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3일(화)

“국가경쟁력 높이려면 기후기술 선점해야”… WWF ‘기후행동 컨퍼런스 2023’ 개최

“탄소 관련 제도는 국가, 기업 등 이해관계자들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마련돼야 합니다. 이해관계자들이 정책에 적절히 대응해나가면서 저탄소·탈탄소 분야 산업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것이죠. 유럽의 경우 이해관계자간의 공평성을 핵심 철학으로 두고, 2019년부터 2034년까지 ‘그린딜(Green Deal)’ 정책을 통해 단계적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수행 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크리스토프 베스(Christophe Besse) 주한 EU대표부 무역·경제부문 대표는 23일 열린 ‘기후행동 컨퍼런스 2023(Climate Action Conference 2023)’에서 점진적 탄소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유럽연합에서 시행할 탄소국경세(CBAM)의 경우 2023년 10월부터 2025년까지 시범 운영을 통해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고,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발효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세션 첫 발표자로 나선 크리스토프 베스 주한 EU대표부 무역·경제부문 대표는 "EU는 CBAM이 처음 도입되는 2026년 2.5%에서 2034년까지 100% 도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계자연기금
23일 ‘기후행동 컨퍼런스 2023’에서 발표자로 나선 크리스토프 베스 주한 EU대표부 무역·경제부문 대표는 “수출입 제품에 탄소세를 부과하는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2026년 본격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WWF

‘기후행동 컨퍼런스 2023’은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감소 등 오늘날 직면한 복합위기(Twin Crisis)에 대응하기 위해 개최됐다. 세계자연기금(WWF)이 주최하고 한국씨티은행이 후원한 이번 컨퍼런스에는 기업, 국제기구, 학계 등에서 관계자 165명이 참석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복합위기를 키워드로 한 세 가지 세션으로 구성됐다. ▲복합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세계적인 노력 ▲공공과 민간의 참여를 통한 복합 위기 해결 ▲지속가능한 경제와 미래를 위한 그린·블루금융 등이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홍정욱 WWF코리아 이사장과 유명순 한국씨티은행 은행장의 환영사와 기조연설이 진행됐다. 이후 WWF 청년 서포터즈 수료식도 진행됐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은 기후변화가 가져온 국제통상의 변화에 대해 발표했다. 김성우 소장은 “기후변화로 인해 변화한 국제통상 분야로는 기술가격, 기술안보 등 두 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경우 기후기술과 관련된 기술을 약 75% 보유하고 있고, 태양광 패널 소재의 경우엔 98% 확보해 기후 기술 가격을 크게 낮춘 사례”라며 “실제로 글로벌 기업 대부분이 기후기술 선점을 위해 기후기술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탄소 관련 규제 대응을 위한 대한민국 산업의 방향’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조영준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 원장은 “기후(Climate), 탄소(Carbon), 청정(Clean) 등을 포함하는 ‘C-테크(Tech)’시장은 2030년 9000조원 규모로 형성될 것”이라며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기업들은 탄소감축 전략 수립과 더불어 시장 선점을 위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널토론에서 조영준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장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선 제조업을 줄이는 방향이 아니라 제조업이 얼마나 빠르게 탄소중립 이슈에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하고 선점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계자연기금
이날 패널토론에서 조영준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장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선 제조업을 줄이는 방향이 아니라 제조업이 얼마나 빠르게 탄소중립 이슈에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하고 선점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WWF

‘대한민국 산업의 방향과 제언’이란 주제로 패널토론도 진행됐다. 모더레이터로 나선 정서용 고려대학교 국제학부 교수는 “CBAM, 배출권거래제(ETS),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해외 탄소 관련 정책을 운영하는 국가들의 경우 자국 내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부분도 존재한다”며 “대한민국도 글로벌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문제 등에 대응하면서 자국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서용 교수는 탄소 관련 정책들이 단순히 자국 내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으로 해석되는 문제를 짚었다. 크리스토프 베스 주한 EU대표부 무역·경제부문 대표는 “CBAM은 다른 국가들로 하여금 다른 관할권들로 하여금 비슷한 체제를 만들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부과하는 정책”이라며 “CBAM의 최종 목표는 철강이나 시멘트 등을 포함한 모든 산업군과 여러 국가가 탄소감축을 완벽히 이뤄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원규 기자 wonq@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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