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금)

입상만 하면 끝? 아이디어부터 현장까지… 직접 문제 해결에 앞장서다

기업 사회공헌 공모전, 그 후

공모전이 정말 사회문제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더나은미래는 기업 사회공헌 공모전 기획 기사(7월 22일자 D1면)에 언급된 주요 기업들의 공모전 히스토리를 후속 취재해봤다. 편집자 주


(위에서부터) ①2014 삼성전자 ‘투모로우 솔루션’ 시상식 현장. /삼성전자 제공, (아래 왼쪽) ② 노인공동생활가정 리모델링 봉사에 참여 중인 경기도시공사 지음봉사단. /경기도시공사 제공, (아래오른쪽) ③아이디어 부문 대상 수상작인 손길팀의 시각장애인 버스 탑승 시스템 모형. /삼성전자 제공
(위에서부터) ①2014 삼성전자 ‘투모로우 솔루션’ 시상식 현장. /삼성전자 제공, (아래 왼쪽) ② 노인공동생활가정 리모델링 봉사에 참여 중인 경기도시공사 지음봉사단. /경기도시공사 제공, (아래오른쪽) ③아이디어 부문 대상 수상작인 손길팀의 시각장애인 버스 탑승 시스템 모형. /삼성전자 제공

지난달 28일, 삼성전자의 사회 혁신 공모전 ‘투모로우 솔루션(Tomorrow Solutions)’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한 이 공모전은 교육, 건강·의료, 환경, 지역사회 4개 주제별로 전 국민 대상 사회공헌 아이디어를 응모하는 행사다. 1500건이 넘는 응모작 중 대상(아이디어 부문)을 수상한 팀은 사회공헌 동아리인 ‘인액터스’ 서울대지부 ‘손길’팀. 장유정(22·서울대 경제학부 2년)씨는 “시각장애인 대상 봉사활동을 하다가 시각장애인분들이 버스 위치를 모르거나, 카드단말기 위치를 못 찾아 버스 탑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제에 주목했다”고 했다. 흔히 티머니카드를 대면 “환승입니다”라는 음성멘트가 나오듯이, 시각장애인이 버스정류장의 광고판에 카드를 대면 요금이 결제되는 동시에 “몇 번 버스가 몇 분 후에 도착할 예정입니다”라는 음성이 나온다. 시각장애인이 주요 이동 경로가 사전 등록된 근거리 무선통신(NFC·Near Field Communication)교통카드를 찍으면 이 정보가 서울시 교통정보센터로 자동 전달, 버스 운전기사가 다음 정류장에 시각장애인이 기다리고 있다는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은 버스정류장 모형을 실제로 만들어, 이 같은 솔루션을 시연했다.

삼성전자의 ‘투모로우 솔루션’은 창의적 문제 해결 프로세스(문제 정의-상황 관찰-방향 설정-솔루션 구상-테스트)에 의거해, 단계별로 공모전을 진행한다. 손길팀의 서승환(24·경제학부 3년)씨는 “먼저 장애인 단체, 버스 운전사 등 수혜자 및 관계자를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한 후 가드레일 설치, 전광판 안내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출해냈고, 멘토링을 받으면서 NFC 기술 등 실현 가능한 대안에 집중했다”고 했다. 대상을 받은 손길팀에겐 상금 1000만원과 함께 실현 지원금 4000만원이 주어졌다(실현 지원금은 사업계획서에 기반해 추후 지급된다). 최근(23·서울대 사회학과 3년)씨는 “사회복지학과 등 다양한 전공생들을 보강해 현재 아이디어를 가다듬고, 우선 하나의 성공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사회봉사단 고병욱 과장은 “참가자가 사회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을 가지고 오면, 기술·디자인 등 전문성을 가진 임직원 멘토와 팀을 이뤄 솔루션을 만들어낸다”면서 “참가자, 임직원 멘토 모두가 각자의 역량을 바탕으로 실제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킨텍스는 올해 진행된 ‘제2회 영 크리에이터 공모전’ 응모 과정에서 ‘2014년 하반기 중으로 실제 실행이 가능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기획되어야 한다’는 평가 항목을 사전에 명시했다. 이번 대회 대상 수상작은 전시장 티켓을 대형 게시판에 부착하면, 티켓 한 장당 1㎏의 쌀을 기부하는 시민 참여형 기부 프로그램. 이 아이디어는 지난 10월, 경기도 고양시의 지역 축제인 ‘호호페스티벌-MICE직종체험박람회’ 한 부스에서 실현됐다. 또한 12월 초에는 행사 기간 시민들의 참여로 적립된 300㎏의 쌀을 홀트일산복지타운에 기부했다. 임의중 킨텍스 홍보팀 과장은 “대부분 공모전이 페이퍼로 끝나는데, 이 대회는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부분에서 차별성을 가지려고 했다”면서 “내년부터는 좀 더 구체화된 과제를 제시해 더 실효성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달 초, 경기도시공사는 2013년 ‘사회공헌 아이디어 공모전’ 우수작인 ‘지음(G-UM)하우징’을 바탕으로 남양주시 노인공동생활가정시설인 ‘사랑의 쉼터’ 리모델링을 완료했다. 1년간 실행 기간을 거쳐 실제 회사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것. 특별히 지난 9월에는 경기도 내 건축 관련 학과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지음 봉사단’을 선발, 리모델링 설계 단계부터 대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진행했다. 지음팀 리더인 정준석(24·국민대 건축학과 3년)씨는 “직접 현장에 가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일부 개선 아이디어는 건축 과정에도 반영됐다”면서 “눈으로 현실화되는 과정을 경험할 기회라 특별했다”고 했다. 이민호 경기도시공사 홍보팀장은 “시범 사업으로 진행하면서 성공 여부에 의구심이 있었지만 참가자들 모두 만족도가 높았다”면서 “주요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정착시킬 예정이며, 내년 예산도 2배로 늘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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