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4일(토)

세상 바꿀 아이디어 공모합니다

구글 임팩트 챌린지

국가별 NGO 혁신 아이디어 공모
올해 한국 선정, 30억 지원
4명뿐인 美 소규모 비영리단체  
노숙인 샤워시설 프로젝트 지원
“한국, 혁신 아이디어 후원할 것”

#1. 1992년 설립된 더 프레드 할로우 재단은 실명 위기에 놓인 저개발국 환자들을 치료하는 호주의 비영리단체다. 국제당뇨병연맹에 따르면, 2035년까지 전 세계 당뇨병 환자는 6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당뇨병성 망막증’으로 실명 위기에 처한다. 이에 더 프레드 할로우 재단은 2014년 ‘구글 임팩트 챌린지’ 프로젝트에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공모했다. 눈 뒤쪽 망막을 촬영하는 ‘마빈(MARVIN)’이라는 태블릿 기기를 발명해, 당뇨병으로 인한 실명 가능성을 사전에 진단하겠다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호주 네티즌을 상대로 한 온라인 투표 1등을 차지했고, 최종 심사를 통과했다. 50만달러( 5억원)의 지원금까지 받았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3년 내에 200대의 ‘마빈’ 기기가 배포되면, 연간 6만명의 당뇨병 환자들이 도움을 받게 된다.

#2. 올해로 설립 10년차인 프랑스 비영리단체 ‘작세드(jaccede)’는 휠체어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 약자들의 이동을 돕는 단체다. 공공기관이나 관광명소 등에 장애인용 화장실이 따로 있는지, 휠체어용 경사로는 있는지와 같은 정보를 웹사이트에 올린다. 이곳은 지난해 ‘구글 임팩트 챌린지’ 프로젝트에 아이디어를 공모해 선정됐다. 프랑스와 유럽 75000곳의 접근성 정보를 4개 언어로 번역된 지도로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2018년까지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접근성 정보 100만개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이 같은 사례가 한국에서도 나올 것인가. 지난 21, ‘구글 임팩트 챌린지’ 프로젝트가 한국에 상륙했다는 걸 알리는 보도가 나오자 비영리단체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구글 임팩트 챌린지’는 비영리단체들의 사회 혁신 프로젝트를 선발, 대규모 지원금과 1년 이상의 멘토링을 제공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구글은 2014년부터 매년 3~5개 국가를 선정해 해당 국가의 비영리단체 아이디어를 지원하는데, 올해 진행 국가로 한국이 선정된 것. 오는 4 29일까지 프로젝트를 공모해 최종 우승 4팀을 뽑아, 최대 30억원의 자금과 멘토링을 지원할 예정이다. 21일 구글캠퍼스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구글코리아 존리 사장은 “비영리단체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기술과 자금이 바탕이 됐을 때 영향력이 증폭될 수 있다”면서 “훌륭하고 과감한 아이디어들로 난제들을 풀어낼 것을 기대한다”고 지원 이유를 밝혔다

구글 임팩트 챌린지 프로그램 심사위원단 및 파트너, 구글 직원들 (왼쪽부터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이혜영 아쇼카 한국 대표, 오광성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원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이경숙 아산나눔재단 이사장,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 마이카 버맨 구글 임팩트 챌린지 아태 지역 리드, 이혜진 구글코리아 마케팅 매니저)/구글 코리아 제공
구글 임팩트 챌린지 프로그램 심사위원단 및 파트너, 구글 직원들 (왼쪽부터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이혜영 아쇼카 한국 대표, 오광성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원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이경숙 아산나눔재단 이사장,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 마이카 버맨 구글 임팩트 챌린지 아태 지역 리드, 이혜진 구글코리아 마케팅 매니저)/구글 코리아 제공

한 팀당 5억원의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는 만큼, 비영리단체 사이의 관심도는 아주 높다. 국제개발구호단체 모금 담당자인 K씨는 “기업들이 불황을 이유로 사회공헌 자금을 줄이고 있는데 ‘가뭄의 단비’ 같다”며 반색했다. 100여명 규모의 비영리단체 종사자 S씨도 “설명회가 열리면 당장 참석해봐야겠다”면서 “구체적인 정보가 나오면 꼭 공유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5인 미만의 소규모 비영리단체들도 품고만 있었던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반응이다.

‘구글 임팩트 챌린지’의 아태 지역 담당인 마이카 버맨(Micah Berman)은 “소규모 비영리단체의 경우 규모를 키우는데 어려움을 겪는데 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큰 금액을 지원하는 것”이라면서 “글로벌 차원에서도 작은 규모 비영리단체들에 큰 기회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2013년 이 프로젝트에 선정된 미국 비영리단체 라바매는 노숙인들을 위한 이동 샤워시설을 운영하는 프로젝트를 공모했다. 폐차되는 버스를 기부받아, 이를 노숙인 이동샤워시설로 개조한다는 아이디어다. 라바매는 스페인어로 ‘자신을 씻다’라는 뜻이다. 노숙인들이 깨끗하게 몸을 단장할 수 있도록 도와줘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간극을 메워주겠다는 생각에서다. 이곳은 4대의 이동 샤워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매주 200명에게 무료로 샤워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라바매는 단 4명의 직원이 활동하고 있는 소규모 비영리단체다

참여를 원하는 단체는 구글 임팩트 챌린지 웹사이트에서 온라인 지원서를 작성해 4 29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이후 7 18일에는 결승에 진출하는 10팀을 발표하며, 8 23일에는 최종 우승 4팀을 선정한다. 4팀 중 3팀은 12명의 심사위원단이 선정하며, 나머지 한 팀은 일반인 온라인 투표로 선정된다. 비영리 민간단체, 공익법인, 사회복지법인, 사회적 협동조합, 고유번호증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비영리단체 모두 참여 가능하다. 지원금 집행은 한국 파트너사인 아쇼카한국과 아산나눔재단이 맡아서 단계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4월 12일에 열릴 멘토링 워크숍에 참여하면 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참가 신청 : https://goo.gl/9p45k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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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호 2024.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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