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금)

‘소비자 감동’ 강조… ‘진정성’에 집중한다

2011 기업 사회공헌 트렌드

2011년 새해가 밝았다. ‘착하게 살자’는 새해 결심은 개인만 하는 게 아니다. 기업들도 올 한해 더 ‘착한 기업이 되자’는 새해 결심을 한다. 이번 호 취재를 하며 만난 기업들은 지난 한 해 사회공헌을 평가하고 올 한해 사회공헌 계획을 짜느라 분주했다. 2011년 기업 사회공헌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국내 기업 사회공헌 트렌드를 주도하는 기업 9곳에 올 한해 자사 사회공헌의 방향을 물었다. 편집자 주


국내 대표 사회공헌 기업들은 먼저 “올해도 우리 회사만의 사회공헌 테마를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모두 자기 색깔이 분명한 사회공헌 테마를 갖고 있다.〈표 참고〉

미상_그래픽_사회공헌_2011년사회공헌방향_2011이들 기업이 올해 운영할 사회공헌 프로그램은 대부분 3~5년씩 기간을 두고 진행하는 것들이다. ‘최소 3년 이상의 운영기간을 가져야 사회공헌의 성과를 측정하고 판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화의 그룹 공통자원봉사 프로그램인 ‘Happy Tomorrow’는 3년 단위로 새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해서 평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는 2009년부터 진행된 저소득층 아동 예술교육 프로그램인 ‘한화예술더하기’를 마무리하고 숙명여대 교수진을 통해 해당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국내 대표 사회공헌 기업들은 이처럼 뚜렷한 사회공헌 테마를 잡고 지속적인 사회공헌을 전개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교보생명이 지원하는 ‘국내 사회적 기업 1호’ 다솜이재단이 좋은 예다. 교보생명은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사회적 기업’에 일찌감치 관심을 가지고 2003년에 이미 다솜이재단의 모태가 된 교보다솜이 간병봉사단을 발족한 바 있다. 교보생명의 홍상식 사회공헌팀장은 “사회공헌 테마를 정할 때 다른 기업들이 안 한 이슈를 선점하려고 경쟁하는 것도, 유행에 따라 특정 이슈에 몰리는 것도 모두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사회적 요구에 맞는 사회공헌 테마를 선정하되, 각 기업이 가진 역량에 따라 개입방법, 활용자원, 지속기간을 고민한다면 충분히 차별화된 기업 사회공헌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교보생명 임직원들이 자원봉사를 열심히 하고 있다.
교보생명 임직원들이 자원봉사를 열심히 하고 있다.

이들 기업에 올해 신설하거나 확대할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묻자, 최근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이슈들인 사회적 기업·다문화 가정·청년 일자리·미소금융 등을 지원하겠다는 응답이 가장 많이 나왔다. 특히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거나 사회적 기업을 직접 설립하겠다는 기업이 많았다.

포스코는 2011년에도 사회적 기업과 다문화 가정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이미 사내에 사회적 기업의 설립과 지원을 담당하는 ‘사회적 기업팀’을 따로 두고 있을 정도다. 사회적기업팀은 포스코미소금융·포스에코하우징·포스플레이트·송도SE 등의 사회적 기업을 직접 설립하고 지원하는 일을 한다.

현대자동차 임직원들이 자원봉사를 열심히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임직원들이 자원봉사를 열심히 하고 있다.

국내 대표 사회공헌 기업의 또 다른 화두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이하 SNS)다. 블로그·트위터 등 SNS는 확산 효과가 크고 참여방법도 간단해서 소비자를 기업 사회공헌에 직접 참여시키기에 좋다. 기업들은 블로그로 자사의 사회공헌 소식을 알리고, 트위터로 기부·헌혈·자원봉사자를 모집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었다. 지난해 SNS를 활용해보고 그 효과를 체감한 기업들은 올해 기업 사회공헌에 SNS를 폭넓게 활용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작년 11월 모바일 기부 프로그램인 ‘천사사랑나눔’을 스마트폰 이용자에게 맞춘 ‘천사사랑나눔앱’으로 만들어 트위터·미투데이·페이스북 등 SNS와 연계시켰다. 다음은 모든 사회공헌을 카페·블로그, 요즘 등 다음에서 제공하는 SNS 서비스를 활용해 진행하고 있다. 다음의 육심나 사회공헌팀장은 “모금이나 서명운동처럼 특정 이슈를 확산시키고 동참시키는 사회공헌은 SNS를 이용하면 효과적”이라며 “올해는 SNS 활용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임직원들이 자원봉사를 열심히 하고 있다.
삼성 임직원들이 자원봉사를 열심히 하고 있다.

국내 대표 사회공헌 기업들은 작년 11월 발표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국제적 기준인 ‘ISO 26000’에도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부분의 기업이 ISO 26000의 7개 주제와 연관된 사내 부서를 중심으로 관련 조항을 모니터링하고 대응전략을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다. GS 칼텍스는 작년 4월 ISO 26000 대응 TF를 만들어 ISO 26000에 기반을 둔 자체 사회공헌 지표를 개발하고 자사의 사회공헌 프로그램들을 점수화해 평가하고 있다.

국내 대표 사회공헌 기업을 인터뷰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기업 사회공헌이 ‘진정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진정성’은 겉모습만 화려한 사회공헌이 아닌, 속이 꽉 찬 사회공헌만이 가질 수 있는 가치다. 진정성이 있는 기업 사회공헌은 소비자를 감동시킨다. ‘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리는 필립 코틀러도 그의 저서 ‘마켓3.0’에서 가치주도의 시대에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소비자의 영혼을 감동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들은 오늘도 어떻게 해야 소비자를 감동시킬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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