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토)

美 기후공시 의무화됐다 [이달의 ESG 이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기후 공시 의무화 규정 최종안’ 통과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상장기업들에 온실가스 배출량 등 기후위기와 관련된 정보 공시를 의무화하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기후 공시 의무화 규정 최종안(SEC 기후공시규정)’이 통과됐다.

2022년 초안이 공개된 후 산업계와 공화당의 반대로 수차례 연기된 지 2년 만이다. SEC는 2만4000여 건의 의견서를 받아 재검토하는 과정 끝에 위원회 5명 중 3명의 찬성으로 최종안을 승인했다.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배기가스. /픽사베이

SEC 기후공시규정은 미국 증권시장 내 모든 상장기업에 적용된다. 이에 따르면, 유동 시가총액 7억 달러 이상의 대기업(LAFs)은 오는 2026 회계연도부터 제품을 생산·판매하기 위해 직접 연료를 활용하며 뿜어낸 온실가스 배출량(스코프 1)과 전기·열 사용에 따른 간접적 배출량(스코프 2)을 계산해 공시해야 한다.

유동 시가총액 7500만 달러에서 7억 달러 사이 중견기업(AFs)의 경우 오는 2028 회계연도부터 온실가스 배출량(스코프 1·2)을 보고해야 하고, 시총 7500만 달러 미만인 기업들과 소규모 기업은 공시 의무가 면제됐다.

2022년 초안 대비 주요 변경 사항을 살펴보면, 우선 스코프 3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를 의무로 하는 항목이 삭제됐다. 기업 배출량의 70%를 차지하는 스코프 3의 공시 의무는 반대 진영의 반발 및 소송 위협 탓에 결국 철회됐다. 이와 함께 기업들은 기후 관련 자본화된 비용과 지출, 비용 및 손실 등도 공개해야 한다.

SEC 기후공시규정에 따른 공시 의무를 부담해야 하는 국내 기업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돼있는 10개사 등이다. 10개사를 상장일 순으로 나열해보면 ▲포스코홀딩스(PKX) ▲한국전력공사(KEP) ▲SK텔레콤(SKM) ▲KT(KT) ▲KB금융지주(KB) ▲신한금융지주(SHG) ▲우리금융지주(WF) ▲LG디스플레이(LPL) ▲그라비티(GRVY) ▲쿠팡(CPNG) 등이다.

SEC 기후공시규정은 초안 대비 공시 의무를 상당 부분 완화했지만, 환경단체와 미국 정치권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공시 의무 기준이 지나치게 완화됐다는 이유로 결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고, 야당인 공화당은 과잉규제라는 반응이다.

특히 웨스트버지니아와 조지아주 등 10개의 주에서는 지난 7일(현지시간) SEC 기후공시규정의 도입에 반대하는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유전 서비스 회사인 리버티 에너지(Liberty Energy)와 노마드 프로판트 서비스(Nomad Proppant Service), 미국 상공회의소 등이 15일(현지시간) 모두 SEC 기후공시규정 시행을 저지하기 위한 소송을 실제로 제기했다.

김강석 더나은미래 기자 kim_ks0227@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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