모두가 포함된 위원회는 경영위원회가 유일합니다. 황창규 회장은 경영위원회에만 소속돼 있는 만큼, 임 사장이 소속된 지속가능경영위원회에 그만큼 힘이 실린 모습입니다. 지속가능경영 관련 중장기 전략과 관리지표(KSI KT Sustainability Index) 심의, 기업 정보 공개 여부 모두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이사회 의결 사항이 됐습니다. 이에 맞물려 조직 개편도 이뤄졌습니다. 기존 CSV센터를 지속가능경영센터로 명칭을 바꾸고, 산하에 지속가능경영기획팀·지속가능경영운영팀·CSV운영팀을 꾸려 업무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앞으로 지속가능경영센터는 지속가능경영 관점에서 메가트렌드를 분석해 전략을 수립하고, 전사 차원에서 이를 구체화 및 실행하게 됩니다. 환경(environment) 경영, 사회적(social) 책임 등 지속가능경영 전반에 걸친 업무를 담당합니다.

이러한 파격적인 변화는 지난해 발표된 유엔지속가능발전목표(이하 SDGs)를 기점으로 급물살을 탔습니다. SDGs란 2030년까지 모든 형태의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 전 세계 정부·기업·시민사회 등 이해 관계자들이 합의한 17가지 핵심 목표입니다. 유니레버, 페이스북, 이탈리아 최대 전력회사 에넬(ENEL), 영국 대표 보험사인 아비바(AVIVA), 레고 등 글로벌 기업들은 일찍부터 SDGs와 비즈니스 전략을 연계한 책임경영 개편에 나섰습니다. 이러한 발 빠른 대응이 가능한 이유는 미국·유럽 등 글로벌 기업들이 오래전부터 이사회 내에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두고, ‘지속가능성 최고 책임자(Chief Sustainability Officer·이하 CSO)’를 임명해 기업 전반의 책임 경영과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해 왔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영국의 브리티시텔레콤(BT)은 이사 전원이 지속가능경영위원회에 소속돼 있고, 캐나다의 3대 이동통신사인 텔러스(Telus)는 경제·사회·환경 부문의 구체적인 목표와 성과를 매년 지표로 공개하고 이해 관계자들로부터 검증을 받고 있습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사회공헌, 환경경영, 인권, 윤리경영, 지배구조 등 지속가능경영을 이루는 부서들이 뿔뿔이 흩어져 있는 데다가 기업 내 입지도 약합니다. 해당 부서들을 컨트롤하는 CSO나 이사회 조직도 없으니, 글로벌 어젠다인 SDGs를 비즈니스 전략과 연계할 방법도 찾기 어렵습니다. 이선주 KT 지속가능경영센터장(상무)은 “지속가능경영 강화를 위해 3년 전부터 부서 단위의 스터디와 공감대 형성이 있었는데, SDGs를 계기로 바텀업(Bottom-up) 방식의 의사 결정과 KT의 지속가능경영의 근간이 구축됐다”고 귀띔했습니다. 지배구조부터 조직 통합까지, 지속가능경영에 드라이브를 건 KT의 사례가 국내 기업의 변화를 앞당기는 ‘방아쇠’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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