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토)

[완벽한 리더 삽니다] 리더의 그릇은 조직 규모와 비례하지 않는다

신수정 KT엔터프라이즈 부문장
신수정 KT엔터프라이즈 부문장

한 분이 이런 질문을 하셨다. “자신의 그릇 크기만큼 구성원들을 리딩할수 있는 것 아닌가요? 제 그릇은 작은 것 같은데 어느 정도 인원까지 리딩할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나는 이런 답을 했다. “리더 산하 인원의 규모가 그 리더 개인의 그릇 크기와 관련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얼마전 한 창업자를 만났다. 몇 차례 창업을 한 분이었다. 그분은 내게 이런말을 했다. “후회되는게 있습니다. 젊은 시절 창업을 했을때, 다른 창업자들과 투자규모, 매출, 직원수 비교에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이로인해 서로 자극도 되긴 했지만, 회사가 단단해지고 이익도 차근히 창출할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 때문에 규모에만 신경썼습니다. 규모가 커야 유명해지고 폼잡을 수 있었으니까요. 이후 실패를 겪었습니다. 이제는 규모 집착보다는 단단한 뜻과 성장 구조를 만들고, 그 뜻에 맞는 직원들과 일하는 회사를 추구합니다.”

사실 어느 모임에를 가도 대개 규모 순서 대로 자리가 배치된다. 더 큰 규모, 더 높은 직위, 더 많은 클릭수가 추앙받는 시대다. 이에 규모를 개개인의 인격이나 역량과 동일시 하기도 한다. 

나도 사회생활을 하며 적지않은 사업가와 경영자를 보았지만 그분들이 이끄는 조직의 규모와 그들의 역량과 인격의 그릇이 비례하는 것이 아니었다. 인격도 리더십도 부족한 분들이 큰 조직이나 큰 기업을 이끄는 경우도 있었고, 성품도 능력도 좋지만 작은 조직이나  작은 기업을 이끄는 경우도 많았다. 

또한, 큰 조직을 이끈다고 세상에 더 크고 훌륭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도 아니다. 성경의 예수는 고작 12명을 이끌었지만 세상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테레사 수녀나 루터킹도 그리 큰 조직을 이끌지 않았다. 지방의 한약방을 경영한 ‘어른 김장하’ 또한 그 어떤 기업가나 정치가보다 더 훌륭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그러므로 창업자라면 더 큰 매출이나 시총이 더 큰 그릇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경영자나 리더 또한 수천명, 수만명의 조직을 리딩한다고 그릇이 큰 게 아니다. 직원 또한 큰 회사를 다닌다고 그릇이 큰 것이 아니다. 조직 규모가 커질수록 시스템으로 움직이고 많은 백업이 있기에 오히려 대치가 쉽다. 큰 조직의 높은 직위 사람들이 대단한듯 보이지만 오히려 대치되기 쉽다. 

성장은 분명히 중요하고 추구할 가치가 있다. 당연히 성장과 경쟁은 개인과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러나 커야지만 또는 커진 후에나 세상에 훌륭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뜻’이다. 뜻이 없으면 아무리 큰 규모도 그저그런 영향력에 그친다. 

또 하나, 세상의 영향력은 주위의 작은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흥미롭게도 “나는 부자가 되거나 높이 올라가면 베풀거야”하는 사람 중 막상 부자가 되거나 높이 올라가도 베푸는 사람은 희귀하다고 한다. 반면, 어려울때부터 작게라도 주위에 베푸는 사람은 어느 상황에서도 베푼다. 작을때 하지 않는 사람은 커서도 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그릇 크기를 굳이 비교하고 서열화할 필요가 없다. 그릇이 크다고 더 아름답고 더 가치있는 것이 아니다. 그릇이 크던 작던 뜻을 가지고 그 뜻을 주위 ‘작은 것부터’ 미루지 않고 ‘지금’ 그저 ‘하나씩’ 실천한다면, 그 그릇이 귀한 그릇이며, 세상에 훌륭한 영향력을 베푸는 것이 아닐까?

신수정 KT엔터프라이즈 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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