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6일(월)

조회수가 폭발한다, 세상을 바꾸는 영상의 힘

공익 영상 캠페인
12세 여아 위한 ‘걸 이펙트’ 10대 임신에 대한 교육 효과
코카콜라 ‘작은 세계의 기기’ 영토 분쟁 막는 평화 메시지
‘어리석게 죽는 법’ 애니메이션 지하철 사고 예방 위해 제작
‘정치인 일하게 하자’ 캠페인 정부 미루던 사업 추진케 해
반란군 만행 폭로 ‘코니2012’ 3일 만에 4000만 조회 돌파

전 세계 인터넷 이용자 수가 24억 명을 돌파했다(2012년). 유튜브와 SNS(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등을 접목하면, 기업이나 비영리단체들이 마케팅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캠페인을 벌일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더나은미래는 네티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해외 공익 영상 캠페인의 성공 비결을 소개한다. (유튜브에서 캠페인 원제를 검색하면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메시지는 간결하고 쉽게

나이키 재단의 소셜 미디어 캠페인 ‘걸 이펙트’는 2010년 ‘걸 이펙트: 시간은 가고 있다(The Girl Effect: The Clock is Ticking)’ 영상을 공개했다. 핵심 이슈는 ‘조혼이나 10대 임신, 가난으로 위기에 빠진 5000만명의 12세 여아가 교육과 건강관리, 경제적 지원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 나이키 재단은 주요 키워드와 수치를 도표와 간단한 그림으로 표현하는 인포그래픽스(Infographics) 기법을 활용했다. 이 간결하고도 파격적인 영상은 2011년 테드(TED)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10개의 광고’에 선정됐다.

코카콜라는 2013년 3월 영토 분쟁으로 대립하는 인도와 파키스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공익 마케팅 ‘작은 세계의 기기(Coca-Cola: Small World Machines)를 진행했다. 인도 뉴델리와 파키스탄 라호르에 설치된 3D 터치스크린 기기에서는 상대 국가 시민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사람들이 기기에 접근해 스크린에 손을 대면, 평화를 상징하는 피스(peace)와 하트(heart), 스마일(smile) 표식이 그려지고, 참가자들이 함께 로고를 그려 완성할 수 있다. 코카콜라 파키스탄 지부의 사드 폴(Saad Pall) 어시스턴트 브랜드 매니저는 “적대하던 사람들이 서로 손을 맞댐으로써 평화를 이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약 하루 동안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100회 이상의 교류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미상_사진_공익영상_공익영상들_2014

◇펀(fun), 펀(fun)하게 구성해야

호주의 철도 회사 메트로 트레인스 멜버른(Metro Trains Melbourne)은 2012년 지하철 안전사고 캠페인 ‘어리석게 죽는 법(Dumb Ways to Die)’을 진행했다. 영상에서는 자기 머리에 불을 붙이거나, 유통 기한이 지난 약을 먹는 등 어이없이 목숨을 잃은 사례들이 훅송(Hook Song, 짧은 후렴구에 반복된 가사로 흥겨움을 주는 음악)과 익살스러운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되다 ‘열차는 안전하게 탑시다’라는 멘트로 마무리된다. ‘지하철 안전사고는 어리석은 행위’라는 숨은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11월 유튜브에 애니메이션이 공개된 지 48시간 만에 250만 클릭을 기록했으며(2014년 3월 현재 7417만 클릭), 2주 만에 85개의 네티즌 패러디 영상이 제작됐다. 2013년 2월 메트로 트레인스는 성명을 통해 “2011년 조사에 따르면 철로 100만㎞당 13.29회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는데, 캠페인 진행 이후에는 9.17회로 약 30%의 감소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러시아 제4의 도시 예카테린부르크는 도로 곳곳의 커다란 구덩이들 때문에 운전에 지장이 생길 정도였다. 하지만 시의 대응은 미적지근했다. 지역의 인터넷 언론 ‘우라 루(URA RU)’는 2012년 한밤중에 시 정치인 3인의 캐리커처를 구멍 주위에 그린 뒤 즉각적인 도로 보수를 촉구했다. ‘정치인을 일하게 하자(Make The Politicians Work)’ 게릴라 캠페인을 벌인 것이다. 국내외 미디어 300여 곳에서 해당 소식을 다뤘으며, SNS를 통한 노출도 7000번 이상을 기록했다. 그 결과 이전까지는 시내 도로 중 불과 1.4㎞만이 보수됐으나 캠페인 이후 7.6㎞가 즉각 고쳐졌다.

◇사람들이 참여할 방법을 제시해야

하지만 공익 영상 캠페인의 한계도 있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인비저블 칠드런(Invisible Children)’은 우간다에서 수천 명의 민간인을 학살하고 소년병을 조직하는 반란군 리더 조셉 코니(Joseph Kony)의 만행을 알리기 위한 다큐멘터리 ‘코니 2012(Kony 2012)’를 2012년 3월 유튜브에 공개했다. 인비저블 칠드런은 SNS를 통해 영상을 전 세계에 알리고, SNS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코니를 알 수 있도록 4월 20일 거리 캠페인을 벌여 시민들의 동참을 요청했다. 인비저블 칠드런의 전략은 초반 성공적으로 진행돼 영상은 게재 3일 만에 4000만 건의 유튜브 조회를 기록했으며, 아프리카연합과 미국에서 특수부대를 파견, 코니 체포 작전에 돌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영상이 현지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조작 영상’이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FA)는 “코니만 제거하면 민간 학살과 소년병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지나치게 단순화했다”고 말했다. 캠페인 참여 방식의 한계도 드러났다. 온라인을 통한 홍보는 뜨거웠지만, 정작 4월 20일 거리 캠페인에서는 참여자들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SNS 캠페인에만 호응하고, 실제 참여에는 무관심한 경향인 ‘슬랙티비즘(Slacktivism·소심하고 게으른 저항 방식)’의 한 사례로 지적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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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호 2024.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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