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5일(일)

바쁜 직장인도 틈틈이 할 수 있는 봉사, 여기 있습니다

굿네이버스 번역봉사자 OT 현장

지난달 22일 굿네이버스 회관 1층 강당에서 신규 굿네이버스 번역봉사자들이 사전교육을 듣고 있는 모습 / 굿네이버스 제공
지난달 22일 굿네이버스 회관 1층 강당에서 신규 굿네이버스 번역봉사자들이 사전교육을 듣고 있는 모습 / 굿네이버스 제공

“우리의 규칙 하나, 활동 규칙을 숙지해 아동들과 후원자들을 위해 번역하겠습니다.” 앳된 고등학생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까지, 460명의 재능 기부자들이 힘차게 선서를 이어갔다.

지난달 22일 서울 영등포 굿네이버스 회관 1층 강당에서 진행된 ‘I'm your PEN’ 6기 연례아동서신 번역자원봉사자 오리엔테이션 현장이다. 이날 행사는 앞으로 4개월간 해외 결연아동의 후원 감사 편지를 번역하게 될 봉사자들을 위한 사전 교육차 마련됐다. 7월 중순부터 20여일간 전국 고등학교 재학생 이상을 대상으로 모집된 460명이 그 대상이다. 460명을 뽑는 이번 번역봉사자 모집에 1000명 가까이 응시자가 몰려,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현장은 교육 시작 전부터 뜨거웠다. 토요일 오전임에도 서울·대구·광주·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참석자가 줄을 이었다. 200여평 행사장을 빼곡히 채운 의자가 부족해 추가로 강당 뒤편이며 통로 등 여유 공간마다 임시 의자를 계속 채워야 했을 정도. 김해에 사는 윤예림(17)양은 “좋아하는 영어로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걸 알고 정말 제대로 하고 싶어, 어제 KTX를 타고 서울 와 하룻밤 친척집에 묵고 오늘 왔다”며 기대감을 표현했다.

“이젠 커피숍에서 혼자 시간을 보낼 때라도 틈틈이 봉사를 할 수 있게 됐어요.”영어강사인 이현아(29)씨는 굿네이버스의 의료사업 후원자다. 매달 후원금을 보냈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봉사활동은 엄두조차 못 냈다. 하지만 이제 번역봉사로 일상 속에서 재능을 나눌 수 있게 됐다.

봉사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고, 호락호락하게 봐선 안 된다. “보통 후원자와 후원 아동이 편지를 주고받게 되는 계기가 매년 아동들이 보내는 감사 편지에서 시작됩니다. 바로 여러분이 번역하시게 될 ‘연례아동서신’이죠. 여러분의 책임이 막중합니다.” 진행자의 말에, 참석자들이 자세를 고쳐 잡았다. 번역 홈페이지 로그인 등의 기본사항부터 생소한 다른 나라의 표현법 등의 세밀한 부분까지, 1시간 이상 이어진 설명에 지칠 법도 한데 자원봉사자들은 갈수록 더욱 집중했다. “방글라데시 표현 중에 ‘꽃에 마음을 담아 보낸다’는 표현이 있는데, 이는 감사와 존경의 표시입니다. 근데 번역을 잘못해서 실제 한 후원자가 ‘아동이 꽃을 보낸 것 같은데 오지 않았다’고 이야기한 경우도 있었어요.” 교육 내내 바쁘게 설명을 적던 윤예림양은 “다른 번역자들의 실수담이 남 일 같지 않았다”며 “교육을 듣고 나니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고 했다.

현장 교육을 끝낸 이민숙(52·교사)씨는 “아동들의 눈높이에서 편지를 번역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며 “30년 동안 중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쳐온 경력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했다. 몸이 아파 휴직을 하고 있다는 이씨는 “얼른 건강을 회복하고 학교에 돌아가 아이들에게 이런 봉사의 길도 있다는 걸 알려줘야겠다”며 “생각만 해도 벌서 들뜬다”고 했다.

구양흔 굿네이버스 결연관리팀장은 “인터넷에 시스템을 구축해 언제 어디서든 번역봉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덕분에 평소 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었지만 학업이나 직장생활에 쫓겨 봉사하지 못했던 분들이 지원해, 매년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비후원자들의 경우 번역봉사를 하고 후원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고, 이미 후원자인 분들도 활동 후 더욱 NGO 활동과 나눔에 큰 관심을 보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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