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금)

“직접 참여하는 문화예술 교육, 사회적 성장 밑거름”

인터뷰_ 어린이문화예술학교 김숙희 대표

미상_사진_문화예술교육_김숙희대표_2011국제장애어린이축제는 장애 아동에게는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장(場)을 제공하고, 비장애 아동에게는 ‘장애’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지난 2003년 시작됐다. 매년 가을 이틀 동안 열리는 이 축제의 가장 인상적인 점은 장애 아동과 비장애 아동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이다. 부모들 사이에 ‘좋은 행사’라는 입소문이 퍼지기까지 행사의 주최 단체인 ‘어린이문화예술학교’의 공이 컸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문화예술 교육이 중요한 이유와 그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지난 20일 어린이문화예술학교의 김숙희(58·사진)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문화예술을 통한 교육은 아이들이 자신에게 벌어지는 일들을 스스로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예를 들어 연극 수업에서 아이들은 엄마 역할을 하며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고, 선생님 연기를 하며 선생님의 입장이 돼본다. 장애 아동과 비장애 아동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를 계획했던 이유도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데 ‘직접 문화예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함께 즐기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연극을 비롯한 예술이 아이들의 이해력과 판단력을 키우는 것과 동시에 사회의 공통적인 사고와 가치관도 가르친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같은 메시지를 담은 문화예술 교육을 받은 사람들끼리는 ‘공유사고’가 생기는데, 이것이 바로 한 사회의 ‘문화’라는 것이다. 예술교육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나 ‘다른 문화를 무시하는 것은 나쁘다’는 메시지를 받으면 그것은 한 사회가 공유하는 공유사고이자 문화가 되는 셈이다.

문화예술 교육의 시작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사람의 시청각을 비롯한 인지능력은 사춘기 이전에 이미 완성되기 때문에 그 전에 문화예술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개인적, 사회적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김 대표는 “어릴 때 받는 문화예술 교육은 제도권 교육만큼이나 중요하다”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김 대표는 “현재 한국의 문화예술 교육은 매우 걱정스럽다”고 했다. 아이들이 문화예술 활동에 직접 참여하기보다는 단순히 아이들에게 공연을 보여주거나 이론 수업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의 문화예술 교육은 학교의 주입식 교육과 다를 바가 하나도 없습니다.” 목소리가 높아졌다.

“문화예술 교육에 대한 장기적 계획 없이 단발성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아이들을 지켜보며 각자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수정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문화예술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한 것도 걱정이지요.”

김 대표는 문화예술 교육에 대한 기업이나 정부의 많은 관심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이들을 위한 교육인 만큼 체계적인 절차를 바탕으로 전문가의 의견을 구해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먼 미래를 담보로 하는 교육인 만큼 신중을 기해서 좋은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실천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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