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9일(목)

“내가 그린 그림 ‘해피앤딩’처럼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길”

월드비전 ‘해피앤딩’ 캠페인에 재능 기부한 배우 유준상

“지난 2015년은 제 인생에서 참 특별한 해였어요. 데뷔 20주년을 맞기도 했고, 처음으로 우간다 긴급구호 현장도 방문했죠. 매일 아침 탈골된 팔로 사금(砂金)을 캐던 필립이 생각납니다. 세상을 떠난 부모님을 대신해 너무 일찍 어른이 돼버린 필립과 함께 열흘간 울고 웃으면서, 작은 관심과 사랑이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된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이번에 기부한 그림들은 그때 기억을 되살려 그린 것이에요.”

배우 유준상이 시리아 난민 어린이들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월드비전 ‘해피앤딩(Happy Anding)’ 캠페인에 직접 그린 그림을 재능 기부한 것. ‘꿈’ ‘나의 천사’ ‘마음과 마음’ ‘해피앤딩<그림>’ 등 그가 그린 그림 4점은 나눔 카드로 제작됐다. 카드의 판매 수익금은 긴급 구호 현장에 방한용품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우간다 긴급구호 현장을 방문한 배우 유준상(오른쪽). /Photo By Robin Kim·월드비전 제공
우간다 긴급구호 현장을 방문한 배우 유준상(오른쪽). /Photo By Robin Kim·월드비전 제공

유씨는 “그림 4점 중에서도 ‘해피앤딩’에 가장 애착이 간다”면서 “온 세상 어린이가 그림처럼 건강한 마을에서 자랄 수 있길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고 말했다. 해피앤딩은 남을 위해 나누고 남은 케이크 조각의 단면을, 나눔이 만들어낸 ‘기회의 문’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이 그림은 이번 ‘해피앤딩’ 캠페인의 메인 이미지로도 활용됐다.

“어렸을 때 옆집에 누가 이사를 오면 꼭 떡을 돌리곤 했던 기억이 나요. 또 어머니가 김장을 담그시면 한두 포기는 꼭 동네에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에게 가져다 드리고 그랬거든요. 거창한 것이 아니더라도 이웃 간의 오가는 정이 있었죠.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의 일부에서 시작하는 게 진정한 나눔이 아닐까요?”

미상_그래픽_국제구호_해피앤딩그림_2016

해피앤딩 카드 1세트(그림 카드 4장, 봉투 4장, 케이크 카드 1장, 줄무늬 실)면 시리아 난민 가족을 위한 담요를, 2세트면 신생아를 위한 기저귀·비누·샴푸 키트를 지원할 수 있다. 6세트를 사면 난방과 요리를 할 수 있는 연료가 긴급 구호 현장 가정에 공급된다.

“지난해 난민선 사고로 차가운 바다에서 목숨을 잃은 세 살배기 쿠르디의 소식을 들었을 때, 저 역시 두 아이 아버지로서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모릅니다. 시리아 난민촌 아이들은 맨발과 얇은 티셔츠 하나로 겨울을 보내야 한다고 합니다. 현실은 여전히 참담한데, 난민 문제는 점점 잊히는 것 같아요. 제 그림이 긴급 구호 현장에 있는 어린이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해피앤딩 캠페인을 진행하는 월드비전의 한상호 신규마케팅본부장은 “올해는 수퍼 엘니뇨가 혹한과 폭설을 가져온다는 예보가 있어 난민들에게 더욱 춥고 긴 겨울이 예상된다”면서 “이번 캠페인을 통해 잊혀가는 시리아 난민 아동들에게 도움이 전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피앤딩 카드는 온라인 쇼핑몰 텐바이텐(www.10×10.com)에서 구입할 수 있다. 월드비전 홈페이지(www.worldvision.or.kr)를 통해 이달 31일까지 난민 아동을 돕는 일시 후원과 정기 후원에도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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